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Photo : )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사학회(회장 김주한 박사)와 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박용규 박사),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 이승구 박사) 주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공동 학술대회'가 18일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 및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숙 박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개혁과 부흥'이라는 주제로 교회사와 기독교 사상사 권위자인 존 D. 우드브리지(John D. Woodbridge) 교수(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가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본래의 의도, 역사적 발전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에서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500년 전 마르틴 루터가 '오직 성경' 교리를 확립하는 과정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발표에 앞서 '솔라 스크립투라'의 정의에 대해 "성경만이 교리와 실천을 위한 무오한 최종 권위이고, 모든 사람의 견해와 교회의 신조와 전통에 대한 결정적 규범"이라고 규정했다.

우드브리지 교수는 "루터의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옹호하는 것'은 투옥과 순교 같은 큰 희생이 따르는 일이었다. 보름스 회의를 떠날 때, 스페인 병사들은 그를 향해 '화형에 처하라'고 외쳤다"며 "보름스 회의 후 루터는 범법자가 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우리는 루터가 '솔라 스크립투라' 교리를 변호하기 위해 얼마나 용감히 행동했는지 다시 한 번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루터는 성경의 진실성(truthfulness)과 무오성(infallibility)을 믿었다. 그러나 루터의 사상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특히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에 의해 이 요소가 자주 간과된다"며 "루터는 로마서 1장 17절을 읽고서 영적으로 자신이 다시 태어났음을 알고, 성령의 능력 아래 성경 전체를 기독론적으로 읽어가면서 성경의 신뢰성을 확신했다. 루터에게 그리스도는 성경의 중심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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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브리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진실성과 무오성, 충분성, 원본의 신뢰성, 명료성 등 루터가 생각했던 '솔라 스크립투라'의 4가지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존 우드브리지 교수는 "그러나 루터가 최초로 성경의 무오성 교리를 만들어 낸 '신학 혁신가'는 결코 아니었고, 루터 당시 대다수 로마가톨릭 신학자들 역시 성경의 절대적 진실성을 믿고 있었다"며 "그렇다면 성경에 관해 루터와 로마가톨릭 사이에 벌인 논쟁의 원인은 무엇 때문이었나? 루터는 그리스도와 구원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성경만이 충분히 말해준다고 믿었지만, 로마가톨릭은 성경으로는 불충분하고 성경 가르침에 무오한 교회의 교훈과 전통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했다.

'성경의 충분성'에 대해선 "루터는 신조들을 포함한 교회의 권위들이 영적으로 가치있다고 믿었지만, '성경은 자궁이다. 거기서 신학적 진리와 교회가 태어난다'며 성경에 일치하는 정도까지만 귀중하게 여겼다"며 "그는 교회가 성경을 만들었다는 로마가톨릭의 주장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루터와 대조적으로 당시 로마가톨릭은 성경에서 얻을 수 없는 구원에 관한 지식이 교회의 교훈과 전통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원본의 신뢰성'에 관해선 "루터는 헬라어와 히브리어 성경 원문을 믿었지만, 제롬이 쓴 라틴어 성경(Latin Vulgate)의 오류투성이 본문은 하나님 말씀의 무오성에 해당된다고 보지 않았다"며 "루터는 로마가톨릭 성경 해석자들이 헬라어 지식의 부족과 부재로 인해, 기독교 신앙을 종종 오해한다고 비난했다. 루터가 고해성사를 날카롭게 비판했던 이유는, 제롬의 라틴어 성경 마태복음 4장 17절의 '틀린 번역'에 기초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명료성'과 관련해서는 "루터는 성경의 명료성에 대해 이중적으로 정의했다. 첫째는 외적인 것으로 말씀 사역과, 둘째는 내적인 것으로 마음의 지식과 각각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모든 성경과 성경 각 부분을 이해하려면 내적으로 성령이 필요하다. 반면 외적으로 그 어떠한 것도 모호하거나 애매한 채 남겨진 것은 없고, 성경의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해 가장 밝은 빛 가운데 놓여 있고 온 세상에 선포됐다"고 했다.

우드브리지 교수는 성경의 권위에 관해 영국국교회 신자였던 윌리엄 휘태커와 로마가톨릭 추기경이었던 로버트 벨라민 간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휘태커와 루터의 가르침을 비교했다. 마지막으로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증거를 위해 솔라 스크립투라 교리를 붙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세속적 현 시대 가운데 하나님 말씀 위에 담대히 서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자원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다름 아닌 하나님 자신의 힘', '성경 자체의 안전과 능력', '성경의 실용성과 유익성', '설교와 전도를 위한 성경의 능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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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우드브리지 교수는 "루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복된 삶을 살게 하는 유일한 길, 곧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라고 우리를 강권한다"며 "그래서 약 500년 전 보름스 회의에서 루터는 그리스도에 대해 말하는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 위에 섰고, '강한 성'이신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신다고 위풍당당하게 노래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정리했다.

덧붙여 "마찬가지로 우리도 복음에 굶주린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고 있는 하나님 말씀 위에 담대히 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후 토마스 존 해스팅스(Thomas John Hastings) 교수(美 해외선교연구센터·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가 '놀라운 경이감, 예배, 그리고 복음증거: 신앙고백, 교리문답, 하나님의 선교 재고'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오후에는 분과 모임이 진행됐다. 1분과에서 '한국교회, 개혁의 주체인가? 개혁의 대상인가?: 교회를 향한 이단들의 도발적 질문들을 중심으로'에 대해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가, 2분과에서 '종교개혁의 완성으로서의 존 웨슬리 신학: 한국교회를 위한 제언'에 대해 박창훈 교수(서울신대)가 발표했다.

또 '16세기 프로테스탄트 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죽음관'을 김선영 교수(실천신대), '기독론에서 본 종말론의 재발견: 세례와 성만찬을 중심으로'를 유태화 교수(백석대)가, '루터의 종교개혁의 기초와 하나님의 예정'을 이남규 교수(합동신대), '미국 1차 대각성운동과 평양 대부흥운동의 연속성연구'를 조현진 교수 (한국성서대)가 각각 전했다.

발표에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가 '솔라 스크립투라(사 66:1-6)'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배 후 특별순서로 '올해의 신학자 상' 시상식이 열려 이종윤 박사(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회 대표회장)가 장세훈 박사(국제신대)에게 시상했으며, 이상규 박사(고신대)에게 은퇴기념 논문집과 감사패를 증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