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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일주일, 그는 거룩한 하나님의 심정의 통로

기독일보

입력 Jul 02, 2017 07:03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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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 복있는사람 | 438쪽 

필자는 이 책장을 덮으며 기도에 대한 마음이 솟구쳤습니다. 설교자로 살고 있지만, 그 영광스런 직분에 비해 너무 초라하고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내가 준비하여 전하는 설교가 하늘의 언어가 되어 심령을 깨우고 적시고 살려야 하는데, 세상의 노래와 영상보다 못한 것 같은 느낌에 한없이 죄스러웠습니다. 모두가 그리스도인이 될 수는 있어도 아무나 설교자가 될 수는 없는데, 그 고귀한 소명 앞에 내 자신을 세워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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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설교자는 그 누구보다 하나님을 깊이 만난 흔적이 있어야 하고, 그 만남으로 인해 자신의 영혼을 짓누르는 부담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자리는 내가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이 매력적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적인 소명으로 내면으로부터 그치지 않는 하나님의 두드림이 있어야 하고, 교회의 인정과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외적인 소명도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영혼을 향한 사랑과 긍휼과 공감과 가르치는 은사도 있어야 합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으로부터 태어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이 만들어 가시는 사람입니다. 그는 늘 하나님으로 내면이 가득해야 하고 신령한 상태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에게는 전해야만 하는 하나님의 지식이 충만해야 하고, 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무치는 말씀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지식과 영성과 경건에 멈춰있을 수 없습니다. 그의 멈춤은 교회의 멈춤이고 성도의 질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설교자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학위와 안수가 그를 설교자로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소명이라는 일차적인 부르심 후에 이차적인 부르심이 반드시 나타나야 합니다. 그는 자신을 위한 말씀묵상을 통해 내면의 변화와 향기를 품어야 하고,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심정을 담아 거룩하고 부드러운 인격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진리에 매진함으로 성경의 사람이 되어 어디서든 하나님의 진리를 비춰야 합니다.

이 책은 여러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김영봉 목사님의 설교와 설교자에 대한 책입니다. 그는 지난 자신의 목회를 되돌아보면 현재를 살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설교와 설교자에 대한 공부와 깨달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자신도 설교자로 빚어지는 과정이라 인정하며, 함께 이 최고의 소명을 잘 감당하기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설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설교자로서 하나님 앞에 합당하게 준비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 이 책은 2016년 목회멘토링사역원 주최로 열린 설교학교에서 저자가 강의한 내용으로, 그것을 바로 책으로 엮은게 아니라 저자가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고 보완하여 나오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느낄 수 있겠지만, 저자의 강하고 부드러운 필력이 공존하여 끊김 없이 잘 읽힙니다. 또한 설교학을 자신의 공부와 목회와 경험을 종합하여 녹여내고 있어, 실제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강조하는 에토스(인격과 영성과 성품)와 파토스(감정과 정서) 그리고 로고스(말 혹은 논리)의 순서로 글을 짓고 있습니다. 고대에서 중요하게 여겨진 수사학을 이용해 설교학을 종합적으로 풀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은 총 5부로 구성이 되어 1부는 '설교와 설교자', 2부는 '에토스-설교자와 말씀 사이', 3부는 '파토스-설교자와 회중 사이', 4부는 '로고스-설교와 본문 사이', 5부는 '설교, 그 무거운 영예'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 저자는 설교를 잔소리, 만담, 선동, 연설이 아니라, 복음과 선포와 당위와 순종과 사랑으로 풀며 정의합니다. 실제 설교자가 회중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로 가득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설교는 잔소리와 선동이 되고, 이것을 교회의 목적과 자신의 목회를 위해 이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자는 설교를 잘 해야만 한다고 설명하는데, 필자는 이 부분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쉽게 생각하면 설교를 잘 해야만 교회와 성도가 살아난다는 효과적 개념으로 접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복음이 신비이고 그리스도가 비밀이기 때문에 설교를 잘 해야 한다고 합니다. 교회적이고 인간적인 이유가 아니라 성경적인 이유입니다. 복음과 그리스도는 그 어떤 언어로도 다 담아낼 수 없지만, 그것을 접하면 더 알고 싶고 더 느끼고 싶고 더 배우고 따르고 싶어집니다. 그렇기에 이 영원한 신비는 결코 메마르지 않는 놀라운 샘의 근원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시대는 복음을 비밀이 아니라 비결로 여기는 시대입니다. 복음이 자신의 욕망과 꿈을 이루는 수단과 도구로 변질되었습니다. 복음은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이루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만드는 비밀인데, 자신의 외형의 변화를 이루고 사탄의 형상을 닮게 만드는 비결이 되고 말았습니다. 복음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가득한 비밀인데, 인간의 냄새가 가득한 비결이 되었습니다.

