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제219회 총회에 참석한 지도자들의 모습. ⓒ페이스북
PCUSA 제219회 총회에 참석한 지도자들의 모습. ⓒ페이스북

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교회 내에서 게이와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인정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PCUSA는 지난해 6월 총회에서 전통적인 교단법 중 결혼에 대한 정의를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수정하기로 결의하고, 이를 노회 투표에 부치기로 했었다. 노회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찬성표가 반대표를 압도하는 등 일찌감치 개정안 통과가 예상된 가운데, 17일 PCUSA는 마침내 172개 노회들 중 찬성표가 많은 곳이 86곳을 넘어 과반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교회의 규례법 중 일부로 포함되며, 오는 6월 2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목회자들은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동성결혼식 주례를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현재 미국 내 컬럼비아 특별구와 36개 주에서는 이미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더 프레스비테리언 아웃룩(The Presbyterian Outlook)의 레슬리 스캘론은 “기독교적인 결혼의 정의와 관련한 법적 용어를 바꾸는 것은 총회의 승인 및 노회의 다수결 투표로 진행된다. 또 결혼의 평등권을 보장하는 문구를 교단법에 삽입하는 것은 교단에 속한 많은 노회에도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투표 결과는 뒤집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PCUSA는 지난 2010년 동성애자들에 대한 성직 임명을 허용하기로 결정, 이에 반대한 150개의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로마가톨릭과 대부분의 복음주의 교회들은 결혼을 오직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으로 보는 전통적 견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영국성공회,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 그리스도연합교회 등은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美 연합감리회를 비롯한 다른 주류 교단들은 동성결혼 허용과 관련된 논쟁을 진행 중이다.

펠로우십커뮤니티 전국대표인 폴 디터맨(Paul Detterman) 목사는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다. 우리가 성경과 성경을 통한 하나님 말씀보다 서로에게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투표를 통해, 성경의 가르침 위에 견고해질 수 있는 우리의 기반 가운데 일부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모어라이트프레스비테리언스(More Light Presbyterians)의 알렉스 맥닐 이사는 “이번 결정은 어느 누구의 예상보다 빨리 진행됐다. 이는 서로를 사랑하고 헌신된 동성 커플들에게 결혼의 신성한 서약을 확정하는 것과 같다”고 반가워했다.