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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하나님의 암호’ 발견하기

기독일보 la@christianitydaily.com

입력 Nov 08, 2015 06:44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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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주인공'들이 주는 메시지 "신뢰하라, 희망을 잃지 말라"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미야타 미츠오 | 홍성사 | 26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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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가수의 '동화 해석'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 자체를 논하려는 게 아니라, 최근 역사교과서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 텍스트와 컨텍스트 자체 못지 않게 그 해석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누가, 무엇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는 받아들이는 이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러 저서들 중 국내에 첫 소개된 <탕자의 정신사>로 시공간과 분야를 망라한 '탕자의 비유' 해석 솜씨를 보여 준 저자의 책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는, '모든 이야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동화(童話·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여러 편을 심리학 등을 동원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상징적인 말로 전개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동화를 '신앙 세계에 대한 비유'로 바라보고 있다.

"예수는 많은 비유를 들어 천국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예수는 우리가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눅 18:17). 동화가 우리 마음 세계를 열어 가는 길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 오늘날 신의 존재는 인간의 자기실현에서 방해가 되는 존재 또는 그것에 대립되는 존재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마치 인간은 신의 은혜가 필요치 않은 듯 생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가 걸어간 길이야말로 우리에게 제시된 '신의 자기실현' 아닐까요?"

저자에 따르면 동화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구원해야 할 존재가 언제나 존재하고, '영웅'은 구원자일 때도 있고 스스로가 구원받아야 할 존재일 때가 있다. 그의 앞에는 언제나 악의 존재가 마주 서 있고, 거기에는 응당 격렬한 투쟁이나 혹독한 시련이 그려져 있으나 한편으로 우리를 격려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늘 단 하나의 명료한 메시지를 던지는데, 그것은 '신뢰하라,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나약하고, 결핍과 무력감 속에서 저기 밖의 커다란 힘에 의해 지탱되는데, 마치 바울이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는 듯한 이 모습이 바로 기독교적인 사고방식이다.

일례로 '인간적 성숙을 위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평가한 그림(Grimm) 형제의 동화 중 성서적 상징과 관계가 깊은 <생명의 물>은, 불치병에 걸린 임금을 구하려는 세 아들이 한 노인이 일러 준 '생명의 물'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욕심 많은 첫째와 둘째는 저주에 걸렸고, 나약하고 어려 보였던 막내는 난쟁이에게 베푼 친절로 인해 '마법에 걸린 성'에 '생명의 물'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이를 구한다. 하지만 막내는 돌아오는 길에 저주를 풀어준 형들의 계략으로 위기를 겪게 된다.

저자는 '생명의 물'에서 야곱의 우물 곁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요 4장)를 이야기한다. "사마리아 여인의 간절한 바람과 그 바람이 이뤄지지 않는 데서 오는 절망, 그것을 예리하게 간파한 예수는 말하자면 문 밖에서 소외된 자로 서 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네가 샘인 것이다. 너 자신이 귀중한 것이다. 너는 두레박을 들고 밖으로 물을 길러 와야 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너 자신의 안을 들여다 보아라. 거기에 생명이 있다'고."

바로 거기에 인간의 창조적 힘의 원천이 있고, 거기서 새로운 생명이 성장해 간다는 것이다.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렇게 말을 걸면서 예수는 우리 모두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는 기쁨과 활력과 내적인 풍요로움으로 충만하게 해 주는 '이 생명의 물' 없이는, 비록 우리에게 지상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부와 지식이 있다 해도 그 인생은 황량하고 공허한 것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그림 형제의 <대부가 된 죽음의 신>과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 비교적 최근작인 미하엘 엔데의 <모모> 등을 해석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동화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이를 종합하고 있다.

저자는 "동화에는 하나님이 직접 나오거나 기도라든가 교회 같은 것이 등장하지 않고 그 속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격적이고 초월적인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아서, 신학적으로 '현세주의적이고 일차원적이며 반종말론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여기에서부터가 중요하다. 동화는 '기본적인 신뢰'에 의해 유지된 세계상을 전제로 하면서, 이 세계가 신뢰해도 좋은 질서 잡힌 세계, 조화로운 우주로 제시돼 있다"고 설명한다.

분명 이 세계에는 위험한 어둠의 세력이 움직이고 있어 가야 할 길을 찾아내려면 끊임없는 모험을 해야 하지만, 동화는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신뢰감으로 충만하게 해 준다. 저자는 "동화는 어떠한 것도 쓸데없는 것이 없고 어느 누구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기본적인 신뢰감'을 환기시키는 배양지"라며 "그러한 신뢰를 배우는 것은 동화 안에 감춰져 있는 '하나님의 암호'와 접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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