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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칼럼] 성찬과 그리스도의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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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Apr 20, 2017 12:02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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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다석(多夕) 유영모 선생이라는 유명한 선비 기독교인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동양의 전통사상을 기독교와 접목시킨 분입니다. 그분은 한글을 사용하여 동서양의 깊은 사상을 표현하였습니다. 다석의 일지(日誌)에는 “몸맘맘몸”이라는 금언이 소개됩니다. 이 말의 의미는 “몸의 욕구를 구하지 말고 마음을 모으라”는 의미의 간결한 잠언입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롬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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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가르침이나 유영모 선생의 말은 몸, 신체를 악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나 신체를 정신이나 영혼보다 저급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성경은 몸을 귀하게 여깁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의 구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피 흘려 우리의 죄를 용서하셨고, 그 육체가 찢기실 때 성소와 지성소를 가른 휘장을 찢으시며 성도를 믿음의 깊은 곳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사상은 신체가 저급하다고 말합니다. 초대교회에 발생한 이단 영지주의는 구원이 그리스도의 죽음, 즉 몸의 대속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영지주의는 영지(靈知), 즉 영적 지식이 구원을 이룬다고 봅니다. 그래서 신체는 극복되고 부인되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성경에서 “몸의 행실을 죽이라,” “육신의 소욕을 죽이라”고 하는 것을 육체라고 오해한 것입니다. 실상은 몸 혹은 신체가 아니라 옛사람, 거듭나지 않은 시절의 세속적 죄성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명령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은 사뭇 놀라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는 새 언약의 피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는 죄를 용서하는 ‘귀중한 피’이기에 우리는 이 피를 보혈(寶血)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조차 귀중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성소와 지성소를 나눈 휘장입니다(히 10:20). 이 휘장이 필요한 이유는, 죄인을 하나님의 영광이 임한 지성소로부터 격리시켜서 생명을 유지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 운명하실 때에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겨집니다. 휘장이 이제 불필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거룩함이 의롭다 여기신 사람에게 숨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제사장만이 일 년에 한 차례씩 들어가던 금기의 장소가 이제는 모든 신자에게 열리게 된 것입니다. 성찬식은 주님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예식입니다. 그 의미가 놀랍게 풍성합니다.

첫째, 영혼보다 저급한 것이라고 여겨졌던 육체를 통하여 신자의 구원을 이루십니다.
둘째, 하나님의 아들이 육체를 입고 그 육체로 구원을 이루었다는 것은 모든 육체에 대한 하나님의 긍정을 가르쳐줍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가 부활한다는 것은 구원의 완성이 우리의 육체를 포함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넷째, 지금 부활체를 가지고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예수님은 우리의 미래 모습, 즉 변화된 육체를 가진 미래의 우리 모습입니다.
다섯째, 성찬은 그리스도의 몸에 연합됨으로 우리에게 장차 올 승리를 미리 확인하는 예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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