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스님이  감독을 맡아 연출한 장편 독립영화 '산상수훈'(부제: 선악과의 비밀은?)이 오는 22일 러시아에서 개막하는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색적인 이야기를 중앙일보가 인터뷰를 통해 8일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원장인 대해(大海ㆍ58, 본명 유영의) 스님은 '산상수훈'에 대해 "성경에서 하나님(하느님)은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셨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먹어버렸다. 그 죄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하나님과 멀어져 버렸다. 그걸 되돌리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을 볼 것이다'고 했다. 마음이 청결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선악과의 때를 벗겨야 한다. 이 영화는 그에 관한 이야기"라고 우선 소개했다.

중앙일보에 의하면 '산상수훈'은 신학생 8명이 동굴에 모여서 예수의 메시지를 파고 드는 내용이다. 가령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는데 왜 내게 원죄가 있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는데, 왜 나의 죄가 사해지지?'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해놓고선 왜 굳이 선악과를 만드셨지?'하는 물음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불가(佛家)의 스님이 왜 '산상수훈'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나"라는 물음에 스님은 "20년 전에 '아름답고 푸른 지구를 위한 교육연구소'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이 세상을 아름답고 푸르게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예수님이 설하신 '산상수훈'에는 아름다움도 있고, 푸름도 있다"고 답했다.

"왜 성경과 예수의 설교를 택했나"라는 질문에는 "성경은 경전이다. 불경도 경전이다. '경전'이란 게 뭔가. 진리를 써놓은 책이다. 성경도, 불경도 모두 진리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비유로 써놓다보니 사람들이 알아 먹기가 힘들다. 어려워한다. 종교는 한 그루 나무다. 우리는 나무의 근원인 뿌리를 찾아야 하는데, 흙에 덮여서 안 보인다. 그 때문에 경전은 종종 왜곡된다. 기독교도 그렇고, 불교도 그렇다.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뿌리를 찾아가는 '징검다리'를 하나 놓고 싶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스님은 이 인터뷰를 통해 '선악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는 모스크바 영화제가 끝나면 국내서도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