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 리디머장로교회의 팀 켈러(Tim Keller) 목사가 올해 프린스턴신학교에서 매년 시상하는 '카이퍼상'(Kuyper Prize) 수상자로 선정되자, 학내에서 그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릴리전뉴스가 21일 보도했다.  

켈러 목사가 여성 목사 안수와 동성애를 강력히 반대하는 보수 교단 출신의 인물이라는 것이 논란이 된 이유다.

카이퍼상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칼빈주의 신학자이자 목사인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를 기리기 위한 상이다. 카이퍼는 생전 중하류층 정통 칼빈주의자에게 종교적·정치적 발언권을 주고, 네덜란드 복수 사회 발전에 공헌하며 보편적 은혜를 강조하는 정통적 칼빈주의를 부활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4월 6일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턴대에서 열리며 켈러 목사는 시상식과 함께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교회개척과 복음화에 대한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학교 측은 "켈러 목사는 혁신적인 신학자이자 교회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뛰어난 저술가이자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 선교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탁월한 개혁신학과 대중 전도에 따른 공로로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 PCUSA와 연계된 진보적 신학교인 프린스턴이 이보다 훨씬 보수적인 미장로교(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PCA) 소속의 켈러 목사에게 이 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PCA 교단은 동성애를 강력하게 반대할 뿐 아니라 여성들의 목사 안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프린스턴신학교 출신으로 최근 텍사스 샌안토니오 소재의 PCUSA 소속 목사가 된 트레이시 스미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좀 거칠게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 사역자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학생의 절반(절반 이상일 수도 있다)은 목사가 될 수 없다고 믿는 인물에게 이같은 상을 수여해서는 안 된다. 이는 공격적이고 내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캐롤 하워드 메리트(Carol Howard Merritt) 작가는 유명한 장로교 잡지인 '크리스천 센트리'(Christian Century)에 올린 글에서 "'여성은 반드시 남성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관점은 상호보완주의로 잘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가정 학대를 조장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크레이그 버니스(Craig Barnes) 총장은 "신학적 사고와 실천의 다양성은 우리 학교의 오랜 특징이었다"면서 학교 측의 입장을 두둔했다.

버니스 총장은 "정교회나 가톨릭교회 출신의 강사들도 우리 학교의 강연자로 나섰다.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정의의 관점에서 켈러 목사를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