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는 함께 살아가는 비전을 갖고 사역의 경험과 중국 땅에 필요한 도구를 문서화하거나 프로그램화해서 여러 교회와 선교기관, 기독인들에게 보급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벽을 낮춰야 한다. 아울러 두란노칼리지와 같은 기구를 설립해 목회자와 교인, 일반인들을 국가와 민족을 위한 자원으로 직간접 양성해나가야 한다. 좋은 예로 아버지학교를 꼽을 수 있다. 아버지학교는 1995년 10월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가정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서며, 사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정신으로 개설됐다. 현재 국내사역에서만 머물지 않고 2000년부터 해외사역을 시작해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콜롬비아 등 39개국에서 선교지 교회와 가정의 지킴이가 되고 있다. 아버지학교는 한국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교재를 만들어 사역한다.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를 위해 아버지학교를 영어로 진행하기도 한다.

 

청소년·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진로와소명미니스티리', 유아·청소년들을 위한 '성품학교',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영역을 위한 '코칭스쿨', 초고령화 사회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시니어스쿨'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성경의 세계관으로 운영하되 세상과도 얼마든지 호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중국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국교회는 외국교회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한다. 외국교회의 실패 사례도 귀담아들어 외국형을 그대로 수입하지 않고 중국 특색에 맞도록 상황화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형 '아버지학교', 중국형 '진로와소명미니스트리', 중국형 '성품학교', 중국형 '코칭스쿨', 중국형 '시니어스쿨' 등이 세워지고 중국 대륙뿐만 아니라 전 세계 화교권의 중국인에게도 그들의 형편에 맞는 기관이 이뤄지고 역동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도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데는 토를 달 수 없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현실성 없는 운동은 지양해야 한다. 중국교회 등에서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백투예루살렘운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우선 유대인과 예루살렘 회복의 성경적 의미와 이 운동의 주체세력에 대한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해도 중국교회가 보다 건강해지고 자연스럽게 연합할 수 있는 운동이 되지 못한다면 곰곰이 따져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나님의 선교전략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중국교회는 세계의 건전한 복음주의 진영과 협력할 뿐 아니라 진정한 선교중국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별로 처한 환경과 추구하는 목적과 목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할 것이다. 이 길이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고 해도 우리는 함께 가야 한다. 보다 나은 선교환경을 만들어 선교지를 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복음화의 꿈을 이루려는 중국교회. ⓒ중국은주께로(중국어문선교회)
세계복음화의 꿈을 이루려는 중국교회. ⓒ중국은주께로(중국어문선교회)

중국교회가 외국교회와 연합 및 협력 모델을 만들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째, 중국교회의 내실화를 넘어 국제화를 일굴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선교 일변도의 일방통행식 선교에서 벗어나 양방향통행(소통과 감동, 연대) 선교시대를 열어가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중국 내 개교회, 개선교단체를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현재 세계선교 상황을 보면 선교단체 중심 선교에서 벗어나 교회선교 중심 선교전략으로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교회에서는 서구교회가 겪었던 선교단체의 성장과 부침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교회 차원에서 얼마든지 선교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선교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교회의 선교가 이뤄질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서 선교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전문성, 투명성, 탁월성 등을 담보로 하는 선교정책과 전략을 소유한 선교단체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중국 현실에 맞는 다양한 선교전략을 도출, 창의적인 선교모델을 형성해야 한다.

셋째, 중국교회는 종교권역별 전방개척선교의 연구와 함께 협력선교 전략과 내부자운동을 통해 교회개척운동과 가정교회나 셀교회 전략, NGO전략, 기독실업인을 통한 전략 등 선교현지에 유익을 창출시키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복음전파를 위한 도구와 영역은 실로 넓다. 교육, 의료보건, 법률, 사업, 과학, 스포츠, 미디어, 기술, 농업 등 전문성을 갖고 선교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넷째, 중국인 선교사의 모집, 훈련, 파송, 은퇴 후 관리는 물론 선교사 자녀 문제, 선교사 건강관리와 위기관리 등 총체적인 선교사 케어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 또 선교 신용평가와 개교회(선교단체)의 선교 체질 분석, 대안 제시 등을 추진하고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와 선교지도력과 사역 위임 등을 통해 무분별한 선교 행태도 종식시킬 수 있다. 현장 중심의 협력선교사역도 가능케 될 것이다.

다섯째, 선교연구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게 될 것이다. 선교신학이론 정립 연구는 물론 성경의 세계관에 따른 중국학 보급운동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교육 훈련-컨설팅-네트워크이라는 4대 축을 형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논어(论语) 안연(颜渊)편에 지캉쯔(季康子)가 쿵쯔(孔子)에게 "정치가 무엇이냐"라고 묻자 쿵쯔는 "政者, 正也, 子帅以正, 孰敢不正(정치를 하는 자는 정직해야 한다. 당신이 통솔하기를 바르게 하면 어느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 '올바름(正)'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반성하고(自省)', '스스로 단속하고(自律)', '스스로 책망하며(自责)',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克己)'한다. 정치가가 하물며 이래야 할진대, 크리스천은 어떠해야 하겠는가. 크리스천들이라면 필요한 덕목이 이것이 아닐까. 협력과 연합, 서로의 소통과 공감, 그리고 연대도 이 길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크리스천은 말과 행동에 있어 항상 올바름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백투지저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예수님처럼 자기부인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선교중국은 이처럼 복음을 온몸으로 살아낼 때만이 달성되는 거룩한 과제다. 중국교회가 '백투지지스' 정신을 회복하고 선교중국을 일궈내는 하나님 일꾼의 진정한 터전이 될 것을 꿈꿔본다. 중국교회가 뜨거운 열정과 냉철한 이성으로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면서 지금부터라도 선교지에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럴 때 선교중국의 길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부터 크리스천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감정과 예감으로 대처 방안을 세우지 말고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히 분석한 뒤 위기 종결과 사후 관리까지 고려하는 전방위적 위기관리 대책이 요청된다. 요한복음 3장과 4장은 예수님이 대상에 따라 어떻게 복음을 제시했는지 잘 보여준다. 3장은 유대인 지도자인 니고데모에게, 4장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나님 나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교회가 선교중국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선 도시와 농촌, 지식인과 보통사람, 남성과 여성, 노인과 어린이 등 지역과 대상에 따른 차별화 된 선교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이슬람권을 비롯해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기독인들은 중화권, 한국기독인들이 함께 일할 토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종교 세력의 세속화 또한 빨리 이뤄진다는 점을 잊지 말고 중국교회는 끊임없이 개혁하는 '에클레시아'가 돼 건강한 공동체로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하나님은 지금도 역사하고 계신다. 중국교회 없이도 세계복음화의 꿈을 실현해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교회를 세계선교의 동역자로 부르셨다는 감격으로 '선교적 교회'를 온전히 세워나가야 한다. 선교중국의 비전은 주님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이뤄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걸 일일이 돕겠다는 것은 오만이다. 모든 지역을 다 선교하겠다는 것도 가당치 않다. 하나님이 중국교회에게 기대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만일 이 과제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면 다른 나라 기독인들과 함께 해나가면 된다. '독불장군식' 선교는 이미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왕빈 중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