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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페르소나’가 개인의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

기독일보 la@christianitydaily.com

입력 Jun 15, 2017 01:36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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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렬 박사의 '치유상담'] 칼 융의 분석심리학과 상담치료(27)

 

▲김충렬 교수
(Photo : ) ▲김충렬 교수

 

 

제27장 개인무의식으로서의 페르조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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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는 외부와 관계하기 위해 자신의 실체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어느 정도 위장하는 특성이 있다. 그대로 모두 드러내면 관계하는데 불리한 측면이 있기에, 때로는 자신을 위장하거나 포장하고 과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특성을 자아가 모두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런 자아와 페르조나의 특성은 반드시 의식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무의식과 관련되어 있다.

1. 페르조나의 기초 이해

자아는 의식의 중심에 위치하여 외적인 세계와 내적인 세계와 관계한다. 외적인 세계는 의식적인 특성이 더 많이 작용하고, 내적인 세계는 무의식적인 특성이 작용한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자신외의 다른 세계, 집단 사회를 외적인 세계라 한다면, 무의식계를 포함한 자신의 내면을 내적인 세계라 부른다. 이처럼 자아의 외적인격인 페르조나는 그 성격상 이러한 관계기능과 존재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아는 또 다시 자아의식과 집단정신, 그리고 개인 및 집단무의식에서 관계적으로 작용하는 여러 특징을 갖고 있다.

1) 페르조나의 정의

페르조나(Persona)는 사람의 인격, 인품, 그리고 인성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라틴어로서 영어의 인격(Personality)의 어원이다. 이 페르조나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인품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드러난 인격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사람의 내면의 특성은 알기 어렵기에 이는 오로지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단정하거나 평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은 어떤 사람의 인격을 특징을 지을 때,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내면보다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외부의 모습으로 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에게 드러나지 않는 인격의 특성은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에 대개는 겉으로는 드러난 것으로 인격을 판단하거나 특징을 짓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외적인 표시의 특이성으로서 개체의 경계를 설정하거나 판단한다는 점에서 페르조나는 개인의 인격을 단정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개인을 정확하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므로 올바른 인격의 단면이 되지 못한다.

외부의 세계, 즉 집단사회에 적응하는 행동양식이 자아의 외적 태도(external attitude)이며, 그리고 자아가 이 외적인 태도에 대한 정신적인 특징을 갖는 것을 외적인 인격이라 부른다. 이 외적인 인격에 상응하는 특징이 바로 페르조나(Persona)이다. 이는 현상적으로 페르조나를 관계기능적인 면과 존재방식의 측면을 동시에 본 입장이다. 자아는 의식의 중심에 위치하는 존재라고 했다. 자아의 중심적인 위치는 그대로 자아의 역할을 의미한다. 자아는 의식의 세계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며 행동한다.

그러나 자아는 어디까지나 존재론적인 측면이 강하고, 자아의 활동적인 측면은 페르조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겉으로는 드러나는 외적인 인격의 특성은 개인의 외모를 포함하여 말이나 행동이 그 사람의 인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현상은 개인이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됨이 평가되곤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을 알 수 없다"는 우리 옛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는 그 사람됨이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속마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지만, 더 정확하게는 겉으로는 드러난 모습과는 달리, 그 속마음은 전혀 알기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다.

2) 가면으로서의 페르조나

페르조나는 인격의 한 요소이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판단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진정한 인격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르조나는 개인의 인격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개인의 인격적인 특성이 보이지 않고 속에 감추어진 것까지 모두 포함하여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개인의 인격적 특성이 페르조나를 통해서 드러날 뿐 아니라 페르조나를 통하여 외부로 가장 잘 표출된다는 점이 중요시된다.

그러나 페르조나는 개인적이면서 엄밀히 말하면 개인적인 것이 아닌 특성을 지닌다. 개인적인 특성이 아닌 것이란 무의식과 연결되어 표출되는 행동양식에 근거한다. 이러한 특징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는 고대 연극배우들이 썼던 가면(Maske)의 개념이 적당하다고 융은 말한다. "나는 종종 많은 고심 끝에 집단정신에서 얻어진 외관상(外觀像)의 형태를 페르조나로 나타내었다. 페르조나라는 말이 거기에 어울리는 표현이다. 페르조나는 본래 연극에서 연극배우가 쓰고 역할을 나타내는 가면이기 때문이다."

