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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에서 목회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민학근 목사(64·청주 겟세마네교회)가, 최근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간증한 '장발장 목사'(크리스천리더)를 출간했다.

민학근 목사는 2살 때 생모가 죽자 계모 밑에서 자랐다. 배가 고파 과일 껍질을 주워 먹다, 결국 13세 때 빵을 훔친 것 때문에 소년원에 잡혀간 것을 시작으로 전과자(9범)가 되어 22년 6개월간 감옥살이를 했다. 절도로 시작했지만 교도소 선배 때문에 조직폭력에 가담하게 되고, 급기야 1990년에는 조폭 두목을 살해하여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되었다. 

교도소에서 담암선교회 위문집회 때 감동을 받아, 목사가 되어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속죄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사형을 구형받은 민학근 목사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삶을 살았는데, 그런 그를 하나님께서는 버리지 않으셨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예배에 참여하게 되었고, 목사가 된다면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평생 속죄하며 살겠노라고 서원 기도를 드렸습니다."

민 목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교도소 안에서 매일 기도하기 시작했고, 9년간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난 후 통신으로 신학을 시작했다.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무기수에서 지금은 이렇게 자유롭게 목사가 되어 희망이 없는 '담 안'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민 목사는 2004년 출소 후 2008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천안에 새희망선교교회를 설립해 오늘날까지 재소자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형편이 좀 나아지면 갈 곳 없는 출소자들이 편히 잠을 청하고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쉼터를 건립하겠다는 기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출소자들이 다시 범죄의 길로 돌아가는 이유가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들이 출소 후 일할 수 있게 미리 터를 닦아놓고 도왔다. 이렇게 물려준 일터가 30여 곳이 된다. 이 밖에도 민 목사는 재소자들에게 정신교육과 면회상담, 선교활동 등 교화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이 없는 수용자에게는 영치금과 옷가지를 넣어주기도 했다. 이런 사연을 아는 이들은 그를 '장발장 목사'라 부른다. 

민 목사는 동료 목사의 소개로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해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부인은 식당을 운영하고 자신은 거리에서 붕어빵을 팔아 번 돈으로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장애인 목욕봉사도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한마음이 되어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겨울 붕어빵 시즌이 끝난 현재, 민 목사는 국내·외 교회를 돌며 간증 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그동안 틈틈이 시간을 내 쓴 책 '장발장 목사'는 어떻게 해야 범죄하지 않게 할 수 있는지와 범죄가 얼마나 해악한 것인지 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오는 21일에는 미국 뉴욕시 한인교회협의회(회장 이종명 목사)의 초청으로 3개월간 간증집회를 인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뉴욕 간증 집회 기간 동안에는, 작년에도 간증을 해서 미국 재소자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했던 미국 뉴욕시 연합교도소를 재방문한다. 뉴욕나눔의집 대표, 뉴욕기독교방송국 사장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간증 방송에도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