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지미카터센터 제공)
지미 카터 전 대통령(지미카터센터 제공)

암투병 사실을 공개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가르치는 조지아 주의 마라나타 침례교회 주일 성경교실에 무려 70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23일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비좁은 장소 탓에 교회에서 1차로 460명에게 설교하고, 인근 고등학교에서 나머지 사람들을 상대로 2차로 설교를 해야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사랑'을 주제로 설교하면서 "우리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면을 지금 공부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마태복음 5장 구절을 읽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평소처럼 편안하게 미소를 짓는 인상이었으며 교회를 찾아온 사람들과 일일이 사진 촬영에 응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30여년 간 매 주일 이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쳤으며 평소 4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자 사설에서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암투병 사실을 공개한 카터 전 대통령이 품위있는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는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 주 플레인스의 에모리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지역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것은 물론 땅콩 재배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침착하고 차분하게, 또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나에게 어떤 일어나더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 문제와 다른 국제적 도전 과제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견해로 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며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조차도 그의 명예로운 삶과 그가 만들어 놓은 전직 대통령 상(像)을 칭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호화로운 기념도서관을 짓거나 연설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지 않고 실질적이면서도 시민정신에 기반한 캠페인을 벌여나갔다"며 "특히 민주주의를 해외에 전파하고 저개발국의 질병을 퇴치하는 데에 노력해 생명들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카터 전대통령은 이번 암치료 과정을 통해서도 '조용한 용기'의 모델을 보여줬으며, 이는 현재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는 여전히 11월 네팔에 가서 국제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벌이고 부인과 함께 낚시를 더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