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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구매 확정’ 할까 말까… 결혼 전 ‘공약’에 대하여

기독일보

입력 May 14, 2017 07:10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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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의 ‘연애는 다큐다’ 10] 기대와 실망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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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편이나 연인이 되는 것은 사람이 좋고 성실해서 그런 것도 물론 있겠지만, 의외로 결혼 전이나 연애 초기의 기대치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기대가 너무 크면 나중이 상대적으로 더 초라해진다는 것이다. 용두사미보다는, 시작은 미약해도 나중이 창대한 것이 낫다.

인터넷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제품의 사용후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반드시 제품 성능으로만 평가하는 게 아니다. 물건 자체가 탁월하지 않더라도 가격 대비해 쓸 만한 것들, 즉 '가성비' 좋은 물건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그 정도 성능이라면, 더 바라는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것이 되는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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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 물건을 팔 때 대단한 제품인 양 너무 포장을 해 놓으면 사용후기는 좋게 나올 수 없다. 사진과 다르다든지, 동급 제품 중 더 싼 게 있다든지 하는 불만을 들을 수 있다. 반면 사진과 똑같고 가격에 비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들도 있다.

킹카가 되기 위해 허세를 부리면, 대개 결혼 전부터 탄로가 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인터넷 쇼핑몰이 구매확정을 할 때까지는 대략 친절하고 상냥한 것처럼, 남자도 그 속내와 제품(?)의 진짜 성능은 잘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구매 후 뜯어 사용해 보고 실망하지만, 반품하기에는 늦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남자가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약간의 눈속임으로 결혼까지는 했을지 몰라도 평가를 제대로 못 받으면 모든 삶이 고달파진다. 그는 미래의 시간을 집어다 미리 허비한 빈털터리 노인과도 같다. 상품 하자에 대한 책임은 물론, 그 결혼생활의 문제점 등 그 모든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공약은 지키지 못할 때 안 한 것만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 공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무능함의 낙인이 찍히는 것과 동시에, 자기 부족함도 모르고 공약을 남발한 실없음까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결혼생활에서도 사전에 큰소리를 친 사람이 그것과 대비해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결혼생활의 부실함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된다. 애초에 목표를 낮게 잡았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하늘의 별도 달도 따주마 했다면 문제가 배가된다. 과대포장, 과장광고의 폐해다.

늦은 나이에 만나 서로 인생을 좀 아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잔잔하지만 잘 사는 경우가 많은데, 과도한 기대나 장밋빛 꿈을 꾸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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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남자를 옭아매는 결혼(구애) 전 공약,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① 추상적인 공약은 피한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행복하게 해 주마" 이런 것인데, 이는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고 표현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난 안 행복해"라고 하면 그만이다. 행복은 가치와 기준이 다 다르고 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한다. 또 남들의 수준과 비교되기도 한다.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의 행복과 여성 본인의 기준은 다를 수도 있다. 기대치도 달라서 나름 할 만큼 했는데 여자가 만족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된다.

②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공약을 한다. 결혼기념일이 되면 매년 여행을 간다든지, 가사나 육아에 어떤 보탬을 주겠다든지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여건이 속이고 돈이 속이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지킬 수 있고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거나 사과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러니 농담이라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주겠다"는 식의 과한 호기는 부리지 말아야 한다.

③ 지키지 못할 수도 있음을 전제하라. 이것은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두라는 유치한 이야기가 아니라, 여건과 세상 환경이 바뀔 수도 있음을 알고 겸손히 다가가고 앞일을 장담하지 말라는 것이다. 직장이 바뀔 수도 있고, 물가가 폭등하거나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도 물론 그런 한계를 알고 있으므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을 보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④ 여자에게도 남자에게 받기만 하는 것이 정상은 아님을 분명히 알리라. 남자는 솔직히 문화적으로나 전통적으로 여자보다 여건상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 책임이 크고 주도적으로 베풀고 이끌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남자에게만 과도한 A/S의 책임을 묻는 것은 역차별이다. 제품에도 경고가 있다. 고객의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은 불가능하다든지, 이미 개봉한 물건은 교환이 안 된다든지 하는 단서가 있지 않은가. 이처럼 사전 경고는 결혼의 위기를 넘기는 요건도 된다. 반품 배송비는 본인 부담이라 맘에 좀 안 들어도 대충 물건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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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넘은 남성에게 아내를 향해 솔직한 말 두세 마디 영상편지라도 띄우라고 하면, 대개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중 하나같이 빠지지 않는 것이 '미안하다'는 말이다. 이는 자기가 공약을 다 지키지 못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도 죽을 때는 미안한 것이 남편의 자리지만,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의 화답으로 "괜찮아, 당신도 고생 많이 했지..." 정도는 들어야지, "미안하겠지. 나한테 해준 게 없는 사람이니까" 이런 말은 듣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젊은 남성들이여! 공약으로 상대를 사로잡으라는 게 아니라, 정직하라는 것이다. 물질만능의 세상이 되다 보니 남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별로 가진 것은 없으면서 자기 포장의 허세로 뭔가 어필하려는 이들도 많아지는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것이 쉽게 통하는 여자라면, 남자에게 그리 좋은 배우자가 아니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고객은 오히려 작은 것에 감동한다는 것도 기억하라. 본 제품보다 거기 달려온 사은품 막대사탕에 기분이 달라지는 것이 사람이다. 너무 판에 박힌 수순을 따르지 말고, 신선한 것으로 부족함을 채워가는 것도 잊지 말라. 그런 덤은 항상 행복을 생각하는 배려로 가능하다.

여성들이여! 39,900원짜리를 살 때는 풀 서비스를 기대하지 말라. 그러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진품과 짝퉁은 겉으로 매겨진 가격으로 알 수가 없다.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따스한 시선과 세속적인 기준과는 차원이 다른 고상함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약속 이행의 정도만 놓고 평가하지 말고, 정말 명백히 나쁜 사람인지, 나름 최선을 다해 잘하고도 욕먹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기준은 남편을 긍휼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삶과 사랑은 자로 재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다. 고민 없이 고가의 명품을 원클릭으로 사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르고 고심해서 산 뒤에 기다리고 기대하며,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삶, 다소 아쉽더라도 별 한 개쯤 더 얹어서 구매확정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사는 커플이 행복한 사람들이다.

김재욱 작가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다수
www.woogy6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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