페르조나는 인격의 외적인 특성을 가면의 개념을 가지고 나타낼 수 있는 인격의 한 특징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가면(假面) 뒤에 숨겨진 얼굴이 진정한 자기일 수 없듯이 가면을 쓰고 하는 행동이 진정한 자신의 본래적 모습일 수 없다.

페르조나의 가면적인 특성은 바로 존재와 성격을 잘 규정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페르조나가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페르조나의 상실은 때때로 한 개인 안에서 도덕적인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는 문화적인 변동에 따른 가치관의 혼란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각 개인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감당하려면 적절한 페르조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페르조나를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강조될 뿐이다.

이는 페르조나와 자기를 절대적으로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만 이해되어야 한다. 이런 것과 관련하여 우리의 사회는 페르조나가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우리의 사회가 서양과는 달리 체면과 위신을 중시하는 문화적인 경향이 있어 자신의 감정보다는 이웃의 반응을 살피고 자기의 의견을 표현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이처럼 페르조나는 배우가 무대에서 쓰던 가면을 말하는 것이지만, 개인의 상호행위들, 개인의 의식적인 겉모습을 의미한다. 이러한 페르조나는 사회적인 가면 안에서 발달되고 사용된 인격의 일부이기에 특정한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일종의 사회적 규범으로 때로는 개인의 사명이나 역할, 그리고 의무나 책무 등에 관련되고 있다. 이는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의미하는 도시에 자기를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경계선을 세우는 것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면의 성격을 가진 페르조나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페르조나도 가능하다. 다른 말로 하면, 한 개인에게는 여러 개의 페르조나가 있을 수 있고 그 기능도 가능하다는 것이기에, 이는 마치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연기하는 것과도 같다.

3) 페르조나의 본질

페르조나가 겉으로 드러난 인격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인격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배우가 쓰는 가면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페르조나의 실체는 무엇인가? 페르조나는 융에 의하면 가상(假相)이다. 페르조나의 가상(假相)은 페르조나의 본질을 규정하는 말이다. 가상은 삶과 관련되어 드러나는 진정한 실체가 아닌 수단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말하자면 페르조나는 개인의 본질이나 본체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개인의 수단과 같은 것이다.

사회에서 가상적인 페르조나는 자아가 그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사회의 성격과 틀이 개인을 차선으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페르조나는 사회생활을 위한 자신의 역할, 의무, 도덕규범, 예의범절 등을 우선하거나 중요시하는 특성을 갖는다. 인간이 집단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동안 가정과 사회의 교육을 통해서 이러한 자신의 역할을 담당 및 형성하는 것은 곧 외적인 인격을 갖추는 페르조나의 형성과 같다.

이런 이유로 페르조나는 소아기에서 청소년기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성년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것이며, 외계와의 관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페르조나의 역할에 따라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이용가치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 그리고 직위에 걸맞는 사람이란 모두 페르조나의 성격과 가치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융은 페르조나의 실체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한다. "엄밀히 말해서 '페르조나'는 참다운 것(Wirkliches)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과 사회가 '어떤 사람이 무엇으로 보이는 것'에 대하여 서로 타협하여 얻은 결과이다. 그는 어떤 이름을 받아들이고 칭호를 얻고 지위라든가 또 이것저것을 남에게 내보인다.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현실이기는 하나 그 사람의 개성에 비추어 보아서는 2차적인 현실, 그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이 더 많이 참여한 타협의 산물에 불과한 것이다. '페르조나'는 하나의 가상(假相, Schein), 농담 삼아 규정하자면 2차원적 현실이다."

