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종교·국제담당국의 라마단 축제 개최 요청을 거절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9일(현지시간)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단 행사에 대한 가능한 옵션을 검토 중에 있다. 미국 대사관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라마단을 기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관 출신으로 백악관과 미 국무부의 라마단 행사를 도왔던 파라 팬디스는 "만약 틸러슨이 올해의 라마단 축제 개최를 거부한다면, 이는 '우리 행정부는 무슬림과의 관계성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18년 전인 지난 1999년 라마단을 백악관의 외교적 행사로 치르는 전통을 세웠고, 이후 장관들은 출신 정당과 상관없이 라마단 첫날 단식을 끝낸 후 이프타르(iftar)라고 불리는 저녁을 먹거나 라마단이 끝나는 날 열리는 축제인 이드 알피트르를 열어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강력히 반대하지만, 이슬람과는 어떤 분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테러리즘 척결을 위해 중동 지역 출신 무슬림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강경책을 펼쳐 이슬람권의 반발을 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50여 명의 무슬림 정상들 앞에서 "미국은 테러리즘과 그것을 부채질하는 이념에 맞서 싸우는 이들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