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휴지에 성경 구절을 옮겨적은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 모퉁이돌선교회 제공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휴지에 성경 구절을 옮겨적은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 모퉁이돌선교회 제공

"그 사람이 종교 하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 들어보니 그 사람이 죽었다고 했어요. 종교를 해 가지고 그 집이 다 떴었는데, 그 여자만 잡혀서 들어왔다고 했어요. 죽기 전까지 기도를 하면서 죽었다고 했어요. 기독교였어요. 하나님 믿었다고 했어요. 또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그 사람이 똥물 질질 흘릴 때까지 때리고 패고 그랬다고 했어요. 그 사람 물을 한 모금도 안 먹여서 말려 죽였다고 했어요. 개고생하면서 죽었다고."

14년째 '기독교 박해 1위' 국가인 북한의 종교자유에 대해 분석한 연구서 <2016 북한종교자유백서>가 발간됐다.

이 백서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서 발간하고 있으며, 이번이 9번째 백서이다. 백서에는 2007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 11,730명의 종교자유 인식 조사와 'NKDB 통합인권 DB'가 보유중인 사건 65,282건과 인물 38,238명 중 종교자유 침해 관련 사건 1,247건과 인물 1,040명에 대한 분석 내용이 담겼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설문에 응답한 11,109명 중 40명을 제외한 11,069명(99.6%)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평양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 가정예배 처소가 있는가?' 문항에도 응답자 11,249명 중 11,109명(98.8%)이 '없다'고 답했다. '있다'고 답한 140명(1.2%)도 인식만 있을 뿐, 실제 목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비밀 종교활동 참가 경험이 있는가?'를 묻자, 137명(1.2%)이 '몰래 참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131명은 2001년 이후 탈북자들로, 2001년 이후 종교활동이 비밀리에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경책을 본 경험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472명(4.2%)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2000년 이후 탈북민이 463명으로, 북한 성경 유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활동시 어떤 처벌을 받는가?'에 대해, 가장 낮은 처벌인 '노동단련형'이라는 응답자는 전체 10,689명 중 298명(2.8%)이었다. 한국의 교도소 격인 '교화소'가 1,217명(11.4%), 가장 높은 처벌인 '정치범수용소'가 5,539명(51.8%)이었다.

탈북민들의 '현재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총 11,030명 중 4,872명(44.2%)이 기독교라고 응답했고, 불교가 1,180명(10.7%), 천주교가 1,121명(10.2%)로 뒤를 이었다. '종교가 없다'는 응답자는 3,177명(28.8%)이었다.

종교활동 시작 시기는 '국내 조사시설'이 2,791명(33.9%), 'C국'이 2,518명(30.6%), '하나원'이 2,435명(29.5%), 'C국 외 제3국'이 344명(4.2%), '북한'이 154명(1.9%)을 각각 차지했다.

백서가 집계한 북한 종교박해 사건은 총 1,247건이며, 이 중 종교활동에 의한 경우가 645건(51.7%)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 종교물품 소지 295건(23.7%), 종교전파 133건(10.7%), 종교인 접촉 62건(5.0%) 순이었다.

종교박해 피해자의 경우 생존한 비율이 22.6% 밖에 되지 않았다. 사망 17.9%, 미상 59.5%로 생존 비율이 낮거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80%를 넘었다.

종교박해 사건 발생 또는 목격 당시 처벌 수준의 경우 '구금'이 739건(59.3%), '이동 제한' 133건(10.7%), '사망' 113건(9.1%), '실종' 82건(6.6%), '상해' 44건(3.5%), '추방 및 강제이송' 43건(3.4%)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