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ghest people to love
(Photo : ) Toughest people to love

제목이 심상치 않다. 「Toughest people to love」. 책의 제목은 '사랑에 강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여러 방면의 지도자, 특히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랑이다. 그렇다면, 많은 리더가 사랑해야 한다는 뻔한 내용의 책일까?

그렇지 않다. 저자인 척 데그로트(Chuck DeGroat)는 목사인 동시에 심리학 박사이다. 척은 지금의 리더에게는 사랑을 위해 필요한 전문적 지식과 그에 뒤따르는 제대로 된 기술이 부족하기에, 그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랑에 약한 사람이 되었음을 지적하며 글을 연다. 즉 사랑에 강하다는 것은 마냥 상대방을 받아 주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상대할 실제적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본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인간에 대한 성경적 비전을 그려주는 서론적 내용을, 두 번째는 실제로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들(difficult people)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세 번째는 실제적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리더훈련을 각각 다루고 있다.

사람에 대해 알지 못하면, 사람을 이끌 수 없다. 리더는 창조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 성경은 매우 간단하게 말한다. 하나님이 처음 창조하실 때 의도하셨던 바로 그 원래 정체성과 목적의 회복이, 바로 리더가 모든 사람을 향해 가져야 할 비전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타락 이후, 우리는 죄성과 거룩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가 되었다.

그는 현대적 용어를 사용하여, 사람에게는 거짓 자아(false self)와 참 자아(true self)가 내재하며, 인간은 언제나 자신만의 보이지 않는 가방 속에 자신이 감추고 싶은 것을 넣어 둔다고 말한다. 리더는 이러한 현실의 인간상과, 성경에 나타난 거대 담론이 말하고자 하는 '창조-타락-회복'이라는 이상적 인간상을 비교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은 어떠한가? 앞서 잠깐 설명했지만,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 부류는 바로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제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척은 목회자가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네 가지 유형을 분류하는데, 바로 자기애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이하 NPD), 경계성인격장애(Bordrline Personality Disorder, 이하 BPD), 강박성인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이하 OCPD), 연기성인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이하 HPD)이다.

물론 심각한 경우 다른 방식을 취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면, 그 증상을 판별하고 그에 대한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는 지식과 기술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제공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사랑의 의욕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저자인 척은 이것을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들어 설명한다.

NPD는 겉으로는 봉사도 열심히 하며 타인에게도 훌륭해 보이지만, 언제나 모든 그 행위는 오로지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기인하며,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 이들은 '오로지 공동체 내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자신이 감추고픈 모습까지도 사랑해줄 수 있는 공동체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가면을 직접 벗기려 하지 말고, 그의 표현에 따르면 소위 '뒷문 접근 방식'(back door approach)을 사용해야 한다. 그에게 거는 말은 직접적이나, 내용은 간접적이어야 한다. "저는 당신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지만, 아직 당신과 그런 관계는 아니라고 느껴져요. ...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길 바라요."

그리고 진솔하지만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그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결국에는 나르시스트의 상처 영역임을 인식해야 하며, 때로 그가 자각하지 못하고 회개할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는 강한 사랑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BPD의 특징은 산만하고 불안정하며, 감정 기복이 심하다. 이들은 목회자로 하여금 자꾸 무언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은 갑작스레 화를 내거나 불만을 쏟아 놓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목회자는 잠깐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가 이내 학대자처럼 여겨진다. 이들을 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논리적으로나 권위적으로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당연하지만 연민과 인내가 요구된다. 이것은 단순히 그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감과 그들 요구의 한계를 알려주어야 한다.

OCPD의 모토는 바로 '하나님처럼 완벽해야 한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그 기준을 적용한다. 매우 비판적이고, 모든 사람에게서 잘못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스스로 나서 많은 것을 통제하려 한다. 따라서 이들과는 정서적으로 친해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얄팍한 기술로는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리더는 자신의 삶을 나누고, 동시에 하나님 사랑에 관한 은혜의 메시지를 경험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HPD는 관심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자들을 가리킨다. 어린 시절 수동적 부모에게서 관심을 얻기 위해 거짓 자아를 발전시킨 그들은, 언제나 연기한다. 따라서 리더는 그들의 실제 모습, 즉 무대에서 내려와 가면을 벗은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녀야 한다. 그들이 굳이 연기하지 않더라도 사랑받고 있음을 알도록 북돋우고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연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교회 봉사를 하지 않아도, 화려한 달란트가 없어도 사랑받을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둘째 부류는 중독된 사람들이다. 현대인들은 다 중독자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자신의 상태를 트위터 숫자나 직업이 무엇인지로 측정한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중독자들이 있다. 알코올, 음란, 자해, 폭식, 마약 등. 물론 우리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지만, 몇 가지 이들을 사랑하기 위한 기술은 있다.

