▲다니엘 김 선교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Photo : ) ▲다니엘 김 선교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예수님을 정말 뜨겁게 만났습니다. 그 사랑을 깨닫고 무려 3시간 동안 그 자리에서 뒹굴며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내 존재의 이유는 딱 한 가지라는 걸 고백했습니다. 바로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 오직 그것 뿐이었습니다."

JGM(예수세대운동)의 대표로 청소년 사역을 비롯해 복음 전파에 헌신하고 있는 다니엘 김 선교사가 여전히 너무나 생생한 그 때를 떠올렸다. 그는 14일 서울 예정교회(담임 설동욱 목사)에서 열린 제28회 전국목회자자녀세미나 강사로 나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며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다니엘 김 선교사는 10살 때 한국을 떠나 일본에 있는 국제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예수님을 만났다. 너무나 가슴 떨렸던 순간. '무엇을 해야 주님이 기뻐하실까?' 어린 나이에 낯선 땅에 와 언어조차 서툴렀던 소년은 마침내 한 가지 결심을 한다.

"무작정 후쿠오카 중심가로 달려나가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있던 울타리 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한 손엔 성경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옆에 있던 신호등 기둥을 붙잡은 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2시간 동안 이렇게 외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전 세계 교회에서 수 많은 성도를 앞에 두고 무수한 설교를 해온 그가 인생 처음으로 했던 설교는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일평생 그것을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 일본인들 앞에서 목이 터져라 외치는 것이었다.  

너무나 생생했던 음성, '합격!'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하나님은 제게 더 큰 일을 맡기셨습니다." 일본에서 그가 다녔던 국제학교는 17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다니는 곳이었다. 그 만큼 다양한 종교가 있었고, 일본의 분위기 만큼이나 기독교는 소수에 불과했다. 그런 곳에서 그는, 기도회를 열기로 하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어떻게? 다름 아닌 손편지로.

"언제 어디서 기도하니 함께 기도하고 싶은 이는 나오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그것을 전교생과 선생님들에게 일일이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정한 기도회 시간이 되었을 때, 그곳에 나온 이는 딱 2명, 저와 제 여동생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서로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손가락질, 그리고 욕설을 견뎌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눈을 피해 기도할 수 있는 곳이 그나마 학교의 화장실이었어요. 그곳에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빠지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오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그런 절 보고 깜짝 놀라곤 했었죠. 그런 뒤 제 소문이 학교에 퍼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두렵지도 않았습니다. 제 관심은 그저 하나님께만 있었으니까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한 학년을 마감하는 시상식 날. 교장 선생님은 성적 우수자를 비롯해 여러 학생에게 상을 나눠줬다. 그리고 가장 모범생에게 주는 마지막 상. 모두가 숨죽여 교장 선생님의 입만 쳐다보고 있던 그 때도 그의 눈과 귀는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오직 주님만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달려왔던 길. 비록 힘들과 어려웠지만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주님이 그런 자신을 기뻐하셨다는 걸. 그래서 그 역시 너무나 기쁘다는 걸. 시상식에서 그는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비로소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합격!'

 

전국목회자자녀세미나
▲제28회 전국목회자자녀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감격에 차 눈을 감고 있던 그 순간, 옆에 있던 친구가 그의 팔을 툭 하고 친다. 교장 선생님이 마지막 수상자로 그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다. 이윽고 단상에 오른 그는 소감을 말하라는 교장 선생님에게서 마이크를 건내 받았다.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그는 노래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와 같은 때엔 난 노래하네, 사랑을 노래하네 주님께...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마음 속 한편에 두려움이 없던 건 아니었다. '철저한 무신론자인 교장 선생님이 찬송하는 날 끌어내리면 어떡하나' 하지만 그는 눈을 꼭 감고 끝까지 불렀다.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긴 채. 그렇게 두려움과 감격이 공존했던 시간이 흐르고, 노래가 끝나 눈을 떴을 때, 그의 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학생들과 선생님.

단상에서 내려온 그에게 중학생 시절 담임선생님이 다가와 그를 꼭 안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그 때 기도회에 나오라며 네가 썼던 편지 기억하니? 사실 나도 예수님을 믿는단다. 하지만 나설 용기가 없었지. 그래서 널 보며 고마웠다. 대신 용기를 내주어서."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말을 듣던 친구들이 "나도 그래" "나도 예수님 믿어"라고 고백했던 것. 그렇게 2명으로 시작했던 기도회는 비로소 30명으로 늘었다. 그가 체험했던, 가슴 벅찬 '기적'이다.

하나님은 '동기'를 보신다!

이젠 어른이 되어 전 세계를 누비는 다니엘 김 선교사. 하지만 "주님만 기쁘게 해 드리겠다"던 순수했던 소년의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 번 간절히 듣길 원하는 주님의 음성, 바로 '합격!'이라는 단 한 마디. 그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여러분, 하나님은 외모를 보지 않고 중심을 보십니다. 중심이란 무엇일까요? 전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예배와 찬양보다, 왜 예배하고 왜 노래하는지 그 동기를 보신다는 겁니다. 아무리 열심히 사역해도 그 동기가 결국 나를 위한 것이라면, 하나님은 그를 쓰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동기를 가져야 할까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노래했던 다윗 처럼, 우리의 동기 역시 그저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한다는 고백이어야 할 것입니다."

뜨겁게 자신의 신앙을 간증한 다니엘 김 선교사의 이런 확신은, '목사' 아버지를 둔 자녀들의 마음에 그대로 전해졌다. 그의 눈물과 함께.

한편, 제28회 전국목회자자녀세미나는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며, 다니엘 김 선교사 외에 피종진 목사(남서울 중앙교회), 박태남 목사(벧엘교회),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주성민 목사(세계로금란교회), 윤대혁 목사(사랑의빛 선교교회), 하귀선 선교사(세계터미널선교회), 유은성 교수(CCM 가수), 설동욱 목사(서울 예정교회) 등이 강사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