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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교지의 교회를 선교사에 의존하게 만들었나?

기독일보

입력 Dec 31, 2016 04:05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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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과주의와 네비우스(Nevius) 원리의 불이행

김승호 교수
(Photo : ) 김승호 교수

서구교회의 선교운동이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1761-1834)에 의해 1793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서구 선교지도자들에 의해 자기 반성적 성찰과 대안이 제시된 것은 존 네비우스(John Nevius, 1829-1893), 롤런드 앨런(Roland Allen, 1868-1947), 그리고 도널드 맥가브런(Donald McGavran, 1897-1990)등에 의해서 였다. 이처럼 서구교회가 내부자적 관점에서 선교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기 시작한 시기는 서구 선교운동이 시작된 지 약 100년 후 혹은 150여년이 지난 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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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를 1980년으로 잡을 때 한국선교의 나이는 이제 35년 밖에 되지 않는다. 짧은 35년간의 한국선교는 세계교회가 놀랄 만큼 발전과 성과를 낸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이해당사자' 모두 한국선교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할 뿐 아니라 의기의식까지 느끼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35년간의 한국선교가 겪은 시행착오들에 대한 자기성찰과 반성에 대한 회의들과 글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장 선교사들로 중심으로 구성된 한인세계선교사회(KWMF)는 '한인선교사 지도력 개발회의'를 1993년 이래 개최해오고 있는데 이 회의가 지난 10년 동안 내건 주제가 "한국선교의 방성과 미래적 대안모색"일 정도로 현장에서 뛰는 선교사들도 한국선교의 의기의식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교회 및 선교지도자들도 2014년 11월 경기도 가평 생명의빛 예수마을에서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을 갖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로 35년간 세계선교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역을 감당케 하셨음을 감사하면서도, 또한 한국선교계의 폐단을 직시하고 통감하고 회개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10개 항목을 결의하기도 했다.

1. 한국선교의 4대 문제점들

1.1.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의 선교지 이식

앞에서 언급한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 선언문 2항은 "한국선교의 많은 부분에서 한국사회와 교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성장주의 및 성과주의 영향으로 가시적 물량주의 선교를 해왔음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체마다 그러한 경향을 감시하고 중재할 수 있는 제도와 선교정책을 수립해 나가도록 한다" 고 고백했다.

교회의 문제는 교회가 위치한 사회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유교(儒敎)는 한국사회의 문화를 결정 했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유교는 한국인의 의식의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갤럽조사에 의하면 오늘날 한국인의 2%만이 자신의 종교를 유교라고 대답 한다고 하는데 100에서 2%라는 비율은 거의 무시할 정도지만 사실 형편은 그렇지 않다. 현재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자신의 종교로서 유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대부분은 실천적 유교인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물고기가 물의 존재 여부를 모르듯이 한국인은 유교적 가르침에 너무도 친숙해 있어 대인관계나 삶에 관한 가치관 가운데 대부분이 유교적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 한국인의 대인관계나 가정, 사회, 조직 문화는 거의 유교의 영향아래서 형성되었고, 지금도 그 영향아래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독실한 한국 기독교인, 불교인이라고 해도 그의 가치관, 생각, 의식구조는 유교적 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내실보다는 외형주의, 혈연(통)주의, 지역주의, 집단주의, 체면주의, 서열주의, 남성중심주의는 한국사회 심지어 한국교회에서도 많이 보여지고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는 전통적 유교의 영향뿐만 아니라, 70-80년대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의 도널드 맥가브런(Donald McGavran) 교수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주도된 현대 교회성장운동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결과로 판단된다. 교회성장학파는 '교회성장의식'(church growth conscience)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하나님은 교회가 성장하기를 원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대한 확신을 가질 것" 그리고 "교회의 놀랄만한 성장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뜻(God's will for the church)" 임을 강조했다. 교회의 수적 성장을 위해 목회자나 선교사들은 교회성장에 유익하다면 "방법들 에 대해서 실리적인 태도" (pragmatic attitudes toward methods) 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맥가브런은 주장했는데 이 말은 교회의 수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이라면 무슨 방법이든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교를 교회성장의 개념으로 제시한 맥가브런의 영향력은 세계 모든 교회, 특히 한국교회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교회는 '교회는 수적으로 성장하는 일에 목표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는 교회성장학파의 이론을 받아들였고, 교회성장에 혼신을 다한 결과로 짧은 기간에 세계가 놀랄만한 교회성장을 이루어냈지만, 교회성장이론으로 인한 한국교회와 선교에서의 오늘 그 부작용과 폐단은 대단히 크다.

