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장로교의 첫 성만찬은 1887년 성탄절 언더우드 선교사의 집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또 미국 남장로교 한국 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1904년 12월 25일 성탄절 예배를 시작으로 광주 선교를 시작했다는 기록도 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7년 성탄절에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인 벧엘교회당(정동제일교회의 전신)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감리교 선교사들이 한국어로 진행한 이날 공식예배는 '김명옥의 세례→찬송→기도(스크랜톤)→성경봉독(마2장)→성경봉독(눅2장, 스크랜톤)→설교('이름을 예수라 하라' 마1:21, 아펜젤러)→주기도문→찬송(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축도'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외에 한국교회 초기의 성탄절에 술을 빚어 교인들과 함께 나눠 마시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다.

1918년 12월 산둥성 선교를 하던 한국인 선교사들은 중국인 성도들과 믿지 않는 성도 등 수백 명과 함께 성탄 축하행사를 열어 10여 명의 중국인을 영접시키고, 준비한 음식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며 복음을 증거하고, 기독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1925년 12월 24일 동아일보에서는 '크리스마쓰의 유래와 여러가지 뎐설'이라는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새해를 명절이라 하여 새 음식을 준비하고 새 옷을 입으며 사람이 새해의 축복인사를 서로 나누며 서로 예물을 보내지만, 서양에서는 신년보다 성탄절을 더 성대한 명절로 알고 축복한다"며 "기독교인은 물론이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절기를 명절로 지낸다"고 말했다. 또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주야가 같은 춘분날을 택해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게 하여 만삭 되는 12월 25일이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을 것이라 믿는다....태양이 공전을 마치고 다시 북으로 향하는 새날이라고 로마에서 성대한 축하식을 하며, 이날 성탄 축하를 하는 기독교인의 신령한 태양이 되는 그리스도가 새로운 빛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의 심령에 비춰주시는 것이라는 의미가 또 있다"고 말했다.

1920~40년대에는 교회, 기독교 기관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빈민들을 초청하여 대접하고, 지원하는 일들이 종종 뉴스에 나오고, 1950년 한국전쟁 기간과 전쟁 이후에는 성탄절에 국내외 난민들을 돕기도 했다. 이후 한국교회는 성탄절에 불우 이웃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부흥사경회도 활발히 열었다. 이 기간 어린이 초청 행사도 많이 열었다. 그러나 1949년 성탄절이 공휴일로 지정되고 더욱 보편화되면서 1960년대 성탄절에는 일부 사람이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며 유흥, 탈선, 음주, 폭행 등을 하고, 심지어 구세군 자선냄비가 도난당하거나 교회 새벽송을 가장한 도둑이 설치는 등 '빗나간 성탄, 극성스런 성탄'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성탄절을 맞아 '탈선이 극성'이던 때 1964년 12월 24일 서울 명동 YMCA에서는 일제 때 항일운동, 농촌청년운동의 기수이며 해방 후 사회 각 분야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한 원로들을 중심으로 성탄축하예배 대신 세속화된 성탄절을 풍자한 '성탄추도예배'를 드리며 '조용한 성탄 보내기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후 1970년대에는 '조용한 성탄보내기 운동'이 확산되어 교회를 중심으로 모범적인 성탄절을 보내며 시민의식이 성장했다는 기록도 있다.

구세군은 전통적으로 성탄절이 가까워 오면 자선냄비를 걸고 모금을 하여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선냄비는 1891년 겨울, 경제 불황 당시 미국 오클랜드에서 파선 당한 난민을 돕기 위해 조셉 맥피 정위가 처음 시작했다. 그가 영국 리버풀에 있었을 때 부둣가에 자선을 위해 설치돼 있던 '심슨의 솥'에 착안해 주방에서 쓰던 큰 쇠솥을 다리에 걸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고 써 붙여 거리에서 모금한 것이다. 한국구세군은 세계 공황이 시작되는 1928년, 일본의 경제수탈로 민생고를 겪던 한국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스웨덴 선교사 조셉 바아 사관이 12월 15일 처음 서울 명동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를 걸었다. 그 해, 명동과 충정로, 종로 등 서울 시내 20여 곳에 설치한 자선냄비로 812원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고 한다.

세계 각국에서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나

미국 뉴욕 월 스트리트의 성탄 장식
(Photo : flickr) 미국 뉴욕 월 스트리트의 성탄 장식
미국 워싱턴의 성탄 장식 ⓒflickr
(Photo : flickr) 미국 워싱턴의 성탄 장식

미국=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음악회,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이 많아진다. 가정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부모와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미며, 전날 밤에는 아이들이 준비한 양말에 부모님이 준비한 선물을 넣어둔다. 당일에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벽난로 앞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각 가정을 방문해 캐럴을 불러주기도 한다.

영국 트리팔가 광장
(Photo : flickr) 영국 트리팔가 광장

영국=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성탄절 전 4주의 기간인 대강절부터 교회와 가정이 캐럴을 부르고, 카드를 보낸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통나무를 벽난로 옆에 갖다 놓고 온 가족이 통나무 위에 앉아 새해에 행운이 있길 기도하고, 통나무를 벽난로 안으로 넣는다. 영국 트리팔가 광장에는 크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며,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여왕이 성탄절 메시지를 전역에 전한다. 또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아침 치즈를 바른 공작새 고기를 먹으며, 집을 방문하는 우편배달부, 신문배달부, 우유배달부 등에게 장갑, 털구두 등의 선물을 주며 고마움을 전한다.

