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10회 4/14윈도우포럼 첫날 박상진 교수가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 새 판 짜기'에 대해 강의했다. ⓒ이지희 기자
(Photo : ) ▲10~11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10회 4/14윈도우포럼 첫날 박상진 교수가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 새 판 짜기'에 대해 강의했다. ⓒ이지희 기자

 

"샘의 근원이 마르고 있다."

 

박상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장신대 교수)은 다음세대의 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최근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10회 4/14윈도우포럼에서 그는 "처절하게 절망해야 희망이 나오고, 진짜 대안이 나온다"며 "저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더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샘의 근원이 마르는 현상은 교회학교, 선교단체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다음세대의 낮은 복음화율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종교통계에서 개신교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다음세대의 위기는 조만간 한국교회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의 주일학교가 미래의 한국교회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예장통합 교단만 하더라도 지난 10년 사이 주일학교가 35.6%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박상진 교수는 "다음세대 문제는 다음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생존의 문제"라며 "구라파 교회들이 건물은 잘 지어졌으나 고령의 성도들만 있는 모습을 보는데, 우리나라도 교회는 잘 지었으나 다음세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결국 경매로 나오게 되고, 지금도 경매로 나온 교회건물이 250개가 넘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회학교 위기의 일차적 요인이자 절대적 요인은 교육내용도, 교사도 아닌 '부모'였다. 박상진 교수의 '교회학교 위기 요인 진단 분석연구' 결과에 따르면, 1위는 부모요인(백점 환산 83.2), 2위는 학교요인(74.1)이었다. 박 교수는 "교회학교 학생의 약 25%가 교회를 빠지는 이유는 부모가 학원에 보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며 "시험 기간 교회에 나가지 않고 공부하기 바라는 부모에게서 아이들은 예배와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고, 언제든 교회를 떠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이런 소리 없는 출애굽 현상이 청소년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학교 위기의 두 번째 요인이 '학교'인 것에 대해 박 교수는 "결국 부모의 자녀교육관이 다음세대 신앙의 대 잇기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새들백교회의 좋은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대학입시가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자녀교육의 문제는 자녀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엘리 제사장을 책망할 때도 네 아들들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상진 교수는 교회마다 기독교학부모교육을 시작하고 부모교육을 축으로 다음세대교육을 재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지희 기자
(Photo : ) ▲이날 박상진 교수는 교회마다 기독교학부모교육을 시작하고 부모교육을 축으로 다음세대교육을 재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지희 기자

이처럼 교회 안에서도 뜨거운 자녀교육열은 '신앙교육열'이 아닌 결국 '세속적 교육열'이라는 것이 박상진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교회 안의 부모들이 자녀의 학업을 기독교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때 자녀 신앙교육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며 진정한 기독교 부모로서 정체성이 세워지는 것이 자녀의 신앙 정체성 회복을 위한 우선순위임을 강조했다. '구역모임에 가서 고액과외를 소개받고 왔다'는 웃지 못할 일들이 실제 벌어지는 가운데 그는 "부모의 욕망과 가치관이 변화되지 않는 한 교회를 다니는 동안 여전도회모임, 구역모임 등을 통해 오히려 더 세속적 교육이 강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학교 시대는 끝나, 지금은 대안 없는 '과도기적 시기'

박상진 교수는 "오늘날 교회교육을 역사적 시기로 구분하면, 주일학교시대가 종말을 고했지만 그 대안적 교육이 분명히 부각되지 않은 과도기적 시기"라고 말했다. 1780년 영국 글로체스터에서 로버트 레익스(Robert Raikes)에 의해 시작된 주일학교가 기독교교육 패러다임으로 수 세기를 지나왔으나, 현재는 여러 한계를 드러내며 교회교육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고, 아직 대안적 패러다임도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기존의 교회학교 중심, 교사 중심의 교회교육에서 부모 중심, 가정 중심, 교구 중심의 교회교육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로버트 레익스가 방직공장 아이들에게 읽기, 쓰기, 셈하기와 성경을 가르쳤던 초기 주일학교 운동에서 발견할 것은, 지금 아이들의 실존을 분석하면서 이들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여전히 주일학교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무게중심을 주일학교에서 가정으로, 교사에서 부모의 품으로 옮겨와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168시간(1주일) 중 1시간만 보내는 교회학교가 다음세대의 신앙을 절대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박상진 교수가 조사한 바로는 교회학교 분반공부 시간은 평균 11~15분으로, 사실상 분반공부 프로그램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이들의 내면의 터치가 이뤄지는 생명력 있는 교회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하고 가정이 변해야 교회학교가 변한다. 부모를 신앙의 교사로 세워야 한다"며 "단지 교회를 다니는 부모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크리스천 부모가 되도록 부모를 세워서 가정에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담당하는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마다 기독교학부모교육을 시작하고 부모교육을 축으로 다음세대교육을 재편성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