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랜드교회에서 열린 PCA(미국장로회) 한인서남노회에서는 PCUSA(미국장로교)를 향한 약간의 불편함이 표출됐다.

이 노회에서는 임사부를 통해 노회 소속 C목사가 버지니아 주의 R한인교회로 사역 변경을 신청했다는 보고서가 올라왔지만 임사부는 이를 “기각함이 가하다”고 했다. 기각 사유는 “해당 교회가 PCUSA에 속해 있으므로”라고 기재돼 있다. C목사는 이미 지난 1월 해당 교회에 부임한 상태다.

노회원들은 “교회가 PCUSA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역 변경을 기각할 수 있냐”고 묻자, 서기 이홍도 목사는 “PCUSA가 우리 신앙에 반대되는 것이 많다. PCUSA에 숨겨진 의미를 반대하기 때문에 사역 변경 신청을 거부한다”며 임사부의 의견을 보고했다. 사역 변경은 이명과는 달리 현 노회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역지만 변경하는 경우다.

이에 대해 이완재 목사는 “우리 교단은 PCA의 가르침을 그대로 전할 수만 있다면, 어느 교회에서든 사역할 수 있게 허락한다. 그 교회로부터 C목사가 PCA의 가르침대로 설교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서류를 받았다면 허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윤 목사는 “그 교회가 PCUSA라서 반대한다고 하지만, 지난 2015년 4월 PCA 한인교회협의회는 PCUSA에 속한 목사를 총회 및 수련회 주강사로 초청한 바 있다. 사역 변경을 기각하는 일은 이율배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주강사는 시애틀형제교회 권준 목사였다. 한 목사는 이미 PCUSA에서 사역하도록 허락 받은 노회원이 있다는 점, PCUSA와 교류 관계에 있는 KPCA(해외한인장로회)에서 사역하는 노회원이 있다는 점을 들어 재고해 달라 요청했다.

노회원들의 요청에 의해 발언한 임사부장 김지성 목사는 “기각은 사역을 불허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교단 간에 추구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C목사의 사역 변경을 인정할 경우에는 PCA와 PCUSA 사이의 선이 모호해질 수 있다. 사역을 막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PCUSA가 PCA 목회자가 그 교단에서 사역하는 일을 깊이 있게 고려해 달라는 뜻”이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토론 후 노회원들은 규칙부가 이 문제를 연구한 후, 다음 노회에서 보고하도록 했다.

한편, PCA는 1973년 PCUSA(당시 PCUS)의 자유주의화에 반대하며 분리된 교단이다. 이번 노회에서 C목사의 사역 변경 문제와 관련해 나온 표현 가운데 ‘교단 사이의 선’ 혹은 ‘숨겨진 의미’에 대해 참석자들은 누구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PCA 한인교회에서 PCUSA로의 사역지 이동에 큰 어려움이 없던 전례를 볼 때, 이런 표현들은 PCUSA의 동성결혼 합법화와 관련돼 있다 추측해 볼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