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정지 후 약 5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온 황교안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약 1년 11개월 간 수행해 온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황 총리는 이임사를 통해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저는 이제 제게 주어진 소임을 내려놓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그동안 부족한 저를 아낌없이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지난 몇 달 간, 국정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무거운 중압감에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생각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환송 인사를 받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국무총리실
환송 인사를 받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국무총리실

그는 "사상 유례가 없는 절체절명의 어려움 속에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노심초사(勞心焦思)를 거듭했다"며 "말하는 총리가 아니라 일하는 총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도 했다.

황 총리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맞은 바 있지만, 우리는 이를 모두 잘 극복해왔다"면서 "6.25전쟁과 폐허 속에서 가난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했다.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 정부를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합심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국가역량을 키우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하루 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황 총리는 그 자리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좋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제44대 국무총리 이임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무위원과 공직자 여러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게 주어진 소임을 내려놓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아낌없이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에 저와 함께 일해 주신 국무위원과 모든 공직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몇 달 간, 국정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무거운 중압감에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생각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절체절명의 어려움 속에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노심초사(勞心焦思)를 거듭했습니다.

국정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확고한 안보와 경제활력 회복, 민생 안정과 국민안전 등 4대 분야에 모든 힘을 쏟았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응하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취약계층 보호, 생활치안대책 추진과 AI 확산방지 등에 진력해 왔습니다.

말하는 총리가 아니라 일하는 총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북핵 위협에 대한 국제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침체가 이어지고 앞날이 불투명해 위기론까지 나돌았던 경제에도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수출국가 가운데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과 KDI, IMF 등 여러 기관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노력과 협력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되돌아보면 아쉽고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청년일자리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내일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더 세심하게 배려해야 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노후 대비 없는 퇴직과 고령화로 힘들어 하시는 노인 분들, 하루하루 힘겨워하는 영세 서민들, 소년소녀 가장과 방황하는 청소년들, 낯선 땅으로 이주해온 다문화 가정과 그 아이들, 몸을 가누기도 힘든 중증 장애인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

이밖에도 많은 어려운 분들이 계십니다. 앞으로도 이 모든 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누고 챙겨야 하겠습니다.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에서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분들에게 아직까지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습니다.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거듭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떠나는 점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분들이 또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 오신 어르신들, 특히 국가유공자들의 공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맞은 바 있지만, 우리는 이를 모두 잘 극복해왔습니다. 6.25전쟁과 폐허 속에서 가난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렇듯 우리 모두가 역경 속에서 세운 위대한 나라입니다.

이제 새 정부를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합심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국가역량을 키우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말고, 긍정의 힘, 배려와 관용의 정신으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대통합이 절실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이 합심협력(合心協力)하여 화합을 이루어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공직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언제나 오직 국민을 중심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극기봉공(克己奉公)의 자세로 맡은 바 소임에 진력해 주기를 거듭 당부드립니다.

이제 저는 그동안 제게 베풀어주신 국민과 공직자 여러분의 후의(厚意)를 마음속에 품고 가겠습니다. 그간의 도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국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