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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를 알기 위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기독일보

입력 Feb 13, 2017 08:54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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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채드윅 | 전경훈 역 | 뿌리와이파리 | 216쪽 

서방교회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도 바울 이후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사상은 좋은 면으로든, 나쁜 면으로든 중세 교회를 지배했다. 즉,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 및 중세 대학 창립자들의 신학과 철학은 신앙과 이성의 관계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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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16세기 일어난 종교개혁가들과 로마가톨릭교회의 반종교개혁가들 모두 아우구스티누스를 재발견했다. 벤자민 워필드는 종교개혁을 가리켜 '아우구스티누스의 교회론을 넘어, 아우구스티누스의 은혜론이 거둔 궁극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은 언제나 '사랑'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는 말년에 자신의 사상과 저서들을 다시 평가했다. 사랑이란 개인의 행복(지금 말하는 물질적이고 자기중심적 행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을 추구하는 것이면서도, 일정 부분 자신을 계속 부정해야 하며, 자신이 아닌 것이 되고자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역설이 그 속에 담겨 있음을 그의 자유의지론을 통해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신비와 이성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힘씀으로써 기독교 신학과 철학에 탄탄한 기초를 놓았다. 즉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 체험(은사)을 중시하면서 이성(지식)을 폄하하거나 혹은 반대 입장을 취하는 자들이 아직 한국교회 안에 잔존해 있다는 것은, 신학적 기반이 약하거나 폐쇄적이거나 배타적인 신앙의 성향으로서 성숙되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모습에 해당된다.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는 주후 354년 태어나 430년에 죽었다. 그는 단 5년을 제외하고는 전 생애를 로마제국 아래 북아프리카에서 보냈다. 인생 후반 34년 동안 그는 현재 알제리의 안나바, 당시 번화한 항구도시였던 히포의 주교로 살았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기독교의 중요한 신학적 기초를 놓게 된다.

그의 생애와 사상은 서구 고대 말기 기독교 신학과 철학의 종합선물세트에 비유될 수 있다. 그는 그리스  사상과 라틴 사상가들을 두루 섭렵했고, 마니교를 비롯해 여러 종교를 경험한 인물이었다. 이것은 그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을 때, 이 모든 사상과 경험들을 종합해 고대 철학과 그리스도교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편견 중 하나로, 고대인들이 지적으로 성숙하지 못했으리라는 것이 있다. 즉 그들이 지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종교를 믿었을 것이라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시대나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은, 복잡한 사유보다는 단순한 신앙의 길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 시대에서도 합리성이 결핍되지 않은 정교한 사상체계들이 있었고, 기독교 신학은 이러한 다양한 사상체계들과 마찰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갱신과 성장의 기회로 그러한 도전들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록 경쟁하며, 현재도 잔존해 있는 자기 기호적(편파적, 편집증적) 신앙적 편향성을 뛰어넘고, 그것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신앙과 신학을 정립하며 성장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당시 세계의 중심 사상이었던 플라톤과 신플라톤 사상들을 계승·발전시켜, 세계를 일원론으로 설명하려 한 신플라톤주의를 비판적으로 수용함(그는 키케로와 신플라톤주의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사상을 체계적으로 확립했다. 즉 사도 바울로부터 시작해 여러 교부들이 끊임없이 고민해 왔던 신학과 철학의 관계 정립이 아우구스티누스에 이르러 일단락되는 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것은 신앙의 대상자인 하나님에 대해 끊임없이 이성과 직관적으로 대화하고, 이성과 직관을 끌어안으면서 기독교 특유의 지적 전통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저작을 남긴 인물에 속한다. 그것은 그의 사상체계가 방대하고 후대에 끼친 영향도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학의 핵심 주제가 되는 삼위일체론, 하나님과 인간의 자유의지, 하나님의 은총과 인간의 행위 등에 관한 논의들 모두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출발했다.

또한 종교개혁이 일어난 주요 동기에서도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의 신앙이 하나님의 은총보다는 인간의 노력에 더 많이 의지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데 있었는데, 당시 여러가지 형식이 첨가돼 변질된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에서 떨어져 나와 루터가 복구하려 했던 '개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믿음'에 근거한 종교 또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대표작 <고백록>에서 기독교는 외적 형식이 강조되는 종교가 아니라 개인의 믿음을 핵심으로 하는 종교라는 기틀을 먼저 세워 놓았던 것이다.

본서는 고대 그리스도교에 대해 알고자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 이미 서구권에서는 널리 알려진 책이다. 본서의 저자인 옥스퍼드대학 교수와 학장을 지낸 헨리 채드윅은 교회사 분야에서 전설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본서의 장점은 저자의 장점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점이다. 즉 복잡한 철학과 신학의 문제점들을 매우 간략하고 핵심적으로 정리해 줌으로써 비전공자들도 크게 어려움 없이 읽어갈 수 있다(고대 그리스 철학사를 알고 있다면 훨씬 이해의 폭과 깊이가 클 것이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교 신학과 사상 형성 과정의 배경이 될 수 있는, 당시 아우구스티누스가 영향을 받았을 만한 주요 철학과 사상가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서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점은 아우구스티누스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핵심만을 요약·정리해 놓았다는 점이다.

본서의 원제가 'Augustine:A Very Short Introduction'이다. 그러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고, 아우구스티누스를 알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으로 본서를 적극 추천한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자, 제자삼는교회 담임, 프쉬케치유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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