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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길 목사의 영성으로 가는 성지순례 이야기(25)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Mar 09, 2017 10:40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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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의 결박을 끊으신 주님을 만나는 거라사

서병길 목사(이스라엘선교회)
서병길 목사(이스라엘선교회)

갈릴리 바다의 중심도시 티베리아스에서 쿠러쉬(Kursi)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티베리아스에서 서북쪽 해안 90번 도로와 북쪽 해안 87번 도로를 타고 갈릴리 바다 일주 도로를 서쪽에서 북쪽 해안으로 돌아 동쪽 해안으로 오게 되면 92번 도로가 있다. 92번 도로는 갈릴리 바다 일주 도로이다. 이곳에서 789번 도로를 만나는데 이 도로가 골란고원으로 올라가는 도로이다. 그 도로 위에 휴양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라못이란 마을이 있고 그 아래에 우리가 가고자 하는 쿠러쉬 국립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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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길은 90번 도로를 타고 갈릴리 바다 남쪽 일주 도로로 내려가면 남에서 동북으로 92번 도로를 만나 이곳까지 가는데 승용차로 약 35분 걸린다.

이곳이 갈릴리 바다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티베리아스에서 바다를 건너면 직선으로 만나는 곳에 위치한 것이다. 예수님의 사역의 중심지였던 가버나움에서 이곳까지는 87번 도로를 경유하여 92번 일주 도로를 타고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성경에 나타난 거라사

마태복음 8장 28-34절에는 가다라(Gadara) 지방으로, 마가복음 5장 1-20절에는 거라사(Gerasa)인의 지방으로 표기되고, 누가복음 8장 26-39절에도 갈릴리 맞은편 거라사 인의 땅이라고 기록된 이곳은 오늘날 쿠러쉬(Kursi)라 부르는 곳이다. 갈릴리 바다에 풍랑이 일어나 (이 풍랑은 우기인 겨울에 일어나는데 주로 골란고원의 더운 바람과 지중해의 찬바람이 만나 발생한다.) 제자들이 무서워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풍랑이 이는 바다를 잔잔케 하신다. 갈릴리 서편에서 출발하신 주님은 동편 가다라 지방에 도착하신 것이다. 이곳에서 귀신 들린 자가 무덤 사이에서 나와 주님을 만났고 주님께서 귀신들의 간구를 듣고 근처에 있던 돼지 떼에 들여보내니 귀신들이 들어간 돼지 떼들은 비탈로 내리달아 바다에 들어가서 물에서 몰사하게 되었다. 마가복음 5장 13절에서는 그 수가 자그마치 2천 마리나 되었다고 한다. 주님은 유난히 갈릴리 주변에서 귀신들을 많이 쫓아내셨다. 주님의 오신 목적이 바로 사단의 결박을 끊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하심인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다.

당시 종교문화적 습관으로는 구약 레위기에 근거하여 돼지는 부정한 동물이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는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갈릴리가 이방인 지역이었고 당시 로마군에게 식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갈릴리는 ‘비아 마리스’라는 해변길이 이곳을 지나면서 많은 외국인들과 외국 상품, 외국 신들이 넘쳐났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자기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만 해변 길을 따라 다녔던 이방인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돼지를 사육하였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곳에 살았던 유대인들은 아무래도 개방적일 수밖에 없었고 생계를 위해 돼지 사육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의 거라사

시리아 영토였던 이곳을 1967년 6일 전쟁 이후 점령한 이스라엘은 1970년에 도로 공사를 하던 인부들에 의해 고대 수도원의 벽돌을 발견하게 된다. 이 발굴로 비잔틴 시대(AD 385-AD 638)에 만들어진 수도원이 드러났다. 이 수도원은 예배 시설뿐만 아니라 올리브 기름을 짜는 장소도 가지고 있다. 이 건물이 지어진 시기는 AD 5세기로 추정된다.

614년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수도원은 무너졌고 이후에는 아랍인에 의해 잠시 사용되다 다시 무너졌다. 여러 차례 파괴에 복구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고고학자들은 발굴 유적을 통해 이곳 경당이 있는 바위 근처에서 돼지 떼들의 기적이 일어났을 것이라 생각했다.

