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신학교 중 하나인 덴버신학대(Denver Seminary) 마크 영(Mark S. Young, Ph.D., 선교학) 총장과 리차드 헤스(Richard S. Hess, Ph.D., 구약학) 교수가 최근 방한했다. 한국의 여러 신학교와 교회, 선교단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세계선교의 나아길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제적 복음선교단체인 큐리오스 인터내셔널(대표 정성욱 덴버신학대 교수)이 20~21일 일정으로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개최한 '세계선교의 현재와 미래' 포럼에도 강사로 참여했다. 포럼 기간 중 이들을 만나, 선교의 나아갈 방향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이번 포럼에서 주로 어떤 내용을 발표했나?

마크 영 총장(이하 영): "'선교의 지속적 가치'가 내 강연의 주제였다. 즉, 선교가 교회와 개인, 그리고 선교 대상지에 주는 유익에 대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교회와 관련한 선교의 유익을 말하자면, 선교는 우선 교회를 연합시킨다. 역사적으로 선교에 동참했던 교회들은, 서로 다른 교단과 신학적 배경을 가졌다 할지라도 서로 연합해 선교의 사명을 감당해 왔다. 선교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선교가 아닌 다른 문제는 그저 주변적인 것에 불과했고, 이것은 이들을 보다 쉽게 하나 되게 했다.

또한 선교는 교회를 정화시킨다. 선교의 길에서 고난과 핍박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신앙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깨끗하게 한다. 기독교인은 고난과 핍박 속에서 참된 믿음의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끝으로 선교는 교회에 활력을 제공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이 세상은 교회로 하여금 언제나 새로운 선교의 전략을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과 문화, 사람은 새로운 신학적 접근과 지침들을 요구하고, 여기에 능동적으로 응답하는 과정에서 교회는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리차드 헤스 교수(이하 헤스): "나는 이번 포럼에서 구약의 선교적 모티브를 강조했다. 흔히 구약이라고 하면 이스라엘이라는 특정 민족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에 국한된 것으로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그들 가운데 역사하신 것은 단순히 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통해 나아올 만민을 위함이었다. 아브라함을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신 것, 여호수아로 하여금 땅을 정복하게 하신 것, 솔로몬을 통해 성전을 지으신 것 모두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선교 때문이다."

-덴버신학대가 있는 미국의 선교적 상황은 어떤가?

영: "지금까지 미국교회는 세계선교를 위해 많은 일을 했고 그 만큼 공헌도 컸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은 오히려 선교가 필요한 곳이 되어 버렸다. 참 안타까운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이는 많은 교회들이 분파적으로 정치에 관여한 탓으로 본다."

덴버신학대 마크 영 리차드 헤스
▲마크 영 총장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기독교인은 항상 복음과 동행해야 하고, 그렇다면 그는 전적으로 선교에 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나 시도가 있나?

영: "물론이다. 미국교회가 전통적으로 해왔던 선교의 방식을 재고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있다. 이는 비단 미국교회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세계적 움직임이다. 지금까지의 선교는, 교회를 개척한다든가 신학을 가르치는 등 주로 종교적 색깔이 강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젠 보다 통전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비즈니스 선교가 바로 그러한 변화의 한 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통전적 선교는 성직자나 전문 선교사 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을 선교 동력화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이들이 제대로 신학 교육을 받지 못할 경우 자칫 선교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비즈니스와 의료, 복지 등 다양한 모습으로 선교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저 비즈니스로, 의료로, 복지로만 끝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런 것들이 결국 선교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신학 교육은 필수적이다. 이슬람권 선교에 있어선 특히 더 그렇다. 그러므로 신학대들이 그런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며, 덴버신학대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전적 선교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모든 기독교인들을 선교 동력화 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헤스: "전통적으로 교회는 기독교인들을 성직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구분해 왔고, 그런 관점으로 선교 역시 수행해 온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신학 교육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성직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신학적으로 교육된 모든 기독교인들이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 세계적 선교의 큰 흐름이라 할 것이다."

영: "그동안 전문 선교사를 포함한 성직자와 일반 성도를 구분한 여러 기준 가운데 하나는 물리적 시간이었다. 즉, 전적으로 선교 사역에 임하느냐 아니면 부분적으로 참여하느냐의 차이였다. 그러나 이젠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기독교인은 항상 복음의 터 위에서 주님과 동행해야 하고, 실제 그렇게 사는 이라면 그는 전적으로 선교에 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덴버신학대에는 성직자가 되려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여러 직종에서 이미 헌신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오늘날 기독교 선교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영: "기독교 외적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화이고 다른 하나는 근본주의적 종교화다. 이 둘은 서로 정반대의 모습이지만 모두 기독교 선교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다. 실제 이런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는 나라들에서 기독교는 쇠퇴하거나 핍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기독교 내적으로는 신앙인들 사이의 잘못된 '개인주의'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 즉, 신앙의 목적을 그저 나 자신의 행복 추구로만 생각하는 경향이다. 이렇게 개인화된 신앙은 선교에 치명적이다. 진정한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 역사에 내가 동참한다는 의식이 생겨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진짜 행복도 바로 그럴 때 찾아온다고 믿는다."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가 풀어가야 할 선교적 과제가 있다면?

"난민들과 같은, 자신의 뿌리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기독교가 과연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이 이 시대 선교의 가장 큰 도전이자 또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