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시인에게 설교를 배우다

김진규 | 생명의말씀사 | 360쪽

김진규 교수(백석대)가 <히브리 시인에게 설교를 배우다>를 펴냈다. 저자는 ‘청중의 가슴을 뛰게 하는 생생한 설교 언어’를 부제로, 지식 전달 중심의 강연과 달리 감동과 은혜의 세계로 인도해야 하는 설교만의 특성에 대한 답을 히브리 시인들이 사용한 언어에서 찾고 있다.

구약 시가서를 전공한 저자는 “히브리 시(時)라고 하면 구약성경의 시편과 잠언 등 시가서들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선지서들도 대부분 시의 문체로 돼 있다”며 “히브리 시의 두드러진 3대 특성은 그림 언어(이미지), 대구법과 생략법인데, 이러한 특징은 예수님의 설교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생동감과 생명력을 살리는 특징은 ‘그림 언어’(이미지)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림 언어’란 듣는 사람 각자가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감각적으로 표현되는 말을 가리킨다. 저명 설교가 워런 W. 위어스비는 그림 언어가 청중의 생동감과 생명력을 유발하는 이유로 ‘인간의 근본적 이해 방식’을 지적했는데, 사람들이 말하고 쓸 때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생각할 때는 영상이나 그림을 떠올리기 때문.

그래서 저자는 책을 통해 성경 속 ‘그림 언어’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특히 현 시대에 효과적인 설교를 위해서는 ‘그림 언어’ 사용을 성경으로만 제한해선 안 되며, 수많은 이미지들을 현대화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생동감이 ‘그림 언어’에 달렸다면, 감동과 감화는 ‘대구법’에 비결이 있다. 저자는 이에 지금까지 설교학자들이 강조한 단순한 대구법 분류를 넘어, 성서학 최첨단의 이론을 도입해 여러 탁월한 설교자들의 설교문 분석을 통해 어휘적-의미론적, 문법적, 음성학적 대구법 등을 포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3부로 이뤄진 책 각 부 마지막 부분에서는 성경 속 인물들과 위대한 설교자들의 설교문을 분석하면서, 여기에 사용된 ‘그림 언어’와 ‘대구법’에 대해 보여 준다.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은 TV,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수천 수만 장의 그림들을 머리에 새기고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들의 마음 속에 그려진 그림들을 바꿔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며 “청중들의 뇌리에 새겨진 그림들을 바꾸려면 이들 마음 속 영상들을 능가하는 그림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고, 그래야 그들의 마음 속 그림이 바뀌고 메시지가 전달되며, 이를 통해 삶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성서학자 웨스트몬트 대학 트램퍼 롱맨 3세 교수를 비롯해 이동원·홍정길·류응렬 목사, 류호준·신성욱 교수 등이 추천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