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장로교회 서삼정 담임목사와 서옥자 사모
(Photo : 기독일보) 제일장로교회 서삼정 담임목사와 서옥자 사모

아틀란타제일장로교회(담임 서삼정 목사)가 11월 6일(주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애틀랜타 지역 최초로 자체 성전을 건축한 제일장로교회의 이번 40돌이 더욱 특별한 것은 서삼정 목사가 개척해 지금까지 우직하게 양떼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 이민교회 가운데 한 교회가 40년을 큰 풍파 없이 꾸준히 성장해 온 것도 놀랍지만, 한 목회자가 개척한 교회에서 40년 동안 목회를 해온 것 자체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일이다. 서삼정 목사 개인적으로는 50년 목회를 맞는 의미 깊은 해이기도 하다.

서삼정 목사와 서옥자 사모를 만나 40주년을 앞둔 소회와 감사, 그리고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과 교회의 비전을 나눴다.

40년 광야생활 마치고 막 요단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광야생활을 마치고 이제 막 요단을 건너 허락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에 준비를 하는 기분입니다. '은혜의 40년, 은혜의 새물결'을 주제로 이번 감사축제를 마련했는데 '은혜의 40년'은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불뱀과 전갈, 대적들로부터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셔서 입구 요단 동편까지 오게 해주심에 대한 감사의 고백입니다. 정말 내 힘으로, 우리 힘으로는 이민생활 자체도 벅찬데 이민교회를 세우고 여기까지 목회해 오면서 참 어려운 고비도 많았고 감당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지만 모든 게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길이 없고 척박한 '광야'라는 그의 비유에서 성도들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오는 고통과 이를 기도로, 말씀으로 다독이고 격려하며 가나안 땅으로 이끌어 오기까지 인도자로서 겪었을 깊고도 치열한 '브니엘의 씨름'이 연상됐다. 40년을 은혜로 이겨나온 교회는 이제 믿음의 눈으로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미래를 현실로 보고 있다. 과거의 은혜에 감사를 올리고, 미래에 주실 은혜를 믿음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40주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은혜의 새물결'이에요. 가나안 땅의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신 목적대로 교회가 살아가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을 더 잘 믿고 섬기고 영광 돌리는 것, 두 번째로 다른 이들을 도우라고 주신 축복과 은혜를 나누고자 더 선교에 힘쓰고 약한 주의 종들과 교회를 돕는 것, 세 번째로 성도들 각자의 신앙생활에 더욱 생기와 활기가 넘쳐 기쁨과 감격을 날마다 맛보는 삶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50년 동안 세 번의 목회, 시대 앞선 다양한 선교로 복음전파에 힘써

제일장로교회 서삼정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제일장로교회 서삼정 담임목사

1964년 담임 전도사로 목회의 여정을 시작한 서삼정 목사는 군목으로 3년 가량 섬긴 뒤, 도미해 1년간 준비 끝에 1976년 11월 6일 제일장로교회를 정식으로 창립했다. 이후 제일장로교회는 수 많은 '최초'의 타이틀을 달았다. 그 중에서도 미디어를 통한 선교는 당시로서는 한인 교계뿐 아니라 미국 교계에서도 혁신적인 시도였다. 1978년, 미국 라디오 채널을 일주일에 한 번 빌려 1~2시간 사용하는 라디오 코리아에 '10분 설교'를 내보내는 방송선교를 애틀랜타에서 최초로 시작했고, 미주 한인교회로는 최초로 '매일의 기도'라는 기도전화를 개설해, 전화만 걸면 누구나 그날의 기도를 같이 할 수 있었다. 1982년 UHF CH69 텔레비전 방송 설교도 최초로 시작했는데, 지금처럼 주일 설교를 촬영해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방송국으로 찾아가야 했다. 얼마나 열성적인지 성가대까지 매주 동원해 방송국 스튜디오에 나가 찬양과 더불어 설교를 송출해 인기가 최고였다고.

이뿐 아니라 성도들과 다음 세대 신앙성장과 교육을 위해서도 애써왔다. 애틀랜타에서 처음으로 매일 말씀묵상 훈련(큐티)를 정규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정착시켰고, 2년 과정의 제자훈련반도 개설해 지금까지 9기생을 배출했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말씀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고민 끝에 영어로 진행되는 주일학교를 영아부터 고등부까지 최초로 시작했다. 1984년 9월 주일학교 안에 한글반을 시작해 매 주일 오후 예배 후에 자녀들 한글교육에도 힘썼고, 1994년 정식으로 '제일한국학교'를 시작해 교회뿐 아니라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섬겨왔다.

"매일의 기도 다이얼을 하는데 전화가 오면 불이 들어와요. 처음엔 몇 명 없다 나중에 불이 동시에 막 들어오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이민 생활 하면서 신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였기 때문에 한 말씀이라도 더 듣고자 간절히 매달렸던 것 같아요. 1981년 10월, 애틀랜타에서는 최초로 자체 교회당을 구입했습니다. 당시 한인 인구가 겨우 몇 천명이었는데 성도들조차 부담스러워했지만 주신 비전을 갖고 믿음으로 나아갔습니다. 1982년 선교사를 후원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선교도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삶 자체가 힘들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미국 교회나 기관의 도움을 받기만 했지 선교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희박했어요. 특별한 사명과 은혜였습니다."

제일장로교회에서 시작된 전 세계적인 한인선교사 무브먼트가 바로 '한인세계선교대회(Korean World Mission Council, KWMC)'다. 미주 지역 대표적인 목회자를 초청해 성령수도원에서 모임을 갖고 KWMC의 법안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선교사 파송 및 재훈련, 재충전, 교회와 연결 그리고 다음세대 선교지망생 발굴 및 파송을 위한 씨앗을 심었다. 서삼정 목사는 지금까지 4차례 대표의장을 역임하고 3차 대회부터 공동대회장 겸 주강사로 활약해 왔다.

