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13,231... 이 숫자는 서장훈이란 사람이 15년 프로 농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넣었던 골의 점수입니다. 이제 방송인이 된 서장훈은, 얼마 전 '말하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의 선수 생활은 자신을 끊임 없이 자책하는 구도자와 같은 것이었고, 그래서 나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의 심정으로 매일 시합에 나갔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역시 최고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농구 선수가 되기로 결정하던 날, 다른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선수가 되기를 소원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최고가 되기 위해 가장 많은 연습을 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한 가지만은 늘 마음에 새기며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에게 철저하게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한 경기에 20점 정도를 넣으면 그 경기의 수훈 선수로 뽑혀 신문 기사에 나오지만 그는 30점, 40점을 넣은 날도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그날 경기 비디오를 되돌려보며 자신을 자책했다고 했습니다. 경기에 지는 날이면, 그날 입었던 유니폼을 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는 이기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통산 경기당 평균 20점... 여러분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그가 프로 선수생활을 했던 15년 동안 매 경기마다 20점 정도를 넣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팀이 경기를 이기던 지던 그는 매일 수훈 선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쉽게 영광에 취해버립니다. 어쩌다 수훈 선수가 되면,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칭찬하고 높여주면, 그 달콤한 말에 쉽게 취해버립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를 망쳐버립니다. 그런데 그는 늘 자신에게 냉정했다고 했습니다. 달콤한 말들이 그를 흔들어 대도 그는 늘 스스로에게 냉정했다고 했습니다. 압도적인 선수가 되기를 원하는 열정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LA 근교에 살고 있던 5촌 조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직 결혼도 못하고, 이제 마흔 밖에 안된 젊은 조카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못 해준 것만 생각이나 너무 미안했습니다. 제가 과외를 해주던 시절, 공부 안하고 농땡이를 친다고 자로 손바닥을 때려주던 생각이 나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제일 미안한 것은, 청년부 시절 실족하여 믿음을 떠났던 이 아이에게 간곡히 복음을 전해주지 못한 것...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일 마다 교회로 모여 찬양하고 예배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냉정하지 못한지 모릅니다. 정말 우리가 복음을 믿고 있는지, 정말 그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고 있는지, 천국과 지옥이 정말 있다면 나는 지금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주님을 사랑한다 말하지만 주님을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우리에게 정말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이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을 향한 우리의 열정이 아름답게 열매를 맺기를 원한다면 매일 밤 스스로를 냉정하게 십자가로 돌이킬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냉정과 열정 사이를 지혜롭게 살아가실 수 있는 성도님들이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