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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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유입되는 아시아 이민자에 힘입어, 앞으로 50년만 지나면 아시아계 이민자 및 그 자녀가 전체 미국 인구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퓨 리서치 연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65년까지 50년 사이, 미국 인구는 36% 증가해서 4억 4천 1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 성장률의 88%는 이민자에 의한 것으로, 이민 인구는 1억 3백만 명에 달한다는 게 이번 새로운 연구 결과의 골자다.

이와 같은 예측은 합법적으로 이민 절차를 밟은 사람들은 물론, 불법 체류자까지도 감안한 계산이며 미국 통계국에서 10년마다 집계하는 정부 자료와 매년 미국 지역사회 조사에서 행하는 전국 인구 현황 표본조사를 원자료로 삼았다.

변화하는 인구 구조 속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만이 현재 유일하게 이민으로 인한 인구 수 증가가 계속되고 있는 집단이다. 또한 연구 결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5년에는 히스패닉을 추월하고 미국 내 최대 이민사회 집단이 된다.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마크 로페즈(Mark Lopez)는 "라틴 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멕시코 이민자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아시아계 이민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 출신이 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히스패닉 이민자가 총 이민 인구의 47%를 차지했지만 2065년에는 그 비율이 31%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우에는 약 15%인 지금에 비해 급상승해 38%까지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아시아계 이민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2055년이면 미국에서 특정 인종 및 민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집단은 사라질 전망이다. 2055년 예상 인구 비율은 백인 46%, 히스패닉 24%, 아시아계 14%로 이는 13%인 흑인 인구를 상회한다. 오늘날, 미국의 인구 비율은 백인 62%, 히스패닉 18%다. 마크 로페즈는 "미국은 점점 더 인종적으로 다양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정치계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970년대는 유럽 출신 이민자의 수가 많았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만 해도 이민자의 출신지는 주로 라틴 아메리카였으며, 멕시코계 이민자의 수는 가히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국외 출생 인구는 2/3이다. 37%인 히스패닉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그 중 수만 명이 인도나 중국의 유학생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에도, 임시 취업 비자로 계속해서 미국에 체류하다가 영주권을 신청한다. 그리고 5년 동안 영주권을 유지한 끝에,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하이옌 우(Haiyan Wu)는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2007년 중국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대학으로의 유학길에 올랐다. 우는 고용주인 기술 관련 현지 기업으로부터 영주권 스폰을 받고 있다. 현재 30살인 그녀는 이대로 미국에 장기 체류하며 자녀들 또한 미국에서 양육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에 있어서 만큼은, 미국이야말로 모든 중요한 일이 발생하는 곳이다. 여기에 가장 기회가 많다"는 게 우의 얘기다.

공동 연구자인 인구 통계학자 제프 파셀(Jeff Passel)은 멕시코 이민자는 지금의 미국 이민자 인구 비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 그 수가 감소하며 2007년 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멕시코 이민자는 지난 50년 동안 총 이민 인구 중 가장 적은 수로, 2013년에는 15% 정도에 그쳤다. 감소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불법 체류자의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주요한 원인은 멕시코의 출생률 감소라 할 수 있다. 출생률이 감소하자, 가계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가장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 보다 높은 급여를 지불하는 직업을 찾아 미국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다. 멕시코의 경제상황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접어들면서 불법 체류와 같은 위험한 다리를 건널 생각을 하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이민에 의한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 증가가 계속되기는 하겠지만, 국외 출생 인구의 유입보다는 현 이민자들에 의한 국내 출생이 이민 인구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