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의 문일명 목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와 미국에서 교육받았으나 현재는 1세 목회를 하고 있는 독특한 위치의 목회자다. 그는 이민교회에서 성장해 목회자가 되기까지 작은교회는 물론 중대형교회들을 두루 경험했다. 사역 측면에서도 1세와 2세 목회를 섭렵했다. 현재는 EM(영어권 대학생 및 청년) 포함 100여 명에 가까운 영혼들의 보금자리인 밸리 소재 한우리장로교회(19000 Sativoy St., Reseda)를 13년째 담임하고 있다. 다음은 “때로는 굴곡이 있지만 여전히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는 문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

초등학생 시절 이민와 1세 교회 담임
크고 작은 사이즈 이민교회에서 한국어 영어 사역 골고루 경험
한인 아픔 치유하는 목회 중요

한우리장로교회 담임 문일명 목사
(Photo : 기독일보) 한우리장로교회 담임 문일명 목사

-먼저 신앙 및 사역 경력을 소개해 달라.

지난 1976년 미국에서 롱비치한인커뮤니티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모교회라 할 수 있는 남가주동신교회에서 보냈다. 한빛장로교회 교육전도사를 거쳐 1993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후 11년간 나성영락교회에서 박희민 목사님과 함께 사역하며 목회를 두루 배웠다. 청소년부, 영어대학부, 교육부 총괄, 교구 사역 등으로 1세에서 2세에 이르는 여러 분야를 담당했다. 1.5세치고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후 글렌데일한인장로교회를 거쳐 한우리장로교회에 청빙 받았다. UCI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뒤 풀러신학대학원에서 M.Div. 학위를 받고 같은 학교 박사 과정을 수학했다.

-많은 만남의 복을 누린 것 같은데.

그렇다. 40여 년간 이민목회 현장에서 훌륭한 목사님들을 여러 분 만났던 것을 주님께 늘 감사한다. 특별히 소천하신 남가주동신교회 이기덕 목사님, 나성영락교회를 은퇴하신 박희민 목사님 등으로부터 목회가 어떤 것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

-본인의 목회 비전은 무엇인가.

성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영성이다. 그것이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도가 성도답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살아 있는 영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성은 오직 예배와 말씀, 기도에서만 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매 예배 때마다 반드시 진리의 말씀을 제대로 선포해야 한다. 또 공동체기도, 개인기도, 중보기도의 기반을 교인들의 삶 안에 닦아주어야 한다.

밸리 리시다에 있는 한우리장로교회 교인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밸리 리시다에 있는 한우리장로교회 교인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민교회 안에 1세와 2세간의 간극이 크다. 거기에 대한 생각은.

1세와 2세가 연합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거쳐 청년이 되면 자연스레 어른예배로 연결돼 한 몸의 지체로서 함께 교제하고 봉사해야 하는데 1세와 2세들이 언어,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제한적인 행사만 같이 하면서 남남같이 지내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1세와 2세 사역자들이 연합하는 일이 필수다. 저는 1, 2달러를 벌기 위해 밤새 도넛을 만드시던 부모님을 옆에서 도우면서 자랐기에 1세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동시에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2세들과 더불어 미국 교육을 받았기에 그들의 고충 역시 잘 안다. 앞으로 한우리장로교회를 1세와 2세를 하나로 묶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파워풀한 공동체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민목회에 있어 중요한 것이 있다면.

존경하는 한 목사님은 제게 ‘이민목회는 치유목회가 되어야 해!’라고 가르쳐 주셨다.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1세들은 일터에서나 사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참으로 답답하고 고독한 생활을 한다. 그들에게 교회 공동체는 나의 말을 하고 마음을 토로할 수 있는 영적, 심적, 정신적 위안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똑같은 이유 때문에 교회가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은혜 체험 없이 내는 우리의 소리는 교회를 어렵게 만들 소지가 늘 있기 때문이다. 이민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건강한 성장들도 있었지만 분열도 많았다. 성장기에 교회가 둘로 쪼개지는 것을 경험하며 아픈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이런 까닭에 이민교회는 치유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이민목회의 설교는 많은 부분 치유에 집중해야 한다. 말씀의 은혜로 치유받은 교인이 건강한 성도로 자라게 된다.

-교회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선교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믿고 섬기는 창조주는 ‘선교의 하나님’이시다. 예수님께서 피조물처럼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 사건 자체가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선교의 액션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몸인 교회는 선교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젊은 시절 여러 나라에서 단기선교와 구호사역을 경험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지난 10년 동안 1, 2세 연합 단기선교팀을 이끌고 몽골, 중국, 멕시코, 콜롬비아, 베트남, 태국, 엘살바도르, 아메리칸인디언 보호구역 등에서 복음을 전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선교에 눈 뜬 교인은 결코 이전과 동일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성도 한 분 한 분이 예외 없이 해외로 직접 나가거나 후방에서 선교지원을 하게 되는 게 간절한 소망이다.

-작은 교회 목사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면.

작은 교회는 지체들간에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담임목사로부터 직접 신앙지도를 받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오래 목회 하다 보면 누구나 부침을 겪게 된다. 작은 교회의 신선한 장점을 잃지 않고 사역하는 게 중요하다. 그럴려면 목회자의 자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목회자가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와 회복되지 않으면 절대 교인들이 변화하지 않는다. 교회 부흥이 어려운 지역으로 평가받는 밸리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가족을 소개해 달라.

아내 문은미 사모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동생 문영명 목사는 국제 빈민아동 후원선교단체인 컴패션의 북중남미 한인교회 대표로서 사역하고 있다. 처가 쪽으로는 한국외항선교회 책임자로 40여년간 세계선교에 힘써 수만 명의 결신자를 얻고 은퇴하신 장인 최기만 목사, 타코마중앙장로교회를 담임하는 윗동서 이형석 목사, 몽골국제대학 교수로서 선교사역중인 처남 최대니 목사 등이 있다.

*교회 문의: 818-69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