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격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입국을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핍박을 피해 온 기독교인 난민들에 대해서는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난민과 비자에 관한 정책을 강화하는 이번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CB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시리아 내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미국 입국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무슬림들에겐 그렇지 않다"며 "이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서명한 이번 행정명령의 골자는 미국에 입국을 원하는 난민들을 바로 입국시키지 않고 120일의 유예 기간을 준 뒤, 그 기간 동안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에게 우선권을 주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는 총 84,995명의 난민들이 입국했고 이들 중 12,587명이 시리아에서 왔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올해 총 11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일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수를 약 5만 명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난민 관련 기관(The Refugee Processing Center)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지난해 미국 입국이 허용된 시리아 난민들 중 98% 이상이 수니파 무슬림들이었다. 반면 기독교인 난민은 0.5%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에 미국 교계 한 교계 지도자(Christian Freedom International president Jim Jacobson)는 "핍박받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미국에서 재정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에선 이것이 어려웠지만 트럼프 정부가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이 자칫 테러를 피해 온 난민들, 특히 어린이와 여자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뉴스와이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 뿐 아니라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수단, 리비아, 예멘 등 무슬림 국가들의 국민들에 대한 비자 발급도 최소 30일 동안 유예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