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특별한 꿈은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그저 부모 따라 나오는 것이 아니라 ‘My Home Church’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교회 말입니다." 지난 5월에 6주년을 맞은 출석교인 150여명의 규모의 ‘NEXT사랑의교회’(담임 김일영 목사·11 Musick, Irvine)의 DNA는 2세 사역에 올인하는 것이다. 이 교회 담임 김일영 목사는 “어른을 전도하기 쉽지 않은 시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잘한다는 평이 나면 불신자라도 아이들을 데려 온다. 또 아이들이 교회를 좋아하게 되면 나중에 어른들도 출석하게 된다”는 말로 자녀들에게 집중하는 목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테마 예배
리더 포함 모든 교우가 2세 사역에 올인
사역 2기 맞아서는 가정 세우기에 중점

2세 사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NEXT사랑의교회 교인들.
2세 사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NEXT사랑의교회 교인들.

"그 덕에 우리 교회에는 ‘생짜’ 신자들이 꽤 있습니다. 설교 중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요. 한 마디로 전통적인 교회에 잘 못 어울리는 사람들도 와서 부담없이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훈련 받고 변하게 됩니다."

이같은 분위기 덕에 ‘3대가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교회’는 NEXT사랑의교회의 캐릭터가 됐다. 처음 신앙생활을 하는 부모가 꼭 가야 한다는 자녀의 손에 이끌려 최근 끝난 ‘특새’(특별새벽부흥회)에 2주간 개근하는 기적도 그래서 가능했다. 2세 사역 집중이 불신자와의 접촉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NEXT사랑의교회 담임 김일영 목사.
NEXT사랑의교회 담임 김일영 목사

김 목사는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가치는 불신자들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30마일을 운전해서도 온다. 맹모삼천지교라고 이사를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넥스트 키즈 클럽’을 운영하고 토요 한국학교도 열지만, 이 교회의 극진한 2세 사랑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절기 때와 2개월에 한 번 정도 마련하는 3대가 함께 하는 주일 ‘테마 예배’.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려고 대부분의 교인들이 30분 일찍 오는 이 예배는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중언어로 진행된다. 1세와 2세가 함께 찬양팀을 꾸리고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동원되는가 하면 주중에 집에서 실천할 과제가 주어지고 때로 액티비티도 포함돼 아이들이 정말 신나한다.

아이들이 추억의 뽑기를 하고 망까기, 실로 연결한 종이컵을 통해 대화하기 등의 놀이를 하면서 부모의 어린 시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이때다. 열매는 ‘가족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 ‘예배는 즐거운 것이다’는 깨달음이다. 여기엔 유초등부를 맡고 있는, 김 목사의 부인 김정기 사모(USC 노인학 교수)의 많은 수고도 녹아 있다.

이 교회는 냉장고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치킨 너깃을 늘 쟁여놓고 빠듯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서마다 아이들이 빈 손으로 집에 돌아가지 않도록 선물을 푸짐하게 안겨준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 교회를 다녔던 40~50대의 가슴에 남아 있는 따스한 교회의 이미지를 2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런 이미지는 혹시 성장한 후 신앙을 떠나는 아이들이 힘들 때 과거를 떠올리며 주님께로 돌아올 가능성을 키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이름을 외운다는 점. 그들의 존재를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으로 인정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자녀들을 모두 자기 자녀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어른들이 '야'라고 부르는 대신 '누구야'라고 이름을 불러 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아이들도 집에 가기 싫어할 정도로 교회를 사랑하게 됐다.

유모차를 끌고 교회에 오는 젊은 커플들도 중년들이 아기들을 자기 손주처럼 끼고 보살펴 주니 모처럼 쉼을 누리며 행복해 한다. 볼 때마다 과자를 쥐어주는 연세 많은 권사님들도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때문에 모두가 ‘이게 교회다’ 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2세에 올인한다는 말이 슬로건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정책이나 관심의 초점이 그들에게 맞춰져야 하지요. 우리 교회 리더들은 무엇을 하든지 ‘아이들이 좋아할까’ 하는 생각으로 꽉 차 있어요. 특새를 해도 아이들이 주인공이라고 느끼도록 준비합니다. 이제 그것이 우리 교회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유별난 자녀 사랑은 목회자의 진용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세들을 위해서는 유치부, 유초등부, 중고등부, 영어대학부, 한국어대학부를 전담하는 각각의 사역자가 있는 반면, 100여명을 섬기는 어른 사역은 김 목사 홀로 맡고 있다. 그래서 매일 교회 문을 열고 닫는 그의 별명은 ‘담임목사 겸 사찰집사’다. 김 목사는 “집사님들이 이해해 주시니 참 기쁘다. 어른들을 위해 쓸 자원을 아이들에게 쓰는 셈이다”며 “그분들에게는 ‘우리는 굶더라도 아이들만은…’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말한다.

초창기 5년의 1기 사역을 베이스캠프 격인 교회를 세우는 데 집중했던 김 목사는 지난해 시작된 2기 사역에서는 가정 세우기에 진력하고 있다. ‘가정이 바로 서야 교회가 바로 선다’는 확신 아래 전 교인들이 동참 중인 이 사역은 가정 세미나, 치유 세미나 등 부모들의 마음 밭을 기경하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세미나 후 부모들은 자녀들이 훗날 돌아볼 때 ‘나를 사랑하고 위해서 기도하는 부모’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원을 품게 됐다.

교회는 작년부터 민수기 6장 24~26절 같은 축복의 성경말씀을 나눠주고 아이들로 하여금 가정에서 매일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들이민 뒤 안수기도를 받도록 시켰다.

“믿음이 작은 사람도, 기도 못하는 사람도 가능한 일이었기에 가정마다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고 간증이 쏟아졌습니다. 타주의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이 여름방학에 돌아와 수양회와 특새에 참석하고 VBS에서 가르치고는 돌아가기 싫어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지난 5월에는 자녀들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제목들을 제공하고 부모들이 간절히 빌도록 했다. 자녀들을 위해 구해야 할 것이 단순한 성공이 아님을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

김 목사는 10년의 역사를 채우고 맞을 3기에서는 주정부 지원을 받지만 커리큘럼 자율권이 보장된 ‘차터스쿨’(대안학교)을 세워 자녀들을 기독교 신앙과 세계관을 가진 인재들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교회, 가정, 학교가 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삼위일체 사역’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우리의 비전이 거짓이 아니라면, 목회자와 순장 등 동역자들이 투명하고 순수하게 함께 일할 때 열매는 반드시 맺힌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한꺼번에 많이 하자가 아니라 한 번 하면 끝까지 가자, 욕심 부리지 말고 적용에 강한 공동체가 되자고 리더들에게 강조한다. 호숫가 백조의 우아한 모습 아래에는 끊임없는 발질이 있는 것처럼, 2세 중심의 목회 방향을 이해하고 희생해 주신 리더들이 있었기에 예배당 건축을 비롯한 모든 일이 가능했다”고 감격해 했다.

NEXT사랑의교회는 남가주사랑의교회의 분립개척 교회로 탄생했기에 다락방, 새가족반, 제자반, 사역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성인 제자훈련에도 열심이다.

문의: 949-829-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