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할 때 ‘너는 넝굴째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라고 말해 준다면 그보다 보람있는 인생이 또 있을까.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 12:2)는 말씀을 꼭 잡고 인생 달음질을 하는 축구인 김석범 선교사는 바로 그런 삶을 꿈꾸는 사람이다. 영어 이름이 아브라함인 그에게는 허무와 비탄을 향해 가는 불신자들에게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전해 주는 일이야 말로 최고의 복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반석 같은 확신이 있다.

복음전파 위해 선교회 설립 3개 팀 두고 활동
청소년들에게 공차기뿐 아니라 말씀도 가르쳐
QT훈련 성경암송 통해 그리스도 제자로 양육
축구대회 창설해 불신자들에 주님 사랑 전파

축구장 안팎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김석범 선교사.
(Photo : 기독일보) 축구장 안팎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김석범 선교사.

김 선교사가 ‘Go and make disciples’를 모토로 그린에인절스축구선교단(Green Angels Mission Soccer)를 창단한 것은 12년 전. 지금은 대표 및 감독으로서 ‘디사이플스 세미프로팀’(약 20명), ‘그린에인절스 성인 동호인팀’(약 20명), 청소년들로 구성된 ‘B17팀’(약 15명) 등 3개 팀을 거느리고 사역하고 있다.

후암초등학교에서 연세대 시절에 이르기까지 줄곧 선수생활을 했던 그는 국가대표를 거쳐 U-20 대표팀 감독까지 지낸 축구인 김찬기 씨(2011년 소천)를 부친으로, 역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아 한국 부자 국가대표 1호를 기록한 김석원 씨를 형으로 둔 ‘사커 패밀리’의 일원이다.

축구팀의 사령탑인만큼 최선을 다해 선수들에게 공수 기술을 가르치고 전술을 지시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의 관심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들을 길러내는 사역에 쏠려 있다.

“젊은 시절부터 찬양사역을 했기에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어요. 그런데 오래 전 참석했던 한 세미나에서 ‘인생 여정표’를 짜는데 어떤 목사님이 조언해 주셨어요. ‘너에게 찬양인도는 부수적인 것이다. 너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인 축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그때 비로소 제 인생의 비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후 그는 한인사회 유일의 축구선교단을 만든 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곁눈질하지 않고 ‘축구를 통한 복음전파’의 외길을 걸어 왔다. B17팀의 경우 선수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모여 제자훈련 성경공부를 하고 8시부터 2시간 동안 공을 찬다. 김 선교사는 평소에도 ‘생명의 삶’을 통해 QT를 한 뒤 그룹카톡을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누도록 이들을 지도한다.

선수들은 때때로 작은 교회들을 방문, 찬양 및 간증 집회를 가짐으로써 나눔을 통해 자신들의 신앙을 견고히 다진다. 지난달 학부모 등 50여 명이 함께한 크리스마스 뱅큇에서는 뜨거운 찬양을 하고 16절에 이르는 성경을 암송하는 시간을 통해 은혜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이 외운 구절 중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로 시작되는 시편 1편은 젊은 날 창조주의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는 것이 인생의 참 행복임을 사춘기 아이들에게 깨닫게 했다.

청소년들은 매년 수양회를 통해 영적 팀웍을 다진다. 캠핑장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이들은 QT와 성경암송을 중심으로 영성훈련을 하고 공도 찰 뿐 아니라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밤늦도록 캠프파이어 곁에서 대화하는 가운데 하나의 팀으로 빚어져간다.

올 봄에도 레익페리스에서 수양회가 열린다. 김 선교사는 2011년에는 청소년, 대학생, 성인 등 20명을 이끌고 21일간 미 대륙을 횡단했다.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축구경기를 하면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린에인절스축구선교단 B17축구팀. 이들은 김석범 선교사(윗줄 맨 오른쪽)로부터 공차기를 배울 뿐 아니라 영성훈련도 받는다.
그린에인절스축구선교단 B17축구팀. 이들은 김석범 선교사(윗줄 맨 오른쪽)로부터 공차기를 배울 뿐 아니라 영성훈련도 받는다.

그린에인절스는 풀러튼, 부에나팍, 세리토스 등에서 50여 명이 참가하는 유소년 축구교실도 운영하고 있는데 김 선교사는 희망하는 어린이들에게는 QT 훈련도 실시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부모는 신앙생활에 열심이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깨달을 때까지 계속 그들의 심령 속에 말씀을 넣어주고 양육하려 합니다. 이처럼 공동체 안에 믿지 않는 사람들이 허다하다는 점을 교회들이 인식하고 끊임없이 복음 메시지를 선포했으면 좋겠어요. ‘우주의 주인인 내가 너희들을 구원하기 위해 대신 죽었다. 제발 그것을 좀 알아 달라’. 이것이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애타게 바라시는 단 한 가지 아닐까요?”

사역의 최우선 순위가 영혼 구원이기에 그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이 팀에 들어올 때마다 기회를 만들어 복음을 제시한다. 그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음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고교생도 있었고 디사이플스 세미프로 선수도 있었다. 7년 전에는 이란 출신의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 가족들까지 교회로 인도해 오는 놀라운 일까지 일어났다. 김 선교사는 6개월간 미국교회를 함께 다니며 그의 신앙 정착을 도왔다.

그는 2년 전 ‘그린에인절스배 교회대항 축구대회’를 창설했다. 올해 6월18일 세리토스 리저널팍에서 제3회 대회가 열린다. 디사이플스 세미프로팀(리그 14개 팀중 3~4위권)과 멕시코 티화나의 글로리아선교축구단 세미프로팀간 오프닝 경기로 시작되는 이 토너먼트에서는 입장식 도중 메시지 선포, 드라마 공연, 찬양 등의 순서가 진행된다. 단 한 가지 목적,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세상 모든 나무를 깎아 펜을 만들고 온 인류가 서기관이 되어도 다 기록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그린에인절스는 성인 동호인팀도 축구경기 중간에 메시지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아마 한인사회에 이런 정신으로 축구하는 팀은 없을 것입니다. 영적 사역이 갈수록 확대돼 많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육체뿐 아니라 경건의 훈련에도 힘쓰는 우리들을 보실 때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그린에인절스는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하다. 팀들을 운영하고 세미리그에 참가하는 데는 최소 1년에 2만달러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늘 허덕이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친구, 지인들의 지원으로 어렵사리 축구선교단을 꾸려왔다”는 그는 “크리스천 독지가들이 선교적인 마인드로 후원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도네이션은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작지만 단단한 사랑의 공동체인 라미라다 소재 섬기는교회(담임 김상현 목사)의 파송을 받은 김 선교사. 그는 주님의 ‘대사명’(The Great Commission)을 감당하는 꿈 없이는 잠들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지 않는 삶을 향해 오늘도 최선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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