중독자들은 세상에서의 아픔을 잊기 위해 무엇에 집착한다. 참된 바람을 잃었기에 잘못된 것을 욕망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리의 참된 자아는 하나님과의 연합이 필요하며, 이러한 중독 내지 건강하지 못한 집착은 하나님으로부터의 소외에서 온다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중독은 스스로도 상처를 입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상처를 입히는 행위임도 인식시켜야 한다.

따라서 중독 행위에 뒤따르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기능적 단계, 조직적 단계, 변화의 단계 등 세 가지 단계를 밟는다. 기능적 단계는 매우 짧은 기간에 전략적이고 구체적으로 행동할 바를 알려 준다. 조직적 단계에는 이 문제를 당사자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동체를 포함해 문제의 뿌리를 추적한다. 변화의 단계에서는 스스로 그 문제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한다. '도대체 이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가?'

저자인 척은 이 모든 방식을 실제 그의 내담자이자 성도의 사례로 제공한다. 인터넷 포르노 중독자, 자해하는 여성, 알코올 중독자, 신경성 거식증 환자 등. 자세한 내용을 다 옮길 순 없지만, 그들의 진정한 치료는 여러 단계와 과정을 거쳐, 하나님과 연합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참된 자아를 찾음으로써 가능하다.

셋째 부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몰지각한 상태에는 세 단계가 있는데, 단순한 우인(the simple fool), 자기소모적 우인(the self-consumed fool), 해로운 우인(the sinister fool)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각자 악의의 정도, 혹은 위험성의 정도 차이일 뿐이다. 이들의 특징은 오만, 맹목, 정서적 공감능력 결여이다.

단순한 우인과 자기소모적 우인은 악의가 없음을 인지하고, 각자의 수준에 맞는 기술을 터득하여 사랑하며 품어 주고 가르쳐 주면 된다(척은 구체적으로 몇 가지씩 해당하는 기술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해로운 우인은 이 오만, 맹목, 정서적 공감능력 결여의 정도가 지나치다. 이들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묻는다면, 척은 "I just know" 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당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그는 뒤이어 베드로와 유다를 각각 자기소모적 우인와 해로운 우인이라고 설명해 준다.

마지막 파트인 리더훈련 부분에서 척은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주장하며,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했던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 어두운 밤을 지혜롭게 지나치는 것이야말로 참된 리더가 될 수 있는 능력, 인내, 사랑, 지혜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안정성, 확실성, 안전성에 머물러 있기만 원하며 현상유지만 추구해선 안 된다. 그것은 비현실적인 환상일 뿐이다. 그런 수도원적 삶만 추구하고 살아가는 목회자는 복음이 아니라 환상만을 전달할 뿐이다. 특히 우인의 특징인 오만, 맹목, 공감능력 결여를 극복은 '어두운 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런 '어두운 밤'은 단순히 현대 학자들이 말하는 우울증 같은 것이 아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 아빌라의 테레사 등과 같은 이 분야 권위자들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것들은 '어두운 밤'의 하부에 위치시켰다. 이것은 모든 형태의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어두움을 오로지 적으로만 여겼던 과거와 달리, 이제 이 어두움을 친구로 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하나님이 각자에게 빛을 비춰줄 것이라며, 어두운 밤에 직면할 것을 도전한다. 모두에게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 돌봄은 중요하다. 척이 인용한 존 플라벨(John Flavel)에 따르면, "40-50년을 사는 사람들 중 평생 자신들의 가슴과 한 시간 겨우 대화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이 어두운 밤을 대면함으로써 발견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목적이다. 그처럼 자신의 어두운 밤, 세상의 어두운 밤과 연민을 갖고 대면하면, 개인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더욱 진솔하게 마주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자신과 타인, 세계의 어두운 밤을 외면한다면,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타인과 새상을 돌볼 수도 없을 것이다.

