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진 박사

김균진 박사 ©기독일보 DB

'구원'이란 무엇인가? 기독교인이라면 너무나도 자주 들었던 이 말을 설명해 보라면 일단 턱 막히는 성도들이 꽤 많을지도 모른다. "너의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라는(벧전3:15) 말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7일 오후 5시 한신대 신학대학원 장공기념관에서 열린 '제37회 장공사상연구 목요강좌'에서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조직신학)는 "구원에 대한 성서적, 신학적 성찰"(한국기독교장로회의 선교 방향과 연계하여)을 주제로 이 문제에 대해 답했다. 그는 먼저 성서를 근거로 하나님의 구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기장의 선교 방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균진 박사가 말하는 구약성서에서 말하는 구원은 매우 다양했다. 땅과 많은 후손을 얻고, 하나님의 샬롬 안에서 살게 되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출애굽의 해방과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예언자들에게 있어서의 구원관은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고, 멸망한 '하나님의 백성' 회복을 의미하기도 했다. 또 메시아의 오심과 메시아 왕국의 이뤄짐,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를 의미하기도 했다. 더불어 성문서의 구원관과 후기 유대교의 묵시사상적 구원관들이 존재했다.

신약성서에서의 구원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 위에 세워지는 것을 말했다. 더불어 죄의 용서, 하나님의 칭의, 하나님과 만물의 화해,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의 통일 등을 의미하기도 했으며, 요한문서에 있어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는 빛의 세계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김균진 박사는 "이 다양한 측면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 구원관의 핵심을 요약한다면, 그것은 '메시아적 구원관'이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님의 구원의 핵심은 죄와 죽음의 세력에 묶여 있는 이 세계 속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자비와 정의가 다스리는 하나님의 새로운 생명의 세계,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구약성서에서 유래하는 메시아적 구원관은 기독교의 생명이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세계의 많은 종교들은 내세의 구원을 기다리거나, 인간 내면의 영적, 정신적 구원을 가르치는 반면, 기독교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하나님의 자비와, ▶하나님의 정의가 충만한 새로운 생명의 세계, 곧 메시아적 하나님 나라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기장 교단은 물론, 모든 기독교 교단들의 선교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 위에 세우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불우한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자비를 행함은 물론, 우리 사회 속에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일에 주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정의가 없는 민족은 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장 교단은 사회정의를 세우는 것을 선교의 주요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교회의 '역사의식 결핍'을 극복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마지막으로 김 박사는 "하나님의 새로운 생명의 세계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루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먼저 한 인간에게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인간의 구원이 선교의 중요한 과제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교회는 사회정의에 관심하는 동시에, 개인전도와 교인들의 성실한 양육에 관심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김균진 박사는 한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후에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M.A.), 독일의 튀빙겐 대학교에서 몰트만 교수의 지도로 신학박사 학위(Dr.theol.)를 받았다. 1977년부터 2009년까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했고, 다수의 저작 가운데 은퇴 후 최근 기독교신학을 총망라한 『기독교 신학』1, 2, 3,『현대 신학 사상』, 『죽음과 부활의 신학』 등의 저작선집 8권을 저술했다.

(사)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학술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이영미 교수(한신대 구약학)의 사회로 전 철 교수(한신대 조직신학)가 논평자로 수고했으며, 주최 측은 "비단 기장 뿐만 아니라, 이번에 100회 총회를 맞은 장로교단 그리고 각 교회가 어떤 관점의 구원론을 가지고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기본이 될 만한 발표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