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남가주 한인들이 미국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매년 5월 첫째 목요일에 미 전역에서 열리는 국가 기도의 날(National Day of Prayer)을 맞이해 한인 교계는 오렌지카운티(OC) 지역을 중심으로 연합기도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제65회를 맞이한 국가 기도의 날의 주제는 “Wake Up America(미국이여 깨어나라)”이며 주제 성구는 이사야서 58장 1절의 앞부분 “Shout it aloud, do not hold back. Raise your voice like a trumpet.”으로 결정됐다. 이 구절의 전문은 NIV 성경으로 “Shout it aloud, do not hold back. Raise your voice like a trumpet. Declare to my people their rebellion and to the house of Jacob their sins.”이며 한국어 개역개정 성경으로는 “크게 외치라 목소리를 아끼지 말라 네 목소리를 나팔 같이 높여 내 백성에게 그들의 허물을, 야곱의 집에 그들의 죄를 알리라”로 번역돼 있다. 국가 기도의 날 본부는 “크게 외치라 목소리를 아끼지 말라 네 목소리를 나팔 같이 높여”란 부분만 주제 성구로 채택했다. 그러나 그 바로 뒤의 내용은 죄를 직접 언급하며 회개를 촉구하는 구절로, 미국의 영적 상황에 대한 위기감과 회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가 기도의 날에 한인들도 참여함을 알리기 위해 열린 4월 14일 기자회견에서 한인 교계 지도자들은 미국의 영적 위기를 언급하며 회개와 기도를 촉구했다. 국가 기도의 날 본부는 이사야서 58장 1절 앞부분만을 주제 성구로 뽑았지만 이날 한인들이 배부한 보도자료와 포스터에는 58장 1절 전문을 주제 성구로 소개하고 있었다.

제64회 국가 기도의 날
(Photo : 기독일보) 지난 2015년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렸던 제64회 국가 기도의 날 행사에서 미국을 위해 기도하는 한인들.

보도자료에 따르면, 5월 5일 오후 7시 30분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리는 행사는 예배와 기도회로 나뉘어 진행된다. 예배는 강순영 목사(JAMA 대표)의 사회로 곽재필 목사(OC목사회장)가 기도하고 윤우경 집사(OC기독교평신도연합회장)가 성경을 봉독하고 김영길 목사(감사한인교회)가 설교한다. 기도회는 민승기 목사(OC교협회장)와 강순영 목사의 사회로 회개와 부흥/ 학교와 가정/ 교회와 문화와 사회정의/ 대통령과 국가 지도자들, 선거/ 청년과 차세대 부흥, 학생단체, 선교/ 고국의 지도자들, 부흥, 안보, 통일 등을 위해서 주제마다 4-5명의 기도자가 나와 기도를 인도한다. 행사를 OC 교계 단체들이 주최하다 보니 기도자 절대다수가 OC 지역 목회자다. 정우성 목사(남가주광염교회), 박성규 목사(주님세운교회), 엄규서 목사(남가주한인목사회장, 윌셔크리스천교회)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OC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또 대다수가 한어권 사역자이며 영어권 사역자로는 스티브 최 목사(크로스웨이커뮤니티교회), 조성주 목사(순 무브먼트) 등이 기도를 인도하게 됐다. 평신도로는 김철민 장로(CMF)와 더글라스 김 집사(HYM) 등이 참여한다. 여성 중에는 김순옥 목사(OC여성목사회장)가 유일하다.

합심 기도 후에는 김종대 장로(OC장로협의회장)가 헌금기도 하고 신현철 목사(OC교협 부회장)가 광고, 박승환 목사(OC원로목사회장)가 축도한다. 특별히 이날에는 남가주 지역 선출직 정치인과 공무원들을 위해 축복기도 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국가 기도의 날’은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필요성을 제기한 후, 1952년 의회의 결의에 따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서명해 법으로 제정됐다. 무신론자들에게 소송을 당해 2010년 위헌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2011년 항소법원이 이를 뒤집으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당시 위헌 판결 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국가 기도의 날’을 선포해, 이 행사가 미국 정치권에서 갖고 있는 위상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올해도 미 전역 4만 2천여 곳 이상에서 기도회가 열리게 되며 특히 워싱턴 DC에서는 행정, 입법, 사법부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방의회 캐논하우스에서 기도회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한인 가운데 최초로 당시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었던 한기홍 목사가 기도자로 초대돼 큰 화제가 됐다. 당시 한 목사는 “동성결혼은 죄,” “이 죄를 용서해 달라”라고 기도했고 AP 등 주류 언론들도 이 사건을 매우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한인 기도회는 OC한인목사회·기독교평신도연합회·장로협의회·여성목사회·원로목사회, 순 무브먼트, 미주성시화운동본부, CMF, 미스바기도운동, 파이어크루세이드, HYM, 지저스홀릭 무브먼트가 주최하고 JAMA, OC교협,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가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