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우종학 | 새물결플러스 | 358쪽

얼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진화론과 창조과학'이 이슈가 됐다. 유영민 후보자가 진화론에 관한 질의에 "진화론과 창조론을 놓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기에, 장관으로서 답변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가, 계속된 비난에 결국 "진화론은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고 동의한다. 창조과학은 비과학적·반과학적"이라고 답한 것.

이처럼 과학과 신앙이 충돌하는 듯한 현상을 접할 때, 그리스도인들이 보이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회피'다.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저자인 우종학 교수(서울대)는 이에 대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누군가가 과학의 권위를 빌려 기독교 신앙에 의문을 제기할 때 적합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그러나 과학은 자연세계를 초월하는 초자연적 존재인 신이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해줄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회피 다음으로 취하는 '과학이 틀렸거나 불확실하다는 반론'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그는 "과학으로 분명히 입증된 내용인데도 가설에 불과하다고 엉뚱한 주장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과학을 통해 드러나는 창조의 신비가 가득하지만 그것을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더 큰 문제는 과학을 적대시하는 태도로, 과학을 통해 밝혀지는 자연의 역사가 기독교 신앙을 공격한다는 오해가 많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에 이어 펴낸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에서 저자는 21세기 과학이 기독교에 던지는 도전에 대해 검토하고, 이 도전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저자가 제기하는 도전은 크게 세 가지, 과학 그 자체, 과학을 무기 삼아 기독교를 공격하는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류의 과학주의 무신론의 도전, 그리고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즉 근본주의/문자주의의 오류를 어떻게 이해하고 극복할 것인가 등이다.

책은 과학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연대, 창조과학 외의 창조론들, 과학 발전에 따른 성경 해석의 변화 등을 서술하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두 가지 책'인 성경과 자연을 읽는 신학과 과학의 대화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과학은 하나님의 일반계시인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가는 해석이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과 근원적으로 모순될 수 없다"고 말한다.

'과학주의 무신론'의 도전에 대해서도 "과학이 아니라 과학으로 밝힌 내용을 무신론적 관점에서 해석한 하나의 철학적 견해"라고 지적한다.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밝혀 '유신론적 관점에서' 창조의 기원을 설명하려는 시도와 마찬가지로 보는 것이다. 저자는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도킨스 등의 '과학주의 무신론'을 반박하고 "과학은 창조주의 역사를 드러냄"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