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에서 전도 위해 시작돼 55개 타교단으로 퍼져
맞춤형 귀납법적 질문 통해 스스로 진리 깨닫게 유도
한인사역 활발 남가주 25개 등 세계 여러 나라서 모임

커피 브레이크 공동 국제대표로 사역하고 있는 백은실 집사
커피 브레이크 공동 국제대표로 사역하고 있는 백은실 집사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불신자 전도가 정체되면서 미국과 한국 등 기독교가 큰 부흥을 이루었던 나라에서 크리스천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가 신자들의 믿음이 갈수록 미지근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현상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클릭 한 번이면 성경책을 열고 설교를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교인들의 말씀 자체를 사모하는 마음은 옅어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 온 땅을 덮고 있는 시대라 소그룹 성경공부를 통해 말씀에서 길어 올린 깊은 깨달음을 나누도록 도와 신자와 비신자의 삶에 변화를 주는 사역을 펼침으로써 이슬람 국가 등 복음전파가 금지된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성경공부 프로그램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에 더 눈길이 간다. 다음은 이 단체의 공동 국제대표인 백은실 집사와 일문일답.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를 소개해 달라.

“1970년 CRC(미국개혁장로교회)라는 교단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현재는 55개의 다른 교단에서 도입할 정도로 널리 퍼졌다. 하나님의 말씀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어 불신자를 전도하고 성경공부 인도자를 훈련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프로그램이 어떻게 처음 시작되었는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시카고 인근에 ‘Peach Church’라는 교회를 개척한 앨빈 밴더그렌드란 목사님이 계셨다. 당시 그 교회는 어린이집을 열고 ‘스토리 하워’를 진행했는데 자녀들을 데려다 놓고 끝날 때까지 기다리며 잡담하는 불신자 어머니들을 밴더그렌드 목사님이 ‘Let's have coffee!’ 하며 안으로 초청한 것이 성경공부의 출발이었다. 추운 겨울날 맛있는 커피와 쿠키를 준비해 놓고 친절을 베푼 것이 불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잘 훈련된 그 교회 여집사님이었던 니바 이븐하우스가 그들을 위한 맞춤형 교재를 개발하고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이 성경공부의 특징은 무엇인가.

“제가 정리한 ‘발견학습법’(Discover Your Bible)이라는 독특한 방법론을 활용한다. 관찰질문 중심으로 성경공부를 진행하면서 모든 참석자들이 직접 진리를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또 학구적인 접근방식을 버리고 마음으로 말씀을 만나도록 돕는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맞춤형 귀납법적 성경공부’다. 다른 성경공부와 다른 점은 소그룹의 성격에 맞는 질문을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질문이 굉장히 중요하다. 말씀을 질문과 함께 보면 관찰하게 되고, 질문과 함께 들으면 경청하게 되고, 질문과 함께 읽으면 묵상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질문 받고 고민하는 가운데 스스로 발견한 진리는 다른 사람들이 강요하지 않아도 받아들인다. 그게 바로 질문의 힘이다. 전체 대화 중 8~20%만 인도자가 하도록 가르친다.”

-커피 브레이크는 한인 사역이 활발하다는데.

“그렇다. 1990년에 출범해 현재는 미주한인사역팀, 한국사역팀, 일본사역팀, 멕시코사역팀, 콜롬비아사역팀, 인도사역팀 등으로 나뉘어 저마다 열심히 활동중이다. 새로운 센터가 계속 생기는 미주의 경우 남가주, 북가주, 워싱턴주, 텍사스, 플로리다, 앨라배마, 뉴저지, 오하이오, 뉴욕, 일리노이, 미시간, 애리조나, 워싱턴 DC, 캐나다 토론토, 밴쿠버 등의 지역에서 사역한다. 남가주는 여성들을 위한 오전모임은 애나하임, 브레아, 세리토스, 어바인 3곳, 풀러튼 2곳, 가든그로브, 라구나, 사우스베이, 샌디에고, 샌타클라리타, 코비나, 팔로스버디스, 테메큘라, 월넛, 밸리, 코로나 등에서 열리고 있다. 저녁모임의 경우 세리토스(남성), 애나하임(부부), 어바인(남성), 풀러튼(남성, 여성), 밸런시아(남성) 등에서 모인다.”

