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최이우 목사, 김관선 목사, 이효상 목사(원장·사회), 양혁승 교수. ⓒ김진영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이우 목사, 김관선 목사, 이효상 목사(원장·사회), 양혁승 교수.

교회건강연구원(원장 이효상 목사)이 29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세대교체기의 한국교회 지도력 회복, 어떤 지도자여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6월 '열린 광장'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는 최이우 목사(종교감리교회),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대학)가 나섰다.

먼저 '승계목회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최이우 목사는 "좋은 부모가 되는 것도 그렇지만 좋은 목회자가 되는 것에도 배움이 필요하다. 승계목회는 더더욱 그렇다"며 "2003년 3월 부임하기 전에 원로목사님을 모시고 성공적으로 목회를 하시는 두 분 선배목회자를 찾아가서 각각 1시간 30분씩 가르침을 받았다. 고맙게도 두 분은 친절하게 목회의 진수를 가르쳐주셨다. 이 가르침은 원로목사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12년, 그리고 지금까지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했다.

최 목사는 특히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지도력을 인정받아 전임자의 그늘에서 빨리 벗어나려는 욕심이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는 시도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교회 안에 묘한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면서 "그러나 승계하는 목회는 전임자를 적대적인 관계로 생각하거나,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위임받은 목회는 원로목사님의 헌신으로 이뤄진 것으로 교회에는 모두가 그 분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을 뿐더러 지우려고 할 필요도 없다"며 "도리어 원로목사님은 후임자에게 모든 지도력을 위임해 주신 분이고, 후임자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지원자"라고 했다.

이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원로목사님의 힘과 영향력은 점차 쇠퇴하고 후임자는 갈수록 강력해진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이것이 후임 담임목회자가 리더십 장악을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라고 했다.

'전통적 교회에서의 뉴패러다임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관선 목사는, 1906년 설립된 산정현교회의 매우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가 어떻게 조심스러운 변화를 시도했는지 소개했다. 그는 우선 '섬김의 리더십'을 보였다고 했다. 매주일 자신의 집으로 교인들을 초청해 직접 식사를 대접했다는 것. 그로 인해 교인들의 마음이 열리고 그들이 자연스레 자신을 목회자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또 목회자라면 무엇보다 '말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늘 말씀묵상집을 가지고 다니며 말씀을 가까이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예배에도 변화를 줘 테마 예배, 젊은이 예배 등을 도입하고 정오음악회 등 문화사역도 펼쳤다고 했다.

특히 그는 교인들에게 교회 중심 신앙생활보다 삶의 현장 중심 신앙생활을 강조했으며, 농어촌 형제교회 등 작은 교회 살리기, 행복한 교회 생활,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 만들기를 목회의 주요한 주제로 삼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함 속에서 건강한 신앙으로 인도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건강한 교회를 향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양혁승 교수는 특히 한국교회 사역이 현재의 목회자 중심에서 일반 성도 중심으로 옮겨가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제1의 종교개혁이 성경을 성직자의 손에서 성도의 손으로 준 것이었다면, 제2의 종교개혁은 사역을 성직자의 손에서 성도의 손으로 주는 것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평신도의 역학을 재정립하려면 의사결정 구조가 지금의 '탑-다운'(top-down)형에서 '바텀-업'(bottom-up)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바텀-업'형 의사결정구조의 특징으로 △현장 중심의 창의성 발휘를 촉진하고 △리더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자율운영역량이 증대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그는 교회가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하는데 있어, 세속적 가치기준에 따른 비교의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 정신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