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캄에서 목사 안수 대상자들이 서약을 하고 있는 모습.
카이캄에서 목사 안수 대상자들이 서약을 하고 있는 모습.

여성 목사 안수 문제가 또 다시 온·오프라인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예장 고신 총회(총회장 배굉호 목사)도 가입된 ICRC(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f Reformed Churches, 국제개혁주의 교회협의회)에서 여성목사 안수를 허락한 네덜란드 개혁교회 해방파(Reformed Churches in the Netherlands)에 대해 회원권을 정지하면서 재개된 이 논쟁은, 국내 여러 교수들이 입장을 표명하면서 찬반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송영목 교수(고신대 신약학)는 '여성 안수가 확실한 성경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주제의 글을 한 매체에 기고했다.

송 교수는 "성경에 여성이 안수를 받았다는 언급이 없고, 여성 목사가 언급되지 않기에 여성 안수에 대한 논의 자체가 소모적 이데올로기 논쟁이라는 극단적 주장도 있는데, 성경에 '삼위일체'라는 용어가 없다 해서 삼위일체 논의를 무의미하다고 볼 이유는 없듯이, 여성 안수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수님이 남성들만 제자로 택하신 누가복음 8장 1-3절, 바울의 '여성 동역자'를 소개하는 사도행전 18장과 로마서 16장 1절, 바울의 여성에 대한 권면이 나오는 고린도전서 11장 2-16절 등 여덟 구절을 근거로 성경이 여성안수에 허용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참고 http://www..kscoramde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73).

그는 "여성 안수를 결정지을 요소는 전통이나 교회의 필요가 아니라 성경해석"이라며 "위에서 논의한 신약 구절들은 시간 제약적인가(time-bound), 아니면 시간 오리엔트적(time-oriented) 혹은 시간 초월적인가?(time-transcended). 즉 본문의 가르침은 AD 1세기에 한정된 규범이기에 현대 교회에서는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는가? 아니면 영구적 진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시간 제약적', 즉 여성안수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1세기의 특수한 문화적 상황 안에도 규범이 있다. 즉 1세기에 국한되는 특수한 문화적 상황이 있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 안에도 타락 이전에 규정된 창조 질서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에 따라 남성에게 제한된 구약의 제사장직과 신약의 사도직과 장로직에 근거한 영구적 규범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신약 본문을 1세기에 국한되는 내용으로 보는 해석을 쉽게 허용한다면, 신약 본문의 규범성이 약화되고 나아가 현대에 적용할 때 큰 혼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또한 여성 안수를 허용할 경우 제기될 실제적 문제들(사모의 역할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목 교수는 "교회학교에 여교사들이 봉사 중이지만, 주일학교는 설교와 성례가 시행되는 교회가 아니다. 물론 남자건 여자건 복음을 가르치고 권면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골 3:16)"며 "따라서 교회학교의 여교사를 여성 안수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교회(교단)는 이 문제로 조만간 큰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여성 안수에 관한 역사적·주석적·실천적 연구를 위한 전문가 그룹을 영역별로 나누어 체계적 연구를 수행하며, 연구발표회를 통한 공청회를 통해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여성 안수에 대한 논의를 만지지도 말아야 하는 선악과처럼 금기시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최갑종 교수(백석대 총장, 바울신학)는 '여성안수를 반대할 성경적 근거가 없다'는 글을 같은 매체에 기고했다.

최 교수는 "기독교는 초기 시절부터 당대 가부장적 사회와 문화를 뛰어 넘어 여성을 남성과 똑같은 인격으로 간주했고, 여성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했다. 구원의 은총과 은사와 교회의 제반 사역에 있어 여성을 차별하지 않았다"며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교회의 구성원이 됐고, 남성들과 함께 성령의 은사들을 받았으며,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찬송하고 함께 말씀을 읽고 듣고 가르쳤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사회만 하더라도 1백여년 전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근세기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당시 유교의 남존여비 사상과 가부장적 사회 구조 안에서도 선교사들과 함께 여성을 교회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여성을 교육시키고 개화시키는데 앞장섰다"며 "그런데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여성의 문제에 있어 오히려 사회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교회 안에서 여성의 성직 안수(예를 들면, 여성목사와 장로직분)를 비롯한 여성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갑종 교수는 "여성의 성직 안수문제는 이미 지난 반세기 이후부터 한국 기독교 안에서 가장 열띤 논쟁의 대상이 된 문제 중의 하나로, 어떤 교단 교회들은 이 기간 동안 교단의 금기사항으로 간주돼 왔던 여성안수 문제를 허용하여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위치와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반면, 어떤 교단 교회들은 여성안수 문제를 교단 신학 및 정체성과 결부시켜 계속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왜 한국 개신교 교회 안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 문제를 두고 이와 같은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 더 심각한 문제는, 여성안수 문제를 포함하여 교회 안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더욱 확대하려는 교회나 신학교 교수들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 여성의 안수 문제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단코 용납될 수 없다고 하는 교회나 신학교 교수들까지도, 똑같이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를 초대 기독교 공동체와 신약성경의 가르침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라며 "여성안수를 반대하든 찬성하든, 다 같이 여성의 위치와 역할에 관한 주장의 신학적 근거를 주로 바울서신에서 찾고 있다"거 지적했다.

예를 들면,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교수들은 고린도전서 11장 3절의 '남자는 여자의 머리임'을 가리키는 본문, 고린도전서 14장 34절의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가르침, 디모데전서 2장 12절의 '여자의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는 가르침 등에 근거하고 있다. 반면 여성 안수 지지 교수들은, 갈라디아서 3장 28절의 '남자와 여자는 그리스도 하나'라는 가르침, 고린도전서 11장 1-12절의 '주 안에는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않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않다'는 가르침, 바울이 자신의 선교와 목회현장에 브리스길라, 뵈뵈, 순두게 등 여러 여성 사역자들을 참여시킨 점 등에 근거한다.

이에 최 교수는 이후 사도 바울의 교회 안에서 여성 위치와 역할에 관한 주요 가르침을 헬라-로마-유대사회의 문맥과 관련해 살펴봄으로써, 여성의 성직안수 문제에 대해 상세히 살폈다(참고: http://www.kscoramde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82).

그러면서 "바울서신 안에 여성과 그의 사역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양면의 교훈이 있지만, 그럼에도 바울의 서신들은 여성안수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바울 자신과 그의 교회에 있어 여성안수는 전혀 이슈가 아니었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여성 안수를 지지하든 반대하든, 바울서신으로부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시적이고 직접적인 본문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만 성경적으로 생각하고 의견을 달리하는 주장을 비성경적으로 매도하거나 비판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이 글이 여성안수 문제에 중립적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다"며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자들이 그 주장의 성경적 근거로 제시했던 내용들이 편협되거나 부적절한 성경해석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밝힘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바울서신들은 바울의 교회 안에 여성의 사역자와 지도자를 세움을 받아 활동한 자들이 있었음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여성안수의 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창세기 1, 2장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적어도 타락 이전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는 남자와 여자를 똑같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셨고, 그들에게 똑같은 사명과 책임을 주셨다(창 1:26-28; 2:18-25)"며 "남자와 여자 사이에 갈등 관계가 시작되고, 가부장적 사회와 문화구조가 형성된 것은 어디까지나 창세기 3장 이후의 타락에 기인한다. 그럼으로 남자와 여자의 갈등과 여성의 성차별 등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죄의 문제와 함께 극복되어야 할 문제"라는 말로 여성안수를 반대할 성경적 근거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