페르조나의 특성에 대하여 융은 실제적인 자아인 개성보다는 무엇으로 가려진 불리움을 받는 칭호, 또는 호칭되는 자아라고 말한다. 이런 것은 모두 각종 직위, 출신, 배경, 학력, 등은 때로 진정한 그 사람을 나타내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나타난 부분을 평가하는 간판이나 껍데기가 되어 참된 자기 자신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융은 이런 경우를 가리켜 '인습적 페르조나'로 부르고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의 생각, 자신의 신념, 자신의 가치관, 자신의 것이라고 하는 것을 살펴보면, 그것은 결코 자기의 생각이 아니라 대개는 타인의 생각, 이를 테면 부모의 생각, 선생의 생각, 다른 친구들의 생각이라고 할 만한 것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대개 사회의 집단에서 주입된 생각이나 가치관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페르조나를 진정한 인격이 아닌 개인의 외부에 부착하고 살아가는 인격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페르조나의 역할

페르조나는 개인의 인격을 대표하는 기능이다. 개인의 인격을 겉으로는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하게 만들고, 그 사람이 갖는 직무나 직위를 나타낼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책무를 드러내 사람됨의 가치를 결정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페르조나의 기능은 대개 외적인 것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외적인 것과 관련해서 페르조나의 기능을 단정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페르조나의 외적인 기능은 대개는 관계에서 작용한다는 점에서 페르조나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관계기능을 일차적인 것으로 본다. 이런 페르조나의 역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인격의 대표성으로서 페르조나

페르조나는 개인의 인격을 대표하는 특성을 갖는다. 그것이 진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일단은 개인의 인격을 규정하고 단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려면 상당한 기간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떠하고 그 사람이 어떤 인생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지를 알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나름대로 판단하여 대하고자 하는 특성이 있다. 이때 페르조나는 개인의 인격을 가장 먼저 판단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어느 대학을 나왔으며,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지, 그리고 사회에서 어떤 직위를 갖고 있는지를 통하여 대충 그 사람됨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개인이 갖는 외적인 것들은 비록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일차적인 요건이 된다.

이처럼 페르조나는 비록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인격을 결정하는 요건으로 작용한다. 이런 특성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내면의 가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또 파악한다고 해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야 비로소 그 사람됨이나 인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개인이 의존적인 행위 양식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누군가 다른 사람들의 견해에 따라 행동을 한다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사회는 일차적으로 유리한 페르조나를 획득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측면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자녀들이 우수한 대학에 입학을 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처럼 여기며 사는 것은 인상이 바로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에 대해서 일류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마치 인생의 사활이 걸린 듯한 모습으로 경쟁을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대단히 신경을 쓰거나 지독한 바람과 간섭을 하면서 양육을 하는 태도가 지나쳐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자녀들 가운데 부모의 의견에 의하여 대학에 입학을 해 놓고도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 후에 전공과목을 바꾸는 일도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모두 사회가 인정하고 알아주는 것에 치중되어 대학의 학과를 선택한 결과이다. 이런 것은 우리의 교육적인 현실을 하나의 예로 들었지만, 다른 직업의 분야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기보다는 남이 알아주는 직업을 선택하여 적응하지 못하는 가운데 힘겨운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는 편이다.

2) 객체와의 관계기능으로서 페르조나

개인의 인격은 타인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때 페르조나는 객체와 관계하는 기능을 갖는다. 객체와의 관계기능이란 개인과 집단, 단체와의 적응적 관계를 모두 포함한다. 이런 현상은 페르조나가 관계적인 적응 기능임을 의미한다. 영혼이 자아와 무의식의 깊은 내면을 연결하는 기능을 가졌다면, 페르조나는 자아로 하여금 외계와의 관계를 맺게 해주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페르조나의 관계기능은 인간의 사회생활에서는 개인이 집단에 관계하는 것과 적응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타인의 관계, 집단관계에 대해서 무관할 수 없다. 융은 이를 기능복합(Funktions- komplex)으로 말한다. 페르조나는 바로 개인이 어느 집단이나 그 직위에 걸맞는 사람이 되도록 일정한 역할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이라는 의미이다. 페르조나의 기능복합성은 객체와의 관계에 외적으로 관련시킨다.