한국선교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1980년대는 한국교회 서클에서 성장주의가 번성했던 시절이었다. 한국선교운동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만큼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경험이 선교사에게 투사되어 그들이 선교하는 현장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착실한 언어공부나 현지화과정을 통과하기보다는 외형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선교로 이어졌다.

MVP 선교회 본부장 한수아 선교사는 필리핀 연합그리스도교회 선교부의 코비 팜(Cobbie Pam) 목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선교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는 구조적인 문제에 있음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빠른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한국선교의 문제에서도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의 영향이 선교사와 선교현장에 그대로 전달 되었다. 한국교회는 선교지에서 교회설립을 선교의 최상의 덕목으로 삼고 있고 이러한 교회에서 파송된 한국선교사들은 교회를 설립해 최상의 덕목을 이루겠다는 유혹에 사로잡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선교사는 무언가를 빨리 성취해야 한다는 노동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파송교회를 위해 무언가 업적을 내야 하는 시기는 3년에서 5년으로 제한된다. 그리고 그 모든 업적은 가시적이고 숫자로 파악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빠른 성장은 선교사들이 사역의 결과물을 신속하게 낼 필요가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었다. 이것은 승리주의, 잘못된 보고, 신속한 결과물을 위한 자금의 오용, 감정적인 압박감과 심지어 선교사로서의 실패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F) 선교위원회의 윌리엄 테일러(William Taylor) 도 한국선교운동의 약점으로 "파송교회의 요구나 기대로 인한 조급함" 을 지적했는데 이것은 선교사에게 착실한 언어공부나 현지화 과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교 조급증을 갖게 해 결과적으로 선교사는 실력 부족으로 더욱 물량적 접근에 의존하게 되었고, 연구하지 않는 선교를 하였다.

성과주의 선교는 현지인이 아닌 선교사나 후원교회를 만족시키는 선교가 되기 때문에 현지인과 갈등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시적 성과와 성공 주의적 선교 때문에 정착 복음이 필요한 미전도 종족 전방개척선교지로 선교사들이 가지 않는다. 전방개척선교지역은 성장이 늦고 성과를 빨리 내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선교의 성과 주의적 선교방식은 현재 선교지 편중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현재 파송된 26,677명 선교사 절반 이상이 10개 국가에 쏠려있는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교사 부족현상을 겪는 미전도 지역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대표적 미전도 지역으로는 이슬람권과 서부아프리카 불어권 지역 등이다. 
  
1.2. 네비우스(Nevius) 선교원리의 불이행

미국선교사 잔 네비우스(John Nevius)는 1854년 중국에 들어가 토착화 선교로 성공한 인물이었다. 자신의 성공한 선교경험을 1986년에 Methods of Mission Work (선교사역방법)이란 책으로 출간했고 1889년에는 Planting and Development of Missionary(선교지교회의 설립과 발전) 이란 책도 출간했다.

김승호는 그의 책 『복음주의선교신학에 대한 이해』 에서 상황화(常況化)의 한 모델로서 삼자원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861년 미국의 선교정책가 루퍼스 앤더슨(Rufus Anderson. Secretary of the American Board of Commissioners for Foreign Missions)과 영국의 헨리 본(Henry Von. General Secretary of the Church Missionary Society) 은 선교지의 신생교회를 위해 자급(self-supporting), 자치(self-governing) 그리고 자전(self-propagating) 이라는 삼대원칙(이론)을 제시했는데 그 후로 이 세 가지 개념은 토착화(Indigenization)의 주요목표가 되었다. 비록 선교사가 교회를 개척하고 세우지만 현지인을 지도자로 훈련시켜 현지교회의 리더십이 교회를 책임지도록 하며(자치) 외부의 도움 없이 재정적 자립을 확보케 하며 자전은 자치적인(자율적인) 교회로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자원리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성취될 경우 외국선교사의 도움이 필요없게된다. 삼자원리는 1910년 영국의 에든버러 선교대회에서 선교전략으로 공식화되었다. 헨리 본은 삼자원리의 성공적인 성취는 현지교회에서 선교사들의 간섭이나 감독이 사라지며 그 결과 외국선교사들이 복음화가 되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됨으로 제한된 인적, 물적 자원을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 입국한 지 5년 밖에 안 되던 호라스 언더우드(Horace Underwood)선교사의 초정을 받아 1890년 2주간 한국을 방문한 네비우스는 선교사들에게 삼자원리를 전수해주었다.

