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어떻게 유혹을 이길 것인가

필립 라이큰 | 김명희 역 | IVP | 332쪽 

"솔로몬의 생애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과 비극적 실패 둘 다를 발견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으로 만들어졌지만 심각한 죄에 빠졌다. 다행히도 여전히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 바로 하나님 나라의 더 위대한 솔로몬이시다. 예수님이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으며(눅 11:31)'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분은 자신의 완벽한 삶과 사역을 언급하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솔로몬의 비극이 보여주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바로 그 소망이다."

<솔로몬: 어떻게 유혹을 이길 것인가>에서는 우리와 같은 성정을 가진 솔로몬이 어떻게 길이 빛나는 지혜를 장착하고, 무엇 때문에 그러한 지혜를 갖고도 몰락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몇몇 유명한 이야기들과 함께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솔로몬이라는 인물을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저자는 솔로몬의 대관식에서부터 장례식까지 그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그와 그 주변 사람들이 '돈, 섹스, 권력'의 유혹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핀다. 우리 모두가 직면한 그 유혹과 씨름했던 솔로몬의 도덕적 승리와 죄악된 실패를 목도하면서, 우리는 좀 더 지혜롭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매 장마다 그를 '솔로몬보다 더 크신 이',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해 내고, 또 거기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훈을 이끌어 낸다. 그 일련의 과정이 매끄럽고 정교하다. 유서 깊은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 목회자 출신으로 현재 휘튼대학 제8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신학과 목회 현장을 두루 거친 그의 내공이 빛을 발했다.

일례로 저자는 솔로몬이 본격적으로 타락하기 전, 그 '전조 현상'을 발견한다. 그의 화려한 왕궁을 지으면서 마주한 두 가지 유혹, '마음을 빼앗기는 것'과 '사치'가 바로 그것이다. 솔로몬이 왕궁에 사는 것이 잘못이 아니듯 멋진 집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우리는 마음을 빼앗길 위험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더 많이 가질수록 해야 할 일은 더 늘어나고, 우리의 집은 하나님께 예배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데 신경을 쓰지 못하게 하기 쉽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의 안락한 생활환경보다는 하나님 나라에 우선순위를 두는 편이 유익할 것"이라며 "우리가 사는 집은 많은 것들보다 덜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치의 위험에 대해선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사치"라며 "우리는 무엇을 살지 말지 결정할 때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결정을 하므로, 방탕한 삶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도입부의 예화부터 적용까지 오늘날 현실을 충분히 반영돼 있어 목회자부터 성도들까지 두루 읽을 수 있다. 눈이 가려져 있는 표지 그림도 매우 인상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유진 피터슨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다시 꺼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 원제 'King Solomon: The Temptations of Money, Sex, and 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