페르조나의 이런 특성 때문에 한 개인의 개성보다는 집단이나 직위가 요구하는 것에 맞추어 행동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말하자면 자신의 개성보다는 집단 성격의 우위성을 중요시하게 됨을 말한다. 따라서 페르조나의 이 관계기능이란 자아가 집단에 관계되어, 자신의 내부보다는 그 집단이 요구하는 측면을 더 우선하여 표현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페르조나를 집단정신의 한 단면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외계와의 적응기능으로서 페르조나

자아는 외계와의 적응을 필요로 한다. 개인은 사회생활에서 타인과 관계를 해야 하고, 그런 관계를 통하여 자신의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특성이 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상대방에게 알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의 협조를 얻어내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한다. 개인은 많은 사람과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삶의 내용을 형성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사회생활은 개인의 적응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냐에 따라 자아실현을 달성하여 삶의 보람에 갖는 특성으로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한 개인이 아무리 우수한 재능을 가졌고, 그의 존재의 가치가 훌륭하다 해도 타인과의 관계나 사회의 적응기능이 원만하지 못하면 인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아가 외계와 적응하는 데는 페르조나의 역할이 필요하다. 페르조나는 외계와의 적응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페르조나로 하여금 타인에게 '보이는 나'를 더 크게 생각하는 것으로써 외계와의 적응에서 생긴 기능 콤플렉스(Funktionskomplex)를 이루게 된다. 우리나라 말의 '체면, 얼굴, 낯'과 같은 것이다.

어른의 체면, 남자의 체면, 교육자의 체면, 목회자의 체면, 학생의 체면 등은 모두 단체가 요구하는 일정한 '사명, 역할, 본분, 도리'와 같은 말이다. 이런 점에서 "감히 뵈올 낯이 없다",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어디다 낯을 들고 다니느냐" 등은 집단 공유의 보편적 원칙에 위배되었음을 말하는 것이요, 외적인 인격인 페르조나의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페르조나의 관계성은 자아의 태도를 요구하거나 결정하는 측면이 있다. 자아가 적절한 관계기능을 발휘할 때 개인의 가치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페르조나이다. 페르조나는 개인의 특성을 일단 겉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특성이 있고, 거기에 걸맞는 가치를 파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특성은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의 관계의 경험이 계속되면서 전혀 다르게 평가되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에서는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어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측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자아가 타인, 집단이나 단체, 그리고 거기에 따른 어떤 직위를 사용하여 적절한 적응을 시도하기에 모두 가면에 해당되는 것들이기에 이런 페르조나는 자아에게 모두 거기에 합당한, 어울리는 태도와 행위 그리고 가치관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자아는 거기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태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그것의 부적응적인 측면은 인격장애의 위험요소가 된다. 여기에는 실제적인 자아보다는 상대방이나 외부의 단체가 요구하는 자아로 되어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인격장애가 유발되는 것이다.

페르조나는 진정한 인격이 아니라고 해도 사회와의 관계에서는 개인의 인격을 대표하는 특성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개인의 특성을 쉽게 알아차리는 데는 개인이 갖는 외적인 인격보다도 인식의 요건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페르조나는 그만큼 사회생활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특성을 가진 것이다.

다만 이런 페르조나가 자아와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는 사회생활에서 문제로 드러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아가 페르조나와 적절한 조화를 정신적으로 이루지 못할 때는 사회에서는 부적응적인 현상으로 드러나 인격의 장애가 유발된다는 점에서다. 페르조나의 진정한 정체와 함께 그 실체를 파악해서 적응해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정리

지금까지 우리는 개인무의식으로서의 페르조나에 대해서 기술했다. 자아는 외부와 관계하기 위해서 자신의 실체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어느 정도 위장하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그대로 모두 드러내면 관계하는데 불리한 측면이 있기에 때로는 자신을 위장하거나 포장하고, 과장하기도 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면서도 이런 특성을 자아가 모두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했다. 이런 자아와 페르조나의 특성은 반드시 의식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무의식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페르조나의 기초이해와 그 역할에 대해서 고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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