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소위 '최순실 사태'와 관련, 주요 교계 연합기관들이 입장을 밝혔다.

먼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이하 한교연)은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으로 인해 엄청난 국난에 빠져있다"며 "안보와 경제 위기에 이어 통치권에 대한 권위와 도덕성이 무너지는 사태가 오고야 말았다"고 했다.

이어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대통령의 통치 공백이 올 경우 대한민국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이제 여야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한교연은 특히 "우리는 임기를 1년 4개월여 남긴 대통령이 또 다시 역사적으로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탄핵 운운하는 성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할 바는 아니나 국가적 위기 앞에서 통치권의 공백은 더 큰 위기를 자초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사과한 후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불의와 단절하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한 개헌 문제도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여야는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근본적인 통치제도를 뜯어고칠 개헌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교연은 "지금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 등 안보 위기 속에 갈수록 경제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오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비상시국대책회의는 26일 오전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의 최종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국기문란행위를 자행하고 국정의 책임을 회피했다"며 "나라와 민족을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아픈 결단을 촉구한다. 국민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않는 대통령이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