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흑인 민권운동이 태동 한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소재한 국립민권인권센터(National Center for Civil and Human Rights)에 세워진다.

지난 9일 국립민권인권센터 컨퍼런스룸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설립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백규 소녀상 건립위원장, 데보라 리차드슨 국립민권인권센터 상임고문,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 헬렌 김호 변호사, 박수목 조지아한인식품협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건립위원들이 참석했다.

김백규 소녀상 건립 위원장은 “소녀상 설립을 구상해온 것은 개인적으로 약 2년반 전부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측의 강한 반발을 우려해 철저히 비밀리에 조사하다가 테스크포스팀과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긴 것은 작년 8월부터다.”라고 말했다.

데보라 리차드슨 국립민권인권센터 상임고문은 소녀상 건립하려는데 일본측의 압력이나 방해공작이 예상되는데 어떠한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치적이거나 민족적 측면이 아닌 인권과 정의라는 순수한 측면에서 건립하는 것으로 향후 일본의 방해공작에 대처하겠다. 우리 민권인권센터는 ‘평화의 소녀상’을 정치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인권(Human Rights)’에 중점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데보라 리차드슨 상임고문은 “이번 소녀상 설치는 센터가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먼저 제안해 추진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같은 국제적인 인권문제를 알리는 것이 우리 센터가 해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혼다 전 의원은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를 기리는 동시에, 과거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가르쳐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 센터는 소녀상이 세워질 장소로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혼다는 ‘평화의 소녀상’ 설립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신과 용기를 기리기 위함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도 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에 설치될 소녀상은 기설치된 소녀상들과 마찬가지로 동판을 소재로 가로 2m, 세로 1.23m 규모로 이전부터 제작을 담당해온 김서경, 김운경 부부작가가 이번 애틀랜타 소녀상도 제작중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한인과 위안부피해자, 인권문제를 연결하는 하나의 상징이된다.

건립위원회 박수목 위원은 “이 상징물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갈 당시에는 꽃다운 소녀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징물의 새, 빈자리, 왜 맨발로 뒤꿈치를 들고 있는 모습 등은 각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녀상의 주요 의미는 불규칙하게 잘린 머리카락은 '가족과 강제로 이별해 찢겨나간 피해자들의 마음', 어깨위의 새는 ‘세상을 뜬 위안부피해자들과 현재의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 꼭 쥔 손은 ‘무례한 일본정부의 작태에 대한 분노’, 발꿈치가 들린 맨발은 ‘고향에 돌아와도 편히 정착하지못한 이들의 방황’을 빈의자는 ‘세상을 뜬 피해자들, 관람객이 앉아 지금 우리가 소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상징한다.

2014년 설립된 국립민권인권센터는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에 있는 것으로 이 센터는. 1960년대의 흑인민권운동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미주에 기설치된 2개소와는 달리 대도시 한복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편, 김백규 위원장은 “애틀랜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데는 제작, 이송, 설치 까지 총 12만불 정도의 예산이 든다”며 “애틀랜타 한인커뮤니티에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