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거주할지라도 미국 조세 당국의 세금 추적을 피할 수 없게 한 법이 통과된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외국에 거주하며 시민권을 포기한 재외 미국인이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유일하게 거주지에 상관없이 시민권을 가진 자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7일 블룸버그 통신과 포브스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재외 미국인 가운데 시민권 포기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4명에서 1,335명으로 500명 가량 늘어났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다.

미국은 지난 2010년 역외 탈세 방지와 국외금융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할지라도 재산 신고를 하지 않으면 연간 계좌 잔고 금액의 최대 절반까지 벌금으로 물릴 수 있도록 한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을 제정했는데, 2009년까지 매년 1천 명 미만이었던 미국 시민권 포기자가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 연방국세청(IRS)에 따르면, 시민권 포기자 수는 2010년 1,534명에서 2013년에는 2,999명으로 늘었고, 법이 발효된 2014년에는 3,415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분기부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미국 시민권자 포기자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개인 소득세 문제로 지난해 IRA와 분쟁을 벌인 뒤 올해 초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브라질에서 태어난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인 에두아르도 새버린도 2012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현재 외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는 약 600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