"한국인에게 특별히 재정적 자립은 한국교회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교인들은 교회에 즐거운 마음으로 헌금을 했고 큰 교회에서는 조사(助司)에게 손수 월급을 주었고 작은 교회에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교회지도력을 한국인에게 넘겨주었다. 초기 한국장로교회에서 가장 위대한 위임이라면 평양대부흥운동이 끝난 뒤 장대현교회의 이길함(Graham Lee)목사가 신학교를 갓 졸업한 길선주 목사에게 위임한 일을 들 수 있다. 이 처럼 삼자원리는 한국장로교회를 튼튼한 반석위에 세우는 계기를 들어주었다."

초기부터 자립. 자전. 자치의 삼자원리가 적용되어 성공한 교회가 바로 한국교회이다. 삼자원리에 기반을 둔 네비우스 정책은 한국교회의 대표적 선교전략으로 정착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삼으면서 자립. 자전, 자치를 통해서 토착적인 한국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파송한 한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삼자원리의 선교정책을 실행하지 않고 현지교회를 선교사 의존형 교회로 만들고 있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하겠다.

2014년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 선언문 2항은 한국선교의 "가시적 물량주의 선교를 해왔음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체마다 그러한 경향을 감시하고 중재할 수 있는 제도와 선교정책을 수립해 나가도록 한다" 는 자기반성적 고백을 담고 있다.

케냐 임종표 선교사는 네비우스 원리를 선교지에서 실천하지 않는 한국선교사들의 문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한국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선교현장의 대부분은 '현지교회로 하여금 선교사를 의존하도록 만드는데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선교사들의 약 70%는 선교지에서 교회개척등을 주 사역으로 한다. 그런데 대부분 선교지 교회건축은 선교사의 몫이다. 선교사가 투자해서 개발해놓은 재산들(교회. 학교. 병원. 선교센터)을 운영, 유지, 발전을 위해서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재정적인 짐을 지지 않으면 안 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막중한 재정지원의 압박감을 감당할 수 없어서 파산 직전에 놓인 경우가 한 두 곳이 아니다. 현지에 개발된 가시적 선교적 행위인 거대한 재산관리 자체가 선교사가 하지 않으면 운영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국선교가 선교 현장에서 '선교사 의존도' 를 심어서 '선교사 의존형교회' 를 만들어 놓은 것은 백번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

미래학자 최윤식목사(소망과사랑의교회)는 2005년 이후 한국교회는 이미 쇠퇴기에 들어섰고 출산율의 감소, 주일학교 감소,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 감 등으로 교인이 줄어들어 2050년경에는 교인 수가 절반으로 줄들 것(300만-400만 명으로)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1·2차 베이비붐 세대 1640만 명이 은퇴하는 2028년쯤이면 교회의 헌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0년 이내에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의 빚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나는 교회가 늘어나고, 많은 교회가 통폐합될 것 이라고 예견하면서 매각할 곳을 찾지 못한 교회들은 이단이나 다른 종교기관에 넘겨지는 충격적인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한국교회의 약화는 구조적으로 바로 선교의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은 재정을 앞세운 선교사 의존형 선교는 만약 한국교회가 침체를 맞게 될 경우 선교재정축소로 인해 한국선교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교회와 선교사역은 분리될 수 없는 것임을 선교이행당사자들은 인식하고 미래적 위기를 타개할 준비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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