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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학자 강호숙 박사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교회여! 문 열어놔라!'는 제목으로 의견을 나눴다. 요즘 '도둑' 때문에 교회들이 문을 잠가 놓았지만, 정작 교회 안에 '도둑들'이 기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비판한 것.

강 박사는 "1970-80년대에는 교회가 항시 문을 열어놓았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가기 전 교회에 잠깐 들러서 기도하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기 전에 교회로 가서 간절히 울면서 기도하곤 했다"며 "어떤 때는 갑자기 교회를 깨끗이 하고 싶어 혼자 열심히 청소하기도 했다. 내 중·고교 시절에 다녔던 교회는 아담하고 소박했다. 그 당시 교회는 언제나 들러 기도할 수 있도록 열려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교회들이 커지고 비싼 음향장비와 피아노, 냉방기 등이 구비되면서, 교회는 도둑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점차 문을 닫게 됐다"며 "물론 오늘날은 교회가 문 열어 놓았다고 혼자 들어가 기도하기도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렸지만, 안타까운 건 하나님은 항상 문 열어 놓으시고 언제든 돌아오라고 기다리는 분이신데, 오늘날 교회는 자신들만을 위한 교리와 신학의 담벼락을 높이 쌓아 문을 꽁꽁 닫아버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호숙 박사는 "보수 교회는 여성에게 절대 허락하지 않는 강대상으로 벽을 쌓고, 문제제기하는 자들을 교권의 이름으로 내쳤으며, 가난하거나 별 볼 일 없다고 여기는 자들을 교회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가차없이 짓밟아 버렸다"며 "오늘날 교회가 단편적이거나 소소한 것들에서도 사람들을 내치고 차별하고 혐오하면서 문을 꽁꽁닫는 모습을 보면서, 왜 여리고성이 생각나며 회칠한 무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강호숙 박사
(Photo : ) ▲강호숙 박사

 

 

박사는 "그런데 교회가 문을 꽁꽁 닫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상한 현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남성 목회자들이 그 안에 있는 여성들을 맘대로 성추행하기 시작했으며, 교회 재정을 함부로 사용하면서 강도짓을 하고,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주식회사 회장 노릇을 하기도 하며, 학력을 속여 교인들의 눈과 귀를 홀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라며 "설상가상 목사들끼리 담합하여 교단적으로 이런 성추행범과 강도와 사기꾼들을 오히려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

또 "도둑이 밖에 있는 줄 알고 이래저래 문을 닫기 시작한 교회들이 직면한 세상은 아뿔싸! 큰 도둑들이 다 교회 안에서 기생하며 이젠 교단에서 힘을 행사하는 무리들로 돌변했음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강호숙 박사는 "교회여! 이젠 안의 도둑들이 들통나도록 문을 열어놔야 할 것 같다"며 "문을 열어야 새로운 공기도 유입되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박사는 "고인 물이 썩듯, 닫힌 교회는 부패와 타락으로 썩게 마련인 것을 왜 모르는가"라며 "교회여! 항상 문을 열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생각의 문, 성별의 문, 위계의 문, 사변적인 교리와 신학의 문을 열라고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