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올 해 총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교단 내 한인교회들이 모국인 한국 서울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 그리스도를 바라보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는 PCUSA(미국 장로교단) 안에서 우리 한국 교회들(NCKPC)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가를 깊이 되돌아보고,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열렸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오늘날 교회는 세속화의 영향을 그 어느 시대보다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 성 정체성의 혼란, 가정의 붕괴, 종교 다원주의 등. 미국 내 한인 이민교회들은 1903년도부터 지금까지 성장과 함께 분열의 아픔을 겪어 왔습니다.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법학을 공부하여 판검사로 명성을 떨치려는 꿈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와 함께 길을 가다가 그 친구가 벼락을 맞고 죽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에 큰 충격을 받고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학을 공부하여 사제가 되고, 부패한 종교세력에 맞서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우리의 노력이나 공로로 구원받을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오직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으로,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구원받을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결국 이러한 종교개혁이 오늘의 프로테스탄트 개혁교회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총회를 열면서 이 시대의 우리들도 마틴 루터의 정신과 사상을 이어받아,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임을 재차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디를 바라보느냐? 우리가 누구를 바라보느냐?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내 입장과 욕망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주권을 행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주인도 하나님입니다. 인생의 주인도 하나님입니다. 교회의 주인도 하나님입니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선이 보이지 않는 하늘 길이지만 하늘에도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 있는 것이라고. 모니터에 비행기가 날아가는 루트가 보였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도 아무런 차선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배가 다니는 길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암초에 부딪히거나 타국의 경계선을 침범하여 군사적 제재를 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걸어가는 인생 길에도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되는 인간의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상도덕이 있습니다. 학자에게는 학자의 길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이 선택하고 걸어가는 삶의 방향이 있고, 속도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길 끝에서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하는 점 아닐까요? 만약 인생 끝에서 후회를 하고 통곡을 하게 된다면 잘못 산 것이겠지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복수심으로 산 사람. 지옥에 떨어질 만큼 악한 짓을 한 사람. 가족이나 이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여 상처를 준 사람.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몰라 구원받지 못한 사람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곧 그 길(The Way)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고 선한 목자의 인도를 받는 사람은 구원의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우리 교단도, 우리 교회도, 우리 각 사람도 이러한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타락하게 만드는 수많은 유혹들이 도처에 널려있지만 우리는 주님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