이후 저자는 온전한 마음(Wholeheartedness)을 회복해야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도 주장하듯, 우리의 생각이나 마음이 나뉘게 될 때 문제가 생긴다. 즉 노동과 휴식에 있어 샬롬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라. 우리는 휴가 중에 진정한 안식을 취하고 있는가? 즉,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의 쉼에는 쉼이 없다. 그 이유는 바로 노동에 있다.

저자인 척은 참된 쉼을 얻게 되었을 때는 바로 다른 무엇이 바뀌었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일에 만족을 느끼게 될 때부터라고 고백한다. 그때부터 참된 샬롬을 경험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영혼의 어두운 밤'과 연결된다. 자신의 일에 어려움이나 고통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온전한 마음을 회복한다는 것은 결코 완전성을 뜻하지 않는다. 다만 깨진 삶, 힘겨운 일, 모든 것을 그대로 포용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결코 유토피아적 꿈을 꾸며 절망하지 않음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에 있어, 회복과 치유를 위해 고통은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이다. 그 고통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위에서 나열한 모든 거짓 자아를 깨트린다. 거짓 자아의 소멸은 그리스도를 닮음, 참 인간의 회복,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합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일을 위해 특별히 공동체 내에서의 고백은 중요한 과정이다. 이것이 자발적으로 광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다(이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다. 죄를 포함한 어두운 밤을 고백할 수 있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직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드는 것!).

척은 이제 리더의 자기관리를 마지막 장에 할애한다. 리더는 스스로를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간단한 다음의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진정한 우정의 관계를 맺고 있는가? 마치 나단이 다윗에게 한 것처럼, 나를 사랑으로 비판해 줄 사람이 내 주위에 있는가?

둘째, 홀로 있는 시간을 갖고 있는가? 이것은 외로움, 소외, 수동적 단절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우는 적극적인 훈련이다. 아빌라의 테레사는 이 시간 우리가 돌아볼 영혼의 가장 깊은 곳을 비밀한 장소, 빛나는 성소라고 표현했다.

셋째, 정기적인 예배를 드리는가? 예배는 우리가 다른 이름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자녀로 불리는 시간이며,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시간이다. 때로 훌륭한 조언이나 책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만의 안식을 취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코 이 경건의 실천에서 도망치라는 이야기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고백을 하고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의 몸과 교제를 나눔의 중요성을 잊어선 안 된다.

넷째, 룰을 깨 보라. 척은 지나친 규율이 우리를 기계화한다고 비판하며, 낮잠을 자고 영화도 보러 가라고 권한다. 그리고 리더가 그렇게 해야 돌보는 성도에게도 자신의 소중함을 알려 주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매일 기도를 실천하라. 단순히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는 '매일의 성찰(Daily Examen)'과 '미로기도(labyrinth)'를 활용한다고 알려 주며, 각자의 기도 방식을 찾을 것을 권한다.

약 16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이 얇은 책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 있는지 이루 다 말하기 힘들다. 필자는 본서를 읽으면서, 과연 나는 지금까지 교회의 사역자나 그리스도인 리더로서 정말 사람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사랑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게다가 사역에는 반드시 경험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강조를, 책이든 사람이든 다채로운 채널을 통해 들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많은 책들은 그저 상대방을 이해하라, 잘 들어 주라, 기도해 주라 하는 식의 상투적인 내용들만 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잘 놀아 주고, 누군가와 친밀한지를 단순하게 사랑의 척도로 삼으며 사역했음을 고백한다.

필자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사랑에 서툰 사람임을 인정하자. 그리고 이방인들처럼 사랑할 만한 사람만 사랑했음을 뉘우치자. 사랑은 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랑을 배워야 하며, 사랑의 사역은 우리의 성숙을 요구한다. 단언컨대, 이 책은 우리를 사랑에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도서정보

제목: Toughest people to love: how to understand, lead and love the difficult people in your life-including yourself

저자: 척 데그로트(Chuck DeGroat)는 현 웨스턴신학교(Western Theological Seminary) 목회돌봄 및 상담 교수로 도르트대학교(Dordt College, B.A.), 리폼드신학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M.div., M.A.)를 거쳐 카펠라대학교(Capella University)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의 다른 저술로는 「Leaving Egypt: Finding God in the Wilderness Places」이 있으며, 「Wholeheartedness: Busyness, Exhaustion, and Healing the Divided Self」라는 책이 출간 예정이다.

가격: 14.00달러(국내 미번역)

/진규선 목사
총신대 신대원(M.Div.)를 졸업하고 서평가·편집자·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