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맑은 날씨라면 아침 먼동은 힘차게 솟아오르고, 저녁이면 영락없이 해는 서산으로 넘어갑니다. 평소 중천에 떠 있는 태양에는 별 관심이 없더니,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찾아오면 이른 새벽 미명부터 떠오르는 해를 보려고 난리 법석이며, 좋은 위치를 잡으려 밤샘까지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울러 술과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성도들 중 일부는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해, 새해를 맞아 다짐을 했던 것이 작심삼일 만에 무너지고 맙니다. 비록 술·담배가 아닌 믿음의 생활에 있어, 작은 습관들을 버리지 못해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지장을 초래하므로, 기쁨 없이 근심과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물론 성도들이라면 술과 담배를 금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술과 담배를 끊는 것만이 해결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리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은 남편이나 아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술을 덜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기구나 식품, 약을 이용해 끊어보려 안간힘을 다 쏟습니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집에 아이가 게임이나 컴퓨터, 그리고 도박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한다며 근절하도록 도와 달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삶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원천적인 처방으로 내가 늘 실패하는 방식을 탈피해, 건강한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즉 알콜, 마약, 그리고 도박 등 중독 행동을 멈추기 위해서는 생활 전반의 안정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은 비단 술, 도박, 마약뿐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있어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 보면, 단순히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변화하려 하지 않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술과 담배는 믿음과 별 상관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화가 되기 때문에 가능한 절제를 하거나,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술을 마시고 담배나 마약, 그리고 도박 행위 하나만 끊어내는 것을 넘어, 왜 술을 마시고 담배와 마약 또는 도박을 통해, 무엇이 내게 채워지는지 고요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삶의 전반을 살피는 것, 그것이 또 다른 화두입니다. 언제나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삶의 전부를 돌아보는 성찰과 전반을 바꾸려는 노력, 그리고 삶의 방향을 바꾸려는 의지에서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의지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성령님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어루만져 주시는 것만이, 내 삶의 전반적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길입니다.

1년 52주 동안 습관적으로 교회 마당만 밟을 것이 아니라, 진정 내가 교회에 왜 나가는지, 봉사를 왜 하는지, 신앙인으로서 불신자들이 나를 바라볼 때 그들이 정녕 나를 좋아할 수 있을지, 예수님의 향기를 퍼뜨리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간파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지난 신문에 기독교 인구가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현재 기독교 인구가 1위로 달린다는 소식이 기쁘기는 하지만, 과연 1위로서 자격과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의 권속들답게 행동을 앞세우는지, 그리고 교회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 한 마음이 되어 신앙생활을 하는지....

성도들 간에 시기와 모함, 그리고 아부와 이간질이 난무한 교회를 보면, 주님의 회초리가 있어야 할 정도로 너무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의 술, 담배가 문제가 아닙니다. 믿음이라는 술에 취해 분별력을 상실한 채 습관적인 신앙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을 보노라면,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 정유년 새해가 찾아왔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우렁찬 닭의 함성으로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라도 고쳐 가면서,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잘 활용하여 2017년을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모두 동참하며, 불우한 이웃들에게 작은 미소를 드리고, 그들의 온기가 되어 곁으로 다가가는 신앙인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만드시고 운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해를 만드시고 달과 별, 그리고 은하수와 우주 전체를 만드신 하나님 외에 어떤 형상에도 숭배하거나 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어떤 권력이나 부를 누리는 자들을 숭배하는 일들도 신앙인으로서 배척해야 하겠습니다. 그 역시 나도 모르게 몸에 익숙해있는 습관들임을 깨닫고, 내가 먼저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참 신앙인들로 함께 바뀌어가길 기대합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