거라사 국립공원 입구
거라사 국립공원 입구

1970년 발굴 이후 수도원의 바닥 부분만이 보존되어 오던 것을 옆 기둥까지 세워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82년 9월부터 기독교인들의 순례가 잦아지자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국립공원으로 만들었다.

쿠러쉬와 제라쉬

1999년 가을에 필자는 중동선교사 대회 참석차 요르단에 갈 기회가 있었다. 대회를 마친 후 제라쉬(Jerash)라는 유적지를 방문했다. 그때 안내하던 모 선교사가 제라쉬를 거라사라고 소개하면서 돼지 떼 2천 마리가 근처 강(야르묵)으로 가서 몰사되었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한동안 황당하였다.

제라쉬는 가다라 지방의 중심 도시다. 물론 제라쉬가 거라사라고 기록된 것이 많고 현지에서도 그렇게 소개하고 있다. 예수님 시대에도 이곳은 ‘거라사’라 불리우기도 하였다.(예수님 당시에는 2만 명이나 거주하였다). 그러나 제라쉬를 거라사라 보기에는 상황상 맞지 않은 점이 다소 있다.

헬라어로 거라사라 불리워지는 제라쉬는 길르앗 지방의 헬라도시였다가 로마의 점령 후에는 데카폴리스 10개 도시 중에 하나일 정도로 큰 도시로 성장하였다. 중요한 도로가 지나가고 주변의 철광산으로 인해 부요한 도시 중의 하나였고. 로마황제가 관심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였다.

기원전에는 이스라엘의 하스모니안 왕조의 통치를 받기도 하였다. 서기 7세기까지 도시는 번영하였고, 대규모 교회들이 건축되어지기도 하였다. 아랍시대 이후로 이 도시의 이름이 제라쉬로 바뀌었지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이곳을 ‘거라사인의 땅’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선교사는 제라쉬를 귀신 들린 사람에게 돼지 떼에게 귀신을 들어가라 해서 바다로 들어가게 했던 그 기적의 현장이라고 설명하였던 것 같다. 그러했다 할지라고 제라쉬는 성경의 사건 내용과 맞지 않는다. 다만 그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라 볼 수 있겠다.

왜 쿠러쉬가 되어야 하나

어째서 제라쉬가 아니고 쿠러쉬인가? 그것은 바로 갈릴리 바다 때문이다. 성경은 분명히 돼지 떼가 갈릴리 바다로 들어갔다고 한다.

또 예수님이 가신 거라사 인의 땅은 가다라 지방이다.(마8:28) 마가복음에도 예수님이 바다 건너편 거라사 인의 지방에 이르렀다고 기록하였다. 배에서 내려 더러운 귀신 들린 자를 만났다고 했다.(막5:1-2) 그러면 이곳은 갈릴리 바다 동쪽 선착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산이 있고, 산 중턱에는 돌 무덤들이 있으며 평지가 산비탈에 있어야 한다. 그곳에서 갈릴리 바다에까지 연결되는 낭떠러지 같은 경사가 있는 비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마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거라사에서 볼 수 있는 비탈진 언덕. 곳곳에 무덤의 흔적이 남아있다.
거라사에서 볼 수 있는 비탈진 언덕. 곳곳에 무덤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렇게 보면 갈릴리 바다에서 50km나 떨어져 있는 제라쉬가 거라사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수님이 배에서 내려 100리나 걸어가셨고, 돼지 떼가 100리나 와서 몰살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강도 아주 작은 강이어서 바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갈릴리 바다 동쪽에 있는 쿠러쉬는 우리말 표기로는 ‘거라사’이다. 이곳에는 갈릴리 바다가 가까이에 있고, 산과 비탈에서 갈릴리 바다로 내려가는 모양이 비슷하고 산 중턱에는 고대 돌 무덤들과 집터들이 있다. 지금은 비탈 밑으로 포장된 갈릴리 바다 일주 도로가 있지만 옛날에는 비탈이 갈릴리 바다까지 연결되어 절벽을 이루었고, 절벽의 끝은 해변이 아니라 수심 25m 이상 되는 곳까지 뻗어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이방인들이 거주하였고 돼지 키우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제라쉬가 거라사의 본 동네라 할지라도, 쿠러쉬가 예수님이 군대 귀신 들린 자를 만난 곳임을 여러 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성지를 둘러 볼 때는 가능하면 성경적이며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추측을 따라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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