스위스 성탄절 반호프슈트라세 거리
(Photo : flickr) 스위스 성탄절 반호프슈트라세 거리

스위스=11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하여 역시 대강절 기간 집을 단장한다. 막대 모양의 전구 장식이 아름다운 취리히 쇼핑거리 반호프슈트라세 등이 유명하다. 11월 말부터는 스위스 전역에서 도시별로 특색이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먹거리, 퍼레이드, 선물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스위스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크리스마스 문화이기도 하다.

독일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Photo : flickr) 독일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독일=12월 6일 전날 밤부터 크리스마스 축제를 시작해 교회는 대강절 예배를 드린다. 성탄절 장난감이 유명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누로 만든 장미, 종이꽃 등의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 또 어머니가 트리를 장식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가족을 초대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14세기 크리스마스 기간 전 대성당이나 광장 앞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을 팔던 것에서 유래됐으며, 가장 큰 규모의 마켓은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이곳은 유럽인들도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곳으로, 200여 개 이상의 가판대 위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과 선물을 볼 수 있고, 화려한 조명, 합창단, 브라스밴드 등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트리
(Photo : flickr)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트리

아일랜드=크리스마스 이브에 곳곳에 촛불을 켜고 문을 조금씩 열어두는데,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낳기 위해 방을 찾아 헤매다 결국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은 성경의 이야기 때문에 문을 열어두게 되었다. 실제 갈 곳 없는 노숙자 등을 초청하기도 한다.

체코의 크리스마스 마켓
(Photo : flickr) 체코의 크리스마스 마켓
체코 카를교의 성탄 전등
(Photo : flickr) 체코 카를교의 성탄 전등

체코=크리스마스는 체코의 최대 명절로 12월 한달 동안 크리스마스 행사가 계속 진행되며, 대강절 기간 베들레헴 전시, 음악회 등 종교행사가 곳곳에서 진행된다. 또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이브에 산타클로스가 아닌 아기 예수가 선물을 나눠주며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3일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브에는 잉어튀김을 먹고 선물을 주고 받으며 행운을 빌어준다. 성 니콜라의 날(12월 6일)에는 성 니콜라, 천사, 악마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다니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

호주의 산타 장식
(Photo : flickr) 호주의 산타 장식

호주=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12월 가장 더운 계절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가족을 만나거나 오랜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12월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꾸미며 이웃끼리 서로 경쟁하기도 하며, 테마가 있는 '산타 마을 꾸미기 대회'도 진행하여 동네의 품격을 과시하기도 한다. 야외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새우, 바닷가재 등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로 파티를 즐기며, 11월 말부터 12월 26일 복싱데이를 최고로 90%까지 할인하는 크리스마스 세일이 진행된다. 서핑을 하다, 티셔츠에 맨발 차림으로 해변의 바비큐 그릴에서 고기, 새우 등을 구워 먹는 것이 가장 흔한 호주의 크리스마스 문화다.

캐나다의 성탄 트리
(Photo : flickr) 캐나다의 성탄 트리

캐나다=원주민과 이주자들에 따라 지역마다 크리스마스 문화가 다르다. 에스키모는 겨울에 '싱크덕크'라는 축제를 열고, 각 마을에서 개썰매를 타고 한곳에 모여 춤을 추고 선물을 나누는 파티를 연다. 밴쿠버는 오락과 술파티로 진행되는데, 외국 선원들이 몰려드는 선창가에서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매년 열린다.

중국 마트의 성탄 소품
(Photo : flickr) 중국 마트의 성탄 소품

중국=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성탄절이 공휴일이 아니지만, 이 날이 되면 외국인이 많은 대도시 등에서는 많은 사람이 성탄절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다. 성탄절 이브에 사과를 주고받는 풍습이 있는데, 이날 나누는 '평안한 밤'(平安夜, pinganye, 핑안예)이라는 인사와 사과(苹果, pingguo, 핑구오)의 '핑'자가 동음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하는 사과는 특별히 핑안구어(平安果, pinganguo)라 한다.

성탄절의 일본 도쿄타워
(Photo : flickr) 성탄절의 일본 도쿄타워
일본 도쿄타워 인근 도로 장식
(Photo : flickr) 일본 도쿄타워 인근 도로 장식

일본=기독교 인구가 소수인 일본은 성탄절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성탄절을 준비한다. 기업에서는 성탄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젊은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며 마음대로 노는 날로 여긴다. 일본 아이들은 미국의 산타마을의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많이 보낸다고 한다.

주님의 오심 깊이 깨닫고 사랑과 섬김 실천해야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희망, 용서의 기쁨을 일깨워주는 축복의 날이다. 또 무엇보다도 이 날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깊은 뜻을 기억하지 않고는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다. 우리가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활절을 맞이하듯이, 주님의 오심을 갈망하고 주님의 오심의 깊은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성탄절을 맞기 원한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하지 않으시며 죽기까지 복종하셨던 그분의 사랑과 희생의 깊은 세계를 깨닫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받은 놀라운 은혜와 사랑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나눔을 통해 지역 사회에 전하는 이 기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