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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부터 탄핵 선고까지, 기독교는 어디 있었나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Mar 09, 2017 10:43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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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초기 비판적이었다 최근엔 ‘태극기집회’ 참여 늘어

헌법재판소가 3월 10일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국민들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교계는 일제히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탄핵 찬반 양편 모두 승복하고 이제 화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 6개월 간, 교계의 움직임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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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_최순실은?'부터 촛불 집회, 탄핵소추까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 의혹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국민들은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나섰고, 국회는 지난 해 12월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원 300명 중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 불참 1표로 가결했다. 탄핵심판 선고는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지 92일 만이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

기독교계도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부터 탄핵소추안 가결과 특검 수사,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지금까지 찬반 양쪽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 왔다.

지난해 8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이 최초로 제기됐고, 두 달 후인 10월 24일 문제의 '태블릿PC' 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연설문 등의 각종 청와대 자료가 최순실 소유의 태블릿PC에 들어있고,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쳤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10월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됐고, 29일 3만 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후 촛불집회는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NCCK(총무 김영주 목사) 언론위원회는 10월의 '시선 2016'으로 SNS 해시태그 운동 '#그런데_최순실은?'을 선정했다.

사건 초기 기독교계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일제히 비판했다. 최순실이 그의 아버지이자 사이비 영세교 교주인 최태민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영적 상태'를 조종해 왔다는 보도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최순실과 부친 최태민 일가의 개명. ⓒ방송 캡쳐
최순실과 부친 최태민 일가의 개명. ⓒ방송 캡쳐

이에 보수 연합기관들과 예장 합동·통합 등 각 교단들이 대통령과 최순실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계는 박 대통령을 '우상을 섬기는 지도자'로 의심했고, 최순실은 사울의 명령에 의해 사무엘을 불러낸 '신접한 여인'으로 회자됐다. 목회자들은 각 교회 설교에서 이러한 나라 현실을 개탄했다.

11월 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특검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하라"고,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은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최순실이라는 비선 측근이 아닌 자신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NCCK 비상시국대책회의는 앞선 10월 2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의 최종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국기 문란행위를 자행하고 국정의 책임을 회피했다"며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기윤실이나 샬롬나비 등 시민단체들도 비판 성명에 가세했다.

춧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춧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최순실을 비롯해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5일과 11월 4일, 11월 29일 세 차례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했다. 특히 두 번째 사과에서는 사이비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박 대통령은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며 "심지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11월에는 매주 토요일 열리는 촛불 집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으며, 목회자를 포함한 기독교인들도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상당수 거리로 나섰다. 일부 신학대 교수와 학생들도 시국선언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미스바 구국연합기도회, 로마서 13장, 태극기 집회

이와 별도로 국가기도연합을 중심으로 한 기도자들은 11월 5일부터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시각 서울역 광장에서 나라의 위기를 놓고 '미스바 구국연합기도회'로 모여 함께 기도했으며, 이번 주 토요일로 이 기도회는 20회를 맞는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서경석 목사 주도로 '태극기 집회'를 시작했고, 이 역시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 계속되고 있다.

태극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
태극기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

시국선언 과정에서 장신대 김철홍 교수는 1년 전 '국정교과서 논쟁'에 이어 학교 게시판에 교수들의 시국선언과 학생들의 촛불 집회 참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거센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로마서 13장의 진정한 의미를 놓고 탄핵 찬반 양측이 각각 故 옥한흠 목사의 관련 설교와 소장 신학자들의 주장 등을 근거로 상이한 신학적 해석을 내놓았다.

국회는 12월 6일 국정조사 청문회를 시작했고, 9일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21일에는 70일 기한의 특검 수사에 돌입했고, 22일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개시됐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촛불 집회는 다소 누그러졌고, 사드 반대 등의 구호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2월로 접어들면서 특검 수사와 언론 보도 등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집회 참석 인원도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박 대통령의 사이비 연루 의혹들이 어느 정도 '가짜 뉴스'로 드러나면서, 일제히 비판적이던 기독교계의 반응도 다소 달라졌다. 그러면서 점점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 탄핵 찬반 양측은 점차 세대 간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탄핵으로 인해 매년 대통령이 참석하던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했고, 지난 2일 행사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앞서 3월 1일에는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태극기 집회'가 예정된 장소에서 한기총과 한교연이 함께 기도하면서, 사실상 태극기 집회를 도왔다. 그러나 이영훈 대표회장은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장소가 같아 오해를 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서울광장과 세종대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
서울광장과 세종대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

선고를 앞두고, 교계는 '승복'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한기총은 "과정 중에 일어난 여러 양상들은 의견이나 주장을 표현한 수단일 뿐 결론이 아니다"며 "그러나 결론은 분명 하나로 내려질 수밖에 없고, 우리는 어떻게 결정이 되든지 겸허히 수용하여 승복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요, 근간"이라고 밝혔다.

한교연 역시 "내일 이후 우리 모두는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 땅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한국교회언론회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국가적 환경이 엄위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선민네트워크(상임대표 김규호 목사)는 "내일 어떠한 결정이 나오더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여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여 대한민국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정"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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