-어린이 프로그램도 있는가.

“출발 때 어린이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당연히 그렇다. 2~3세 아이들이 처음 신앙생활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리틀 램’(Little Lamb)과 4~6세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소개하는 성경 교과과정인 ‘스토리 하워’(Story Hour)이 마련되어 있다.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무찰흙놀이, 노래, 언어 유희, 손 유희, 다양한 게임 등과 드라마, 인형극 등을 활용한다. 훈련된 교사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컨퍼런스가 있다는데.

“2년에 한 번씩 남가주에서 열린다. 올해도 지난 7월 인더스트리에 있는 퍼시픽팜스 리조트에서 제10회 국제컨퍼런스를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한국, 멕시코, 일본, 몽고,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성경공부 리더들과 말씀을 사모하는 크리스천들이 약 400명이나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북미주한인 커피브레이크 대표 박종선 사모님을 주강사로 느헤미야를 공부하며 큰 은혜와 회복을 경험했다. 1회 행사 때는 약 100명이 왔는데 갈수록 규모가 커진다.”

지난 7월 남가주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컨퍼런스. 미국과 한국 등에서 약 400명의 한인들이 참석했다.
지난 7월 남가주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컨퍼런스. 미국과 한국 등에서 약 400명의 한인들이 참석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커피 브레이크와 인연을 맺게 되었나.

“1997년 뉴멕시코에 살 때 남편이 평신도로서 목사님 없이 개척했던 우리 교회에 한인 커피 브레이크 초대대표셨던 이명숙 권사님이 강의를 오시면서 이 프로그램을 만나게 됐다. 계속 연락을 주고받던 이 권사님의 권유로 훈련 받고 남편과 더불어 1.5세 영어웍샵 강사로 섬겼다. 2000년 남가주로 이사했고, 2001년부터 한인대표로서 사역했다. 2011년에 미시건 그랜드래피즈에 본부를 두고 24개국을 섬기는 ‘글로벌 커피 브레이크 미니스트리’의 국제대표를 맡았다. 한인들이 커피 브레이크의 중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동대표이신 샘 후이젱가는 주로 행정적인 일을, 저는 강사 훈련, 교재 업그레이드 등을 한다.”

-국제대표로서 무척 바쁘게 살 것 같다.

“기독청년 수양회인 코스타(KOSTA)를 15년째 섬기고 있다. 작년과 재작년 남미와 유럽 코스타에서, 지난 5월과 8월에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최된 미국 코스타와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코스타에서 젊은이들에게 특강을 했다. 최근에는 플로리다와 앨라바마에서 전교인 수양회 특강과 소그룹 인도자 훈련을 하고 돌아왔다. 플로리다에서는 35년간 교회생활을 했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여집사님이 요나서 성경공부 시간에 제 강의를 듣고 예수님을 영접해 정말 기뻤다. 제가 청년시절 가졌던 전도 열정을 상기하고 한 사람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관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는 26~27일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제33회 HYM 청년연합집회의 특강을 맡았다. 말씀묵상에 대해 26일에 참석자들과 나누게 된다.”

-소그룹과 관련된 책도 썼다고 들었는데.

“보석을 캐는 리더, 삶을 변화시키는 성경발견학습, 샬롬! 소그룹 등 세 권의 책을 냈다. 또 한 권의 책을 현재 준비 중이다. 아마도 ‘예수님께 배우는 커뮤니케이션’이란 제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사람들이 의사소통과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가족을 소개한다면.

“오렌지카운티한인교회 장로이자 CRC 교단의 18인 이사 중 한 사람으로 봉사하는 백규식 장로가 남편이다. 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커피브레이크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등 저를 위해 막강한 ‘외조’를 해준다. 의대 본과에 재학 중인 큰 딸과 초등학교 교사인 둘째 딸을 두고 있다. 아버지인 한철수 목사님은 이민교회를 개척해 오래 목회하시고 은퇴하셨다. 저희 자식들이 얘기할 때면 너무 재미있다고 박수 치시면서 밤새도록 들어주시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새로운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한홍 목사가 남동생이다. 부모님께서 뿌리신 기도씨앗의 열매를 우리 세대가 거두는 것 같다.”

문의: 714-290-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