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2015년 3월 17일자로 교회 내에서 게이와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인정하는 교단헌법 개정안 14F (동성결혼 인정)법안을 승인했다.

복음적인 신앙을 가진 PCUSA교단 소속 전국 430여개 한인교회들은 이번 결정에 일제히 안타까움을 표하고 미국 기독교 신앙 보수를 위해 진지하게 기도하며 대응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장로교회의 결혼 정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에서 <두 성인 간의연합>으로 바뀐 것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이 동성애 목회자 허용 뿐 아니라 동성결혼의 정의를 변경한 것은 큰 파급력을 가져올 전망이다.

PCUSA는 지난해 6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교단 전국 총회에서 대의원 참석 총대의 과반수 이상이 전통적인 교단법 가운데 결혼에 대한 정의를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수정하기로 결의하고, 이를 노회 투표에 부치기로 했었다.

교단헌법 개정안 14F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총회 폐회 후 1년 이내에 전국 171개 노회 가운데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유효했다.

노회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찬성표가 반대표를 압도하는 등 일찌감치 개정안 통과가 예상된 가운데, 17일 PCUSA는 마침내 171개 노회들 중 찬성표가 86곳을 넘어 과반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6월 2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목회자들은 서북미 워싱턴주를 비롯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동성결혼식 주례를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현재 미국 내 컬럼비아 특별구와 36개 주에서는 이미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이형석 목사
(Photo : 기독일보) 이형석 목사

최근 공동의회 투표를 거쳐 PCUSA 교단 탈퇴와 ECO 가입 추진을 결의한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중앙장로교회 이형석 목사는 "하나님을 창조주로 생각하고 결혼은 하나님 앞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신성한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에게 이날은 참으로 슬픈 날"이라며 "인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진리에는 변함이 없고,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향한 또 다른 역사를 준행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우십커뮤니티 전국대표인 폴 디터맨(Paul Detterman) 목사는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다. 우리가 성경과 성경을 통한 하나님 말씀보다 서로에게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투표를 통해, 성경의 가르침 위에 견고해질 수 있는 우리의 기반 가운데 일부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교단 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혼에 대한 정의 교단 헌법 개정안은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교단 내 친 동성애 리더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헌신된 동성 커플들에게 결혼의 신성한 서약을 확정하는 것과 같다"라며 헌법 개정을 반가워하고 있다. 또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주의 목회자들이 동성결혼을 주례한다는 것은 미국 장로교인들의 자랑"이라며 "이를 통해 동성 커플들이 계속 교회에 남도록 할 수 있고 다시금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기뻐하고 있다.

PCUSA는 지난 2010년 성 경험이 없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성직 임명을 허용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동성 결혼도 인정하게 됐다.

한편 현재 로마가톨릭과 대부분의 복음주의 교회들은 결혼을 오직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으로 보는 전통적 견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영국성공회,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 그리스도연합교회 등은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美 연합감리회를 비롯한 다른 주류 교단들은 동성결혼 허용과 관련된 논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