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강신권 목사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공천위원회가 16일 다시 한 번 강신권 수석부회장의 회장 출마에 대한 추천을 부결했다. 따라서 23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리게 될 이번 제46차 총회는 회장 후보가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남가주교협은 공천위가 지난 10월 31일 강 목사에 대한 추천을 7대 6으로 부결시키면서 11월 2일로 예정됐던 총회까지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공천위가 열렸지만 강 목사에 대한 검증과 표결을 다시 할 것인가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결국 11월 16일, 총회를 한 주 앞둔 시점에서 다시 한번 표결을 한 것이다. 10월 31일 첫번째 표결 때에는 “반대 7, 찬성 6으로 반대가 과반수를 넘었다”며 추천을 부결한 공천위는 이번에는 반대 7, 찬성 10의 결과를 얻었으나 “재심이므로 3분의 2를 넘어야 한다”면서 또 한 차례 부결을 선언했다.

결국 회장 없이 개회될 이번 총회는 그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몇 가지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있다. 첫째는 공천위의 추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신권 목사를 회원들이 총회석상에서 회장 후보로 추천하고 가부를 묻는 것이다. 남가주교협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증경회장단은 이미 수차례 모임을 열고 강 목사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했으며 특히 이 단체의 회장 최학량 목사는 “발신자도 없는 투서에 의해 공천을 부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공천위의 부결을 철회하라”고 남가주교협에 요구한 바 있다. 강 목사가 회장 후보로 추천되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은 그가 종북인사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투서와 몇몇 루머로 알려져 있다. 한편, 그를 공개지지한 최학량 목사는 남가주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반북 보수 인사다.

남가주교협 전직 회장들이 최근 긴급회동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변영익, 최학량, 정해진, 박종대, 한기형, 홍영환, 김건태, 서정이 목사 등 전직회장들과 최혁 회장, 강신권 수석부회장, 김재율 수석부회장 후보 등이 참석했다.
(Photo : 기독일보) 13일 남가주교협 전직 회장들이 긴급회동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변영익, 최학량, 정해진, 박종대, 한기형, 홍영환, 김건태, 서정이, 류당열 목사 등 전직회장들과 최혁 회장, 강신권 수석부회장, 김재율 수석부회장 후보 등이 참석했다.

지난 13일 금요일 긴급히 열린 증경회장단 모임에서 증경회장들은 최혁 회장, 강신권 수석부회장, 김재율 수석부회장 후보에게 “이번 총회에서 삼자가 반드시 연합해 좋은 결과를 만들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류당열 목사는 “총회 상에서 싸우지 말고 오늘 싸울 것을 다 싸우고 뜻을 모으라”고 노골적으로 말했고 한기형 목사는 “이번 총회 결과가 전 교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지금 이 순간부터 갈등을 일으킬 경우 증경회장들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서 삼자는 “반드시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고, 증경회장들은 “우리들이 총회에 반드시 참석해 갈등을 막겠다”고 했다. 이 모임에서 증경회장들은 이미 공천위의 추천이 부결될 것을 예상하고 총회 석상에서 강 목사를 회장으로 뽑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두번째는 회장을 결국 뽑지 못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최혁 회장의 임기가 자동으로 연기되며 최혁 회장-김재율 수석부회장의 구도가 만들어진다. 세번째는 신임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혁 회장이 만약 사임하게 될 경우, 김재율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의 쌀을 비롯해 교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갓 수석부회장이 된 인물이 그 모든 일을 감당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최 회장의 임기가 연장되든, 수석부회장이 대행하든 남가주교협 사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남가주교협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상황은, 증경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회원이 이번 총회 파행의 책임을 물어, 공천위의 추천을 받아 총회로 올라온 김재율 수석부회장 후보의 인준까지 거부하는 경우다. 그렇게 되면 회장과 수석부회장이 모두 없는 사실상, 허수아비 단체로 전락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