항상 교회가 최우선, 선교는 차선이었습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지역사회 선교는 물론 전 세계를 다니며 선교사 수련회와 훈련을 섬기는 등 열정적인 선교에 앞장서고 있는 서삼정 목사에게 '교회와 선교의 밸런스'를 물었다. 그는 "항상 교회가 최우선이고 선교는 차선입니다"라고 명쾌한 답을 내놨다. 하지만 어려움이 많았을 터...이를 어떻게 극복해 왔을까?

"언제나 남보다 먼저 시작한 일이 많다 보니 당시 교인들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주저하고 힘들어하는 교인들을 이해시키고 따라오게 하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죠. 교인들뿐 아니라 아내도 완전히 다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으니까요. 교회당을 지을 때도 재정적으로 힘이 있어 시작한 일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가려니 쉽진 않았죠. 그럴 때마다 기도원을 수도 없이 다녔어요. 기도원 가서 정리해서 내려와 이야기하고 의견을 조율해서 함께 만들어 한발 더 나아가고 나아가고......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셔서 떠나신 분들도 있지만 그대로 목사를 믿고 따라와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교회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그가 이야기 한 어려움은 '재정'이었다. 개척교회 때나 지금이나 교회 재정은 늘 힘든 상황이다. '하나님께서 교회 주신 것만큼 써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항상 '선교'에 아낌없이 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략 선교사 장기 후원은 100명 이상, 단기 후원은 150명 이상이며 선교지 교회를 24개 건축했고 선교관도 하나 구입했다. 필리핀 나병환자 숙소 10여 개, 중국 빵 공장 설립 비용 지원, 아프리카 우물 파주기, 선교 프로젝트를 위한 재봉틀 후원 등 늘 '힘에 지나도록 헌신' 하기에 교회 재정은 늘 넉넉하지 않다. 2001년부터는 전 세계 대륙별 선교사 수련회를 인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5대륙 30여 국을 다니며 영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기쁨으로 섬기고 있다. 특별히, 크고 작은 선교사역을 위해 정기적으로 바자회와 모금활동을 하고 기도해주고 애쓰는 여선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교회의 본질과 기본은 '하나님 말씀'...이를 놓치지 않으려 '투쟁'해야

애틀랜타 교계뿐 아니라 이민 교계의 어른으로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재차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를 전달하기 위한 모습과 방법은 늘 열려있음을 덧붙였다.

"교회나 신앙생활의 핵심이 바로 하나님 말씀이기에 그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가르치고 그대로 살게 하는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기본이 자꾸 흔들리고 있어요. 기본에 충실하기보다는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려는 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여서 설교도 교인들이 원하는 것을 전하려고 하는 게 우려됩니다. 교회의 본질적인 성경공부, 기도회, 전도에 대한 관심보다 교인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자꾸 가려고 하고요. 미국 교회들 가운데 그래도 복음주의로 타협하지 않고 본질을 지켜온 교회들은 아직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데, 프로그램 중심으로만 갔던 교회들은 결국 쇠락하는 걸 보게 됩니다. 교회는 교회로서 본질을 정말 끈질기게 그대로 유지해 가려고 '투쟁'해 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꽉 막힌' 교회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제일교회 역시 많은 유혹과 요구가 있었지만 전통적인 예배를 지금까지 고수하는 것은 이 선만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동시에 젊은이들 혹은 구도자들을 위한 열린 형태의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평일 시대적 요구에 부흥한 다양한 강의와 성경공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철저히 말씀 위주로 흘러가며, 특별히 성령에 관한 부분과 영성 훈련은 서삼정 목사가 직접 강의한다.

목회의 원동력 '평안한 가정과 건강', '기도', 그리고 앞으로의 발걸음

서옥자 사모는 "어제를 갖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없다"고 했다. 큰 교회와 수 많은 사역을 이끌어 오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정리하는 능력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와 갈등이 있어도 이를 갖고 기도원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정리돼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나갈 수 있었다고 고백도 따라왔다.

특별한 운동이나 보조식품 없이도 전 세계 선교지를 두루 다닐 수 있도록 허락하신 건강과 가정의 평안도 빼 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서옥자 사모는 어떤 선교지든 함께 다니며 비서 역할은 물론 기도의 동역자, 강의자 그리고 조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엄마의 마음처럼 구수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 가는 성경의 진리에 깊이 뿌리 박힌 제자훈련은 교회 내 소그룹 인도 교재를 제작하는 리소스가 되었고, 내적 훈련은 선교지 사모들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옥자 사모의 강의를 듣고 싶어 다시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새로운 40년을 바라보며 후계자를 위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좋은 분들 세워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며 많은 분들을 살피고 대화하고 있어요. 은퇴하면 모든 교회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오직 제일세계선교회 이사장직으로만 남아 선교하는 일에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목회에 축복을 주셔서 담임 전도사로 시골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할 때부터 군목회 그리고 지금 제일장로교회까지 좋은 장로님들과 교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목회할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오직 모든 것이 은혜였고 앞으로 더욱 큰 은혜로 이끌어 가실 것을 믿습니다."

제일장로교회는 창립 40주년 감사축제로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신영옥과 함께하는 찬양축제를 창립기념주일인 11월 6일 오후 4시 본성전에서 개최하며, 10월 29일에는 고아숙소 건축을 위한 애틀랜타 교민 골프대회, 22일부터 30일까지는 서삼정 목사 시화전 및 애틀랜타 미술협회 그림전시회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