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훈
▲학교 앞 전도 중 만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박연훈 목사(왼쪽 두 번째). ⓒ키즈처치리바이벌
학교 앞 전도 중 만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박연훈 목사(왼쪽 두 번째). ⓒ키즈처치리바이벌

"이젠 바꿔야 합니다. 기존 '교회학교'라는 개념만으로는 더 이상 다음세대 부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어린이 교회'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학교'를 '교회'로 재정립해야 하는 것입니다."

무려 36년 동안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사역해온 박연훈 목사(남서울비전교회 교육부 총괄)의 주장이자, 그 동안 다음세대 부흥만을 바라보고 오직 한 길만을 달려온 사역의 결론이다. 그는 "교회는 교회 본연의 사명인 영혼구원과 어린이들을 장성한 그리스도의 분량까지 키우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어린이 교회"라고 역설한다.

우리의 다음세대, 특히 초등학년 아이들의 감소는 '한국교회 위기론'을 이야기 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어서 자칫 무감각해질 수 있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 한국교회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는 게 모든 기독교인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교회에서 어린이들이 줄어드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박연훈 목사는 이를 '교회학교'라는 기존의 시스템과 사고방식에서 찾는다. 박 목사에 따르면 과거 우리나라 근대화에 공헌했던 교회는 이 사회를 위한 '교육의 장'이었고, 교회학교 라는 용어 역시 그와 같은 교회의 정체성이 반영된 용어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의 수준이 떨어졌던 시절,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 교회는 그야말로 앞서가던 이들의 집합소였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로 어린이들이 몰렸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던 것.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게 박 목사의 생각이다.

"이젠 배울 곳이 없어 못 배우는 시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배울 곳이 넘쳐나는 때이죠.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학원은 물론, 학습지, 인터넷 등을 통해 온종일 배우고 또 배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영혼의 쉼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들에게 안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이게 진짜 교회의 역할이죠."

그래서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과감하게 '어린이 교회'로 그 시스템과 인식을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학교의 시스템을 억지스럽게 교회에 적용하지 말고, 교회가 가진 그 본연의 모습대로 아이들을 영적으로 목양해 구원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게 박 목사 주장의 핵심이다.

박 목사는 지금까지 교회학교가 가졌던 이른바 '학교 시스템'의 한계를 △일년제 교사 △영적인 훈련 불가 △찬양이 아닌 음악시간 △생명관계가 아닌 교육관계 등에서 찾는다. 특히 '일년제 교사'에 대해 그는 "만약 교회의 담임목사가 1년마다 바뀐다면, 그 교회는 결코 부흥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도 교회학교의 일년제 교사에 대해서는 문제 의식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어린이 교회'는 평생 담임교사제"라며 "또 교사라는, 무언가 지식적으로 가르친다는 의미의 용어보다 목양적 개념의 '반(班)사'라는 이름을 쓸 것을 제안한다. 말 그대로 반사들의 주된 임무는 어린이들을 영적으로 목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로 1~6학년의 초등학생들이 학년 구분 없이 어린이 교회를 구성한다. 반사는 이들이 중·고등부가 될까지 목양을 하고, 중·고등부가 되면 그 담당 부서의 교사들이 다시 그들을 맡는다는 게 바로 어린이 교회의 기본 개념"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한때 5,000여 명의 어린이들을 모아 세계 최대 어린이 교회로 꼽혔던 부산 서부교회가 바로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는 어린이 교회의 특징으로 △지식적 교육이 아닌 영혼 구원에 초점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찬양 △전교인 반사화 등을 꼽았다.

박 목사는 "초기 히브리인들을 보면 그들의 전 세대가 회당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다. 또 그들의 자녀들에게 구약성경을 가르치며 그것대로 살 것을 끊임없이 권면했다. 오늘날 적은 수의 유대인들이 정치,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의 이면에는 이렇게 신앙과 삶을 일치시켰던 그들의 전통이 있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교회도 아이들을 단순히 교회학교라는 하부 구조의 구성원들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교회의 주축으로 삼아 전인적으로 보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연훈 목사는 어린이 사역을 위해 설립한 '교회학교성장연구소'의 이름을 '키즈처치리바이벌'로 바꾸고 이 같은 '어린이 교회'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쳐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