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문제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버튼 스위치 하나가 꺼져 있었다. 그것 하나 ‘꾸-우-욱’ 눌러주니 감쪽같이 해결됐다. 그런데 참 잘 왔다. 오디오 믹서 하나 얻었다. 잘 손보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정도로 멀쩡했다. ‘어디(작은교회) 오디오 믹서 필요한 곳 없나요?’”

리페어 서번트마원철 목사
리페어 서번트 마원철 목사

지난 24년 동안의 담임목사, 음악목사, 그리고 미디어목사 경험 바탕의 기술사역으로 교회와 선교지, 특별히 미자립교회를 무료로 지원하며 ‘나홀로목회’에 신바람나고 있는 목회자가 있다. 다름아닌 ‘리페어 서번트(Repair Servant)’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마원철 목사이다.

이 사역은 고장난 장비를 수리하여 장비구입의 재정지출 부담을 줄여준다거나 현재의 장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사역이다.

마 목사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오디오 기기, 아마추어 햄 무선 관련 전자장비 중 가장 종합적이면서도 까다로운 무전기를 수리는 물론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전자장비에 관심이 많았고 그 만큼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경험과 기술습득은 훗날 교회의 사운드나 무선 마이크, 비디오 장비들을 수리하며 다루는 미디어목사 사역을 가능하게 했다.

마 목사는 한국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본 성가대 지휘와 New Life Mission(전가화 목사)에서 음악과 미디어를 담당했다.

1986년 미국으로 이민 온 후에는 미주복음방송 사운드엔지니어와 찬양의 꽃다발, 사랑의 종소리를 담당하며 섬겼다.

골든게이트신학교를 졸업하고 남가주휄로쉽교회에서 음악목사, ANC온누리교회에서 부목사로 미디어와 공동체 담당목회를 섬겼다.

그 후 인랜드온누리교회에서 5년간 담임목사로 섬기던 중 2013년 가을, 왼쪽 신장에 적신호가 왔다. 결국, 문제의 신장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마 목사는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치며 되돌아볼 틈도 없이,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날의 사역여정을 순간순간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전화선을 타고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목사님! 큰 일났어요. 앰프에서 소리가 안나요. 빨리 도와주세요.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어느 목사님이신지 그 분은 애가 타겠지만,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나는 신바람이 났기 때문이다. 잠자고 있던 기기들이 간단한 수리만으로도 제 기능을 되찾아 ’쨍쨍‘해지는 모습을 보고, 어쩔줄몰라 애타던 목사님께서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시고, 그 웃으시는 모습을 보며 나는 보람도 있고 흐믓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회복 기간 중 지난날을 회상하던 마 목사는 이 땅에서의 남은 인생을 보다 효과적으로 복음 사역에 보탬되길 고민하면서 기도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하나하나 메모해 나갔다. 마 목사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노래였다. 원래 목사가 안 되었다면 성악가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 다음이 어려서부터 가까이했던 악기, 오디오기기, 무선 전자장비 등등. 그리고 재정이 그리 넉넉하지 못한 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해 ‘리페어 서번트’ 사역의 길을 나섰다.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 있다. 원래 본 바탕이 좋은 것은 시간이 지나 낡고 헐어도 그 본래의 품위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나는 지금 작고 오래된 교회 안의 거의 썩은 수준의 피아노를 만지고 있는 중이다. 외형도 그렇지만 줄들도 녹이 슬고 줄을 감는 핀도 헐거워 음이 쉽게 풀려버리고 만다. 절룩거리는 액션들을 활동이 뜸한 고음과 저음역으로 몰아넣고 쓸만한 것들을 모아 자주 사용할 대역으로 이식한 후 조심스레 조율하다 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역시 썩어도 준치다. 때로는 나의 삶도 낡고 썩어가겠지만 그 때마다 나의 존재는 썩어가도 그리스도인임을 상기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 분의 손에 조율되면 영혼의 맑은 소리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나의 삶을 거룩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썩어도 준치인 이 피아노 소리처럼.”

마 목사의 ‘리페어 서번트’ 사역은 그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져 가고 있다. 갖고 있는 달란트를 이용해 어려운 미자립교회를 섬겨야겠다는 초기와는 달리, 대형 교회에서도 ‘리페어 서번트, 갓스 서번트’ 마원철 목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그들의 부름을 받고 마 목사는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 목사를 전문가로 여기고 교회 음향관련 기기를 수리하는 큰 프로젝트성 작업을 맞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통해 그 은혜는 어렵고 힘든 작은 미자립교회로 흘러갈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섬세하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긍휼을 이렇게 흘러가게 하시며 힘들고 지친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신다.

리페어 서번트 마원철 목사
리페어 서번트 마원철 목사의 사역을 소개하는 포스터

“때때로 나는 나의 직업이 플러머인가 착각할 때가 있다. 마음씨 좋은 이웃집 백인 아저씨가 수시로 나를 호출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리페어 서번트’ 사역을 눈치챈 그는 집 안의 문고리만 고장나도 날 부른다. 자기가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그는 나를 돕는 동역자가 되어 버렸다.”

‘리페어 서번트’ 사역을 시작하면서 마 목사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기게 됐다. 벌써 100여곳을 섬겼다. 이 또한 상상하지 못했었던 기쁨이다. 이렇게 저렇게 속내까지 털어놓을 때도 많다. 정말로 위로의 전도자가 되어 ‘나홀로목회’를 하고 있는 셈이다.

“목사님! 어쿠스틱 기타가 문제여요. 도와주세요!” 요즘들어 기타는 목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만불이 넘는 그랜드피아노보다도 이백불이 못되는 기타가 더 역할이 클 때가 많다.

마 목사에게는 요즘 고민이 하나 생겼다. 중고상을 지나다가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중고 악기나 부품을 미리 사놓는 경우가 종종 있고, 또 수리만 잘 하면 한동안 사용가능한 기기들을 도네이션 받는 경우가 생기면서 작은 아파트가 더 비좁아졌기 때문이다. 온갖 장비며 부품 등으로 집안은 발디딜 틈조차 없다. 그래서 좀 더 넓은 창고가 필요해졌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예비하셨으리라 믿는다. ‘리페어 서번트’ 사역도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셨는데, 그 다음은 어디로 인도하실까? 하나님만이 아시리라.

∥문의: 마원철 목사 전화 909-292-7474, 이메일 RepairServant@gmail.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RepairServ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