2부는 에토스로서 필자가 볼 때 저자가 제일 강조하는 것은 설교자의 인격 형성에 관한 것입니다. 실제 어떤 내용을 말하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말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거룩한 에토스를 위해 미덕과 실천적 지혜와 사심 없는 마음, 진실한 설교자가 되기 위한 회개와 믿음과 성령을 설명합니다. 로고스는 에토스가 빚어내는 열매이고 결과물이기에, 아리스토텔레스도 제일 처음에 위치시키고 저자 또한 그 순서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필자 또한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강의하고 설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지성인이면 다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와 목회라는 것은 학습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것이기에, 설교자는 그리스도께 붙어 있어야만 합니다. 그는 성품과 인격이 기능과 능력보다 더 훌륭해야 하고, 그를 보는 이마다 그리스도의 존재가 생각나야 합니다. 비밀을 전할 만한 자격과 깊이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100주년기념교회 집회 김영봉
▲저자인 설교자 김영봉 목사

신분은 설교자로서 거룩하고 존귀하고 강단에 선 모습은 매력적이나 설교자의 삶은 하나님을 떠나 있고 복음의 향기가 없으며 강단 밖에 선 모습은 죄와 함께 뒹굴고 있다면 성도들이 괴로울 것이고, 하나님을 그를 버리실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설교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교자로서 오늘도 다듬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만한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물은 깨끗한데 그릇이 오염되어 있다면 더러운 물이 나옵니다. 그래도 말씀이 능력이니 나를 통해 정결한 말씀이 나온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기만이고 거짓말이고 성도와 하나님을 속이는 겁니다.

3부는 파토스로서 공감적 설교자로 자라가는 여정을 말합니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교회에 설교의 수단을 허락하신 것은 그것이 가장 복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 또한 이것에 동의하며 복음적 공감으로 회중을 이해하여 말씀을 선포하기를 권면합니다. 설교자의 내면은 그대로 회중에게 전달되기에, 그는 아픔과 상처가 복음으로 치유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필자가 느끼는 점은, 저자도 말하지만 우리의 사역 현장에 아픔과 상처가 있는 사역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설교자로서 먼저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유되고 회복되지 못한 채, 괴로운 그대로 섬기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분노와 열등감과 감정이 조절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여 회중을 불안하게 만들고, 동역자들끼리도 멀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말씀 맡은 자가 먼저 놀라운 사랑으로 치유되어야 하는데, 정신적이고 정서적으로 망가진 자가 섬기니 파토스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설교자는 강당꾼이 아니고 선동가가 아닙니다. 어떤 교회의 목적을 위해 회중의 감정을 이용하면 안됩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강당꾼과 말쟁이들이 많았습니다. 교회의 목적을 위해 성도의 감정을 조정하고 이용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순간은 효과적이지만 진정한 변화와 공감을 얻을 수 없고 벽을 쌓는 일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수시로 자신을 돌보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복음적 파토스와 말씀의 열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마음의 방향 또한 늘 낮은 곳으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4부는 로고스로서 본문 연구와 묵상, 그리고 설교 구상과 구성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연구와 묵상 전에 성경본문에 대한 존중심을 회복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 성경에 대한 태도는 설교의 무게와 품격과 권위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말씀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본문이 질식당하지 않고, 그 본문이 말하도록 들어야 합니다. 본문에 칼날을 대기 전에 자기에 향하는 칼날을 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설교 준비에서부터 설교 유형과 작성과 묵상과 선포까지 다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실제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말씀 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로이드 존스는 설교를 '불타는 논리'라고 하는데, 논리는 선명한 본문과 신학이 되어야합니다. 그리고 논리에 불이 잘 붙도록 주제와 통일성과 비율과 순서와 움직임이 적절해야 합니다. 즉 설교 준비는 뜨거운 마음으로 불이 잘 붙을 수 있는 장작을 준비하는 겁니다.

필자는 경험상 하루만에 준비하는 설교는 준비하는 것도 전하는 것도 힘듭니다. 반대로 며칠을 두고 충분히 묵상하고 생각하고 정리하여 준비한 설교는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저자 또한 샘을 파듯이 음식을 발효하듯, 문을 두드리듯 시간을 두고 준비하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본문은 하나님과 그분의 뜻이 풍성한데 설교가 지루해지는 것은, 설교자의 준비 부족이 큰 탓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고스는 말씀 자체를 존중하며 충분히 생각하고 부단히 다듬어 새롭게 들리도록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필자는 오늘 금요기도회 때 청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왔습니다. 늘 그렇듯 후회가 많습니다. 제 아내가 증인입니다. 오늘 전했던 내용은 엘리의 아들들은 타락했지만 에봇을 입고 성소를 섬기고 있던 사무엘은 점점 자라가고 있었고, 하나님은 그를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을 이루었다는 겁니다.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며 설교자로서 하나님의 지식과 믿음과 인격에서 자라고 있는지, 계속 점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설교자 자신이 먼저 하나님 안에서 자라가는 사람입니다. 그의 거룩이 자라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복음적 열정이 커져가야 하며 존재 자체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또한 그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교회의 성숙과 성도의 변화로 이어지니, 그를 통해 공동체에 맡겨진 약속의 말씀이 자라고 하나님의 언약이 펼쳐져야 합니다. 그런 회심과 변화와 성숙이 없고 교회와 성도가 황폐화되고 사막화된다면 설교자의 책임입니다.

설교자, 두렵고 떨리는 자리입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동등하고 차별 없이 귀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혼을 깨우고 새로운 생명을 전해주는 자리만큼 가장 복되고 영광스러운 직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두려움과 영광이 공존하는 자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강단에 서기 전에 하나님을 깊이 만난 존재적 체험이 있어야하고 받은 말씀이 있어야 합니다. 그가 강단에 오를 수 있습니다.

설교자, 그는 거룩한 하나님의 심정의 통로입